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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탐사플러스

[감가상각 따져보기②] 7년 쓴 200만원 냉장고 고장, 부품 없다 12만원 환급

2018년 10월 22일(월)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7년 전 200만원에 산 냉장고 보상액 12만 원 서울에 사는  권 모(여)씨는 7년 전 200만 원 이상을 주고 구입한 LG전자 냉장고의 냉동기능 고장으로 지난해와 올해 두 번에 걸쳐 수리를 받았다. 부품 교환 등 수리비는 각각 20만 원과 50만 원이 들었다. 권 씨는 “최근 냉장고 고장이 또 발생해 항의하니 업체 측은 수리가 힘들다며 감가상각 환급으로 겨우 12만 원을 안내하더라”며 기막혀 했다.

# 감가상각 기준일 두고 옥신각신 광주광역시에 사는 이 모(남)씨는 2012년 구입한 삼성전자 에어컨의 냉방 불량으로 지금까지 5번의 AS를 받았다. 참다못해 교환을 요청했는데 돌아온 대답은 감가상각을 적용한 환급이었다. 그러나 에어컨 사용기간에 대한 입장이 달랐다.  이 씨는 “동일 고장으로 AS를 반복해 왔으니 최초 고장 시점인 2014년을 기준으로 감가상각을 계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지만 업체 측은 현재 시점을 고집해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 거치대 부품 없다고 멀쩡한 TV 폐기 안내 포항시의 이 모(남)씨는 지난해 말 이사를 하게 되면서 2011년 780만 원을 주고 산 벽걸이 TV의 이전설치를 요구했다가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TV 거치대의 자재 수급이 힘들어 설치가 불가능하니 감가상각 후 환급받는 게 어떻겠냐는 안내를 들은 것. 이 씨는 “멀쩡히 작동되는 TV를 거치대가 없다는 이유로 환급 안내하는 것도 황당했는데 100만 원도 안 되는 금액에 화가 나더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고장 난 제품에 대해 업체로부터 감가상각 후 환급을 안내받은 소비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 부품보유기간을 지키지 않았거나  제대로 수리하지 못해  발생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쥐꼬리 보상으로 소비자에게 비용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품질보증기간이 지난 제품의 고장으로  수리가 불가능할 경우 소비자는 사용기간에 따른 감가상각 후 환급을 안내 받는다. 수리가 불가능한 이유는 제조사가 고장을 잡지 못하거나, 부품이 없는 경우 등이다.

가전의 경우 정액감가상각비 산정방식을 통해 소비자가 환급받게 되는 금액은  ‘(사용연수/내용연수) X 구입가’에다 구입가의 10%를 더해 책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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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400만 원을 주고 산 가전제품이 4~5년 만에 고장 났고 수리가 힘들어 소비자가 감가상각 후 받게 되는 환급액은 구입가의 절반 정도 밖에 안 된다. 700만 원 이상 고가 제품의 감가상각 후 환급액이 100만 원도 안 되게 쪼그라드는 경우도 있다.

특히 가전제품의 경우 감가상각 후 환급이 안내되는 가장 대표적인 이유가 수리에 필요한 부품이 없다는 것이다. 제조사들이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부품 보유기간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서 쥐꼬리 보상으로 새 상품 교체를 유도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부품 보유 비용도 줄이고 새 상품 판매도 촉진하는 '꿩 먹고 알 먹고' 전략이라는 것.  

고장 난 제품에 대해 감가상각 환급을 안내받은 소비자는 울며 겨자 먹기로 따를 수밖에 없다. 소비자가 업체 측의 환급 안내를 따르지 않을 경우 고장 난 제품을 폐기하는 방법 밖에는 선택권이 없기 때문이다. 기업의 '갑질'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이유다.

소비자들은 그나마 현실적으로  '감가상각 환급액'을 높이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부품보유기간 과 환급액 가산비율 등을 올리고 있지만 소액의 수리비를 부담해 상품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기를 희망하는 소비자들에겐 여전히 환급액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공산품 품목을 신설하고 부품보유기간 연장, 환급액 가산비율 상승 등 개선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 만족할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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