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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탐사플러스

[표류하는 금소법①] 정치권 힘겨루기로 법안 7년째 표류...올해는 다를까?

2018년 11월 09일(금)
황두현 기자 hwangdoo@csnews.co.kr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금융소비자보호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깊다. 금융당국도 체질개선과 제도개혁을 통해 소비자 보호를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정작 개혁의 토대가 되어야 할 법률 규정의 미비로 인해 금융사의 자발적 협력을 요청해야 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국회에서 번번이 발목이 잡혀 몇 년째 표류하고 있는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올해는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주요 쟁점은 무엇인지를 시리즈로 살펴 본다. [편집자 주] 

금융소비자보호법은 '발의→계류→폐기'를 수 년째 반복하고 있다. 그 시작은 2011년으로 거슬러 간다.

그해 11월 금융위원회가 '금융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2012년 2월 18대 국회에 금소법 제정안을 처음 제출했다.

당시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정치적 어려움이 있겠지만 금융소비자보호법을 추진하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4월 총선을 앞둔 시점이라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폐기됐다. 

19대 국회가 열린 그해 7월 금융위는 금소법을 다시 한 번 국회에 제출했다. 이듬해인 2013년에 강석훈 의원 등이 추가 발의하면서 병합심사로 논의가 진행됐으나 금융감독체계에 대한 이견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정부는 금융감독원에서 (가칭)금융소비자보호원을 떼어내 금융위원회 산하에 두자는 입장을 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금융감독원이 자체적으로 소비자보호 기구를 조직 내 두는 안을 마련하자 재검토를 지시했다. 사실상 금융소비자 보호 기구를 별도로 설치하는 입장을 내민 것이다. 청와대는 이해 관계자의 의견을 종합해 정부 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고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야당의 입장은 달랐다. 이종걸 의원(당시 민주당)은 '금융소비자 보호 및 금융상품 판매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하며 금융위원회를 쪼개자는 안을 냈다. 금융감독위원회가 금융회사의 건전성 감독을,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가 소비자 보호를 전담하자는 것이었다. 금융위원회의 정책 기능은 아예 기획재정부로 이관하자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체계 개편 놓고 힘겨루기만 반복

논의가 교착에 빠진 2014년에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여당 측이 금융소비자보호원 설치 등을 규정한 금소법을 밀어부치려고 했다.

이에 야당이 반발했다. 당시 민주당 소속의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은 "법안 제출 이후 소위에서 한 번도 심사를 못했는데 대통령이 갑자기 처리하자고 하는 것은 절차가 왜곡됐다"며 반발했고 여당 간사였던 박민식 의원(새누리당)은 "그동안 이견이 많았던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결국 법안은 그해 법안심사소위원회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이듬해인 2015년 새롭게 취임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논란을 의식한 듯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3월 인사청문회에서 "금융소비자보호 문제는 독립적인 권한을 가진 기관에서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정부 조직 개편은 '블랙홀'처럼 이슈를 빨아들여 금융개혁의 동력을 훼손한다"는 입장을 냈다. 

구성을 달리한 하반기 국회에서는 여야의 입장이 바뀌었다.

야당 간사로 돌아온 김기식 의원이 정기국회에서 금소법을 꼭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을 내자 여당 간사였던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은 금소법의 논의할 부분이 많다며 한 발 뺐다. 결국 19대 국회가 문을 닫으면서 금소법도 폐지됐다. 

이에 대해서는 금융감독체계를 뜯어고쳐야 하는 부담 때문에 사실상 누구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바람에 법안통과가 실패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금융권 사정에 능통한 한 관계자는 "당시 금융위와 금감원 모두 조직이 해체될 수도 있다는 위기를 느꼈다"며 "결국 관계기간의 밥그릇 챙기기가 금소법 불발을 불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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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16년 '4수'에 나섰다.

논란을 빚은 금융감독기구의 별도 설립 조항을 제외하고 금융소비자 보호와 금융회사의 의무를 중점으로 하는 법안(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을 마련했다. 이종걸 의원 등도 재차 법안을 마련했다. 일부 안의 경우 정부안에서 소극적으로 제한한 금융상품판매업자의 범위를 확대하는 등 강력한 소비자보호를 규정했다. 현재 국회에는 총 5건의 금소법안이 발의돼 계류된 상태다.

 정부-국회 간 핑퐁게임, 민원만족도는 낙제점

발의 2년이 지났지만 정부와 국회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만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국회와 소통을 하면서 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 중"이라며 "법안 상정 여부는 국회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반면 여당 의원실 관계자는 "통과 의지가 있으면 입법 설명을 하는 등 추진 의사를 보여야 하는데 움직임이 없다"고 말했다. 

금소법이 표류를 계속하는 동안 금융소비자의 불편은 급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민원은 총 4003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7164건 보다 7.7%(2873건) 증가했다. 민원만족도도 3년 연속 60점대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 12일 국정감사장에서 윤석헌 금감원장도 이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금융소비자보호 강화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발혔다. 

금융당국은 11월에는 금소법 논의를 재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상반기에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등 굵직굵직한 현안들이 많아 논의가 미뤄졌다며 국회와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국회에서도 이같은 움직을 반기고 있다. 정무위 간사 대행을 맡고 있는 유동수(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금융감독체계 개편 내용이 담기지 않은 정부안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학계에서도 금융소비자보호법안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자봉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소비자를 보호를 규정할 통합 법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실정이다"며 "소비자관련 법 은행법, 보험업법 등 개별 금융법령에 금융소비자의 권익과 피해 구제 방안을 각각 규제하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여전히 통과가능성에는 물음표가 따른다. 몇 가지 쟁점을 중심으로 여야간 의견차이와 업계 반발이 지속되고 있는 탓이다.

금소법이 올해 국회를 통과하려면 아직 넘어야 할 고비가 많이 남아 있어 그 결과를 예측키 어려운 상황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황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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