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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상반기 '역대급 실적'에 웃더니 하반기엔 '찬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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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상반기 '역대급 실적'에 웃더니 하반기엔 '찬바람'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8.10.11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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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들어 국내외 주식시장이 약세를 타면서 증권사 실적도 줄줄이 하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일일거래량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다수 증권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특히 증시 거래량 감소, ELS 조기상환 물량 감소로 인한 수익 하락 등으로 증권주 역시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증권사들의 시름은 한층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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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주요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10~20%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 중에서는 키움증권(-26.5%)과 삼성증권(-25.8%)의 낙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됐다. 

가장 큰 원인은 증시 거래량 감소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증시 일평균거래량은 9.4조 원으로 전분기 대비 32.7%, 거래대금기준으로도 31.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각 증권사 무료수수료 이벤트 역시 대형사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수수료 수익 증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개별 증권사 중에서는 키움증권(대표 이현)은 온라인 브로커리지 점유율 1위 증권사로서 브로커리지 이익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증시 거래량 감소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2분기 기준 키움증권의 전체 순영업수익에서 브로커리지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65% 정도로 브로커리지 이익에는 수탁수수료 수익과 신용공여이자 수익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개인 브로커리지 고객이 많은 키움증권 특성상 증시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증권사이기도 하다.

실제로 국내 증시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올해 1분기 키움증권은 분기 순이익 역대 최고치(874억 원)를 달성했지만 시장에서 예상하는 올해 3분기 순이익은 500~600억 원 정도다.

신동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에도 현재 국내 증시 환경과 9조 원 중반 수준의 일 평균 거래대금이 이어질 경우 분기 순이익은 약 600억원으로 정체될 것"이라며 "다만 순영업수익 대비 판관비율이 경쟁사 대비 낮아 효율적 비용구조를 가지고 있고 국내 증시에 대한 노출도가 높아 향후 증시 반등 시 빠른 속도의 마진 상승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키움증권 다음으로 낙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증권(대표 장석훈)은 배당사고로 인한 금융당국 제재 영향은 크게 받지 않지만 상반기 최고의 실적을 보였던 IB와 트레이딩 부문에서의 실적 정체가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말부터 올해 1분기까지 보여준 IB와 트레이딩 손익 개선이 정체된 상황이 이어지고 있고 WM부문에서 경쟁사 대비 더딘 회복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다만 예상 실적 하락폭이 가장 낮았던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에 대해서는 올해 부동산금융을 중심으로 대형 딜을 다수 확보하면서 IB수익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박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변동성이 큰 거래대금과 ELS가 부진하면서 연말로 갈수록 감소하겠지만 IB부문에서 굵직한 딜이 여러 개 있다"면서 "3분기에는 삼성물산 서초사옥과 강남엔타워 셀다운 수수료와 한온시스템 인수금융 수수료 수익 등이 반영되면서 전 분기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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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금융투자업계가 전체적으로 실적 하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요 증권주들도 일제히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10일 종가 기준 삼성증권(3만300원)과 한화투자증권(2천255원), SK증권(966원) 등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했고 상당수 종목들도 최근 들어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거래소 증권업종 지수 역시 626.01 포인트를 기록했는데 최근 5영업일간 53.04 포인트나 떨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증시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이익 하락폭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IB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의 간극도 벌어지는 양극화 현상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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