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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無알콜'을 '非알콜'로 표기하면 혼란사라져?...식약처의 말장난

2017년 12월 26일(화)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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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에는 부정을 나타내는 접두사가 여러개 있다. 뒤에 오는 어근이나 단어에 따라 ‘비(非)-’, ‘미(未)-’, ‘불(不)-’, ‘부(不)-’, ‘무(無)-’ 등이 있는데, 단어에 따라 한 가지에서 두세 가지 접두사가 어울릴 수 있지만 모두 그것이 없음, 그것이 아님을 뜻한다.

식품 표시에서도 부정접두사가 사용될 경우 소비자들은 어떤 것이 전혀 들어있지 않다고 여기게 된다. 하지만 최근 부정접두사를 임의적으로 해석하자는 법이 개정돼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 등의 표시기준을 개정하면서 무알코올 음료 제품의 표시 기준을 변경했다.

그동안 알코올이 1% 미만으로 들어있을 경우 ‘무알코올’로 표시할 수 있었지만, 이번 법 개정으로 인해 무알코올과 비알코올 제품으로 구분해야 한다. 무알코올은 알코올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0% 제품, 비알코올은 1% 미만이지만 알코올이 들어간 제품이다.

또한 무알코올, 비알코올 제품 모두 ‘성인이 마시는 음료’라고 표시해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이 호기심에 구입하거나 음용하는 일을 막겠다는 것이 식약처의 입장이다.

하지만 단순히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알코올 앞에 붙은 ‘비(非)-’와 ‘무(無)-’ 부정접두사 모두 ‘아님’을 뜻하는 터라, ‘알코올이 들어있지 않음’이라고 해석할 여지가 충분히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일이 벌어진 이유는 기획재정부에서 담당하는 주류법을 바꿀 수 없는 식약처가 ‘표시’에 대해 손을 본 땜질 처방이기 때문이다.

주세법에 나와 있는 ‘주류’는 주정이나 알코올분 1% 이상의 음료로 정의하고 있다. 알코올이 1% 미만으로 들어갈 경우 혼합음료, 탄산음료로 구분될 뿐 주류, 즉 술로 분류되지 않는다.

그동안 1% 미만이라도 분명 알코올이 들어간 제품을 ‘무알코올’로 부르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 이유도 주류에 대한 정의 때문이었다.

이제라도 표시기준을 통해 소비자들의 혼란을 줄이겠다는 의도는 좋지만 비알코올이 아닌 정확한 표현으로 또다른 오해를 피해야 하지 않을까.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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