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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민원 부르는 세탁기 소음에 전전긍긍...예민한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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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민원 부르는 세탁기 소음에 전전긍긍...예민한 탓?
환경부, 국표원 기준 강제성 없어...기술 개선중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18.06.18 0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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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시에 사는 유 모(여)씨는  지난해 2월 구입한 LG전자 블랙라벨 통돌이 세탁기에서 소음과 진동이 심해 수차례 부품 교체를 포함한 AS를 받았지만 만족할만한 처리를 받지 못했다. 유 씨는 “소음과 진동으로 이웃집의 민원을 받는 게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화성시에 거주하는 권 모(여)씨는 지난해 삼성전자의 애드워시를 구입하고 4번 세탁했는데 그중 2번이나 귀에 거슬리는 소음이 발생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권 씨는 “AS 기사는 소음이 정상 수준이라고 하지만, 다른 집에 설치된 동일모델과 비교해보면 확실히 차이 난다”고 말했다.

안산시에 사는 홍 모(여)씨는 4년 전에 구입한 대우전자의 클라쎄 세탁기에서 소음과 진동이 발생해 지난해까지 6번이나 AS를 받았지만 고쳐지지 않고 있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그는 “소음이 날까봐 소량의 빨래 밖에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생활가전 세탁기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소비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소음은 특성상 듣는 사람에 따라 편차가 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소비자와 업체 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는 정상 범위를 넘어서는 이상 소음이라고 불편을 호소하지만 업체 측이 예민한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 세탁기 등 생활가전의 소음 정의는 환경부가 정한 ‘소음진동관리법’에 저소음 기준만 설정돼 있다. 세탁기는 세탁 시 52데시벨 이하는 AAA, 52초과~55이하는 AA, 55초과~58이하는 A로 분류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소음 관련 분쟁해결을 위한다기 보다는 저소음 제품 인증을 위한 기준을 설정한 것”이라며 “법적 강제력은 없다”고 설명했다.

국가기술표준원 역시 세탁기 소음 기준을 68데시벨(dB) 이하로 정하고 있지만 규제는 하고 있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소음은 제품 하자로 정의내리기가 쉽지 않아 수리 과정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라며 “세탁기의 경우 세탁물을 골고루 못 넣거나, 방수옷을 많이 넣을 경우 소음이 심하게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리가 일률적이지 않을 경우에는 제품 내부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AS 기사를 통해 점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장으로 인한 소음이 명확함에도 만족할만한 처리를 받기도 쉽지 않다. 규정상 수리만 가능하다는 안내가 이어질 뿐이다.

1년의 무상보증기간이 지났다면 수리비도 소비자의 몫이 된다. 업체별로 10년, 12년 무상보증 마크가 붙어 있지만 이는 모터 등 일부 부품에만 한정 적용된다.

통돌이형 모델 뿐 아니라 드럼세탁기에서도 소음 논란은 예외 없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이 모(남)씨는 올 초 구입한 LG전자의 드럼세탁기에서 나는 소음으로 스트레스 받고 있다. 세탁기에서는 쇠 갈리는 듯한 ‘끼끼끼끼’거리는 소리가 난다. 이 씨는 “구입한 지 1년도 안 됐는데 소음이 발생하는 결함제품을 사용하고 싶지 않아 환불을 요청했지만 규정상 수리만 가능하다는 안내에 답답하다”고 말했다.

시흥시의 박 모(여)씨는 지난해 삼성전자의 드럼세탁기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을 수리하던 AS기사로부터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세탁기 하부에 설치된 서랍으로 인해 소음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박 씨는 “인터넷에서도 유사 사례를 흔히 찾아볼 수 있더라”고 제품 설계하자를 지적했다.

삼성과 LG전자는 자동차 업체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 세탁기 신제품에 소음과 진동을 줄이기 위한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탈수 과정 등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을 줄이기 위해 2015년 말 처음으로 트윈워시에 자동차 충격흡수장치에서 착안된 진동저감기술을 적용했다.

삼성전자 측은 2017년 초 플렉스워시를 출시하며 진동센서, 댐퍼, 강성 설계 등 저진동 기술개발에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진동과 소음을 줄이기 위해 삼성전자는 유럽 스포츠카 업체와 협업을 맺기도 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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