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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융위원장이 카드사 마케팅비까지 압박해야 하나

2017년 09월 08일(금)
이보라 기자 lbr00@csnews.co.kr
카드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용카드사들이 최근 금융당국의 마케팅 비용 언급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일 카드사 CEO들과 만나 "과도한 마케팅 비용의 고비용 구조를 개선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동안 금융당국이 영세업자 보호를 명분으로 카드수수료율 인하에 적극적이었음을 생각하면 최 위원장의 발언은 일견 타당해보이기도 한다. 카드사들이 가맹점에 높은 수수료를 매겨 수익을 챙길 것이 아니라, 스스로 비용을 줄여서 적정 수익을 올리라는 의미가 담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발언에는 되새겨봐야 할 점이 몇 가지 있다.

우선 금융당국의 수장이 민간 금융사의 수익성을 직접 챙기는 것이 적절한 일이냐 하는 점이다. 금융사의 건전성 관리가 금융당국의 중요 임무이기는 하지만, 신용카드사들이 건전성에 특별한 문제를 안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일일이 수익성을 챙길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 다음으로는 '과도한 마케팅비'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가 하는 문제다. 기업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이를 일률적 혹은 인위적으로 막는다는 건 논란의 여지가 있다.

무엇보다 신용카드사의 마케팅비에는 가입자들에게 제공되는 다양한 혜택이 포함돼 있는데 이를 줄여서 수익을 늘리라는 요구가 금융당국의 몫인지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마케팅 비용 중 상당 부분은 가입 회원인 소비자 혜택으로 돌아가게 된다. 마케팅 비용에는 판촉비용, 광고비용 외에 카드회원에게 돌아가는 할인, 적립, 무이자할부 등 부가서비스 비용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결국 금융당국의 주문(?)대로 카드사들이 마케팅 비용을 줄일 경우 소비자 혜택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마케팅비를 줄여서 카드사들의 수익을 늘리라는 이야기는 자칫 카드사와 가맹점주의 이익을 위해 소비자들의 몫을 희생시키는 결과를 야기할 수도 있다.  

최 위원장의 발언이 카드업계의 과다경쟁을 막기 위한 선의에서 나온 것이라고 해도, 수익 창출이 목적인 민간기업의 수익성 문제에 대해 '마케팅 비용 줄이기'라는 직접적인 미션을 제시하는 것이 과연 타당할까?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이나 다른 지출을 줄일 지 여부를 판단하는 건 기업이 알아서 할 일이다.

신용카드사의 수익성은 각 기업의 주주와 가맹점주 그리고 다수 소비자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복잡한 문제다. 최종구 위원장의 발언은 이런 복잡한 이해관계가 적절한 균형점 위에 서 있기를 바라는 뜻에서 나온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발언의 취지와는 별개로 금융당국의 수장이 직접 카드사의 마케팅비 감축을 언급함에 따라 카드사의 입장에서는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소비자의 몫을 줄이는 어긋난 결과가 생길 수도 있다는 점이 아쉽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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