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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구멍뚫린 소비자 규정

[구멍뚫린 소비자규정㊸] 대형제품 반품 배송비 '부르는 게 값'

2018년 12월 06일(목)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분쟁들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 등 업종별로 마련된 소비자법을 근거로 중재가 진행된다. 하지만 정작 그 규정들은 강제성이 없을 뿐 아니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빠른 시장 상황을 담지 못해 소비자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은 올 하반기 동안 2018년 기획 캠페인 '구멍뚫린 소비자보호규정을 파헤친다' 기획 시리즈를 통해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의 문제점들을 짚어보고 개선 방향을 찾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사례1 창원시 진해구에 사는 김 모(여)씨는 지난 10월 초 쿠팡에서 동서가구 탁자를 주문했다. 3~5일 안에 배송된다고 했고 배송비는 1만 원이었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도록 배송 소식이 없어 주문 취소를 요청하자 판매자는 제품이 이미 출발했다며 해외배송비로 2만5000원을 내라고 했다. 국내 출발 제품이 아니냐고 묻자 ‘간선비’가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열흘 가까이 실랑이 하는 중 그제야 제품이 대구에서 출발한다는 연락을 받았다는 김 씨는 “낸 비용은 1만 원인데 취소하려고 하니 2만5000원으로 오르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간선비가 뭐냐고 묻자 제품 훼손 시에 들어가는 비용이라는데 제품은 구경도 못했는데 무슨 소리냐”고 기막혀 했다.

#사례2 서울시 강서구에 사는 김 모(여)씨는 SK스토아에서 에넥스 쇼파를 구매했지만 마음에 들지 않아 반품하기로 했다. 판매업체에 문의하자 반품배송비로 무려 15만 원을 요구했다. 구입 당시 배송비는 ‘무료’였던 터라 정확한 비용을 알 수도 없었다. 반품비에 부담을 느낀 김 씨는 결국 판매자와 협의를 통해 다른 상품으로 교환하기로 했다. 김 씨는 “단순 변심으로 인한 취소는 왕복 배송비를 소비자가 내야한다는 설명은 이해했다”면서도 “하지만 정확한 가격이 얼마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고 의아해 했다.

#사례3
수원시 권선구에 사는 이 모(여)씨는 지난 여름 위메프에서 캐리어에어컨을 구입했다가 반품 배송비로 속을 태웠다. 설치 일정이 밀려있다며 배송이 계속 지연되는 바람에 7월 중순경 취소 문의를 하자 취소 수수료 3만 원을 내야 한다고 했다. 8월 초에는 다시 5만 원으로 비용이 뛰었다. 이 씨는 “민원을 제기한 끝에 3만 원이 맞는 금액이라는 답은 받았지만 결론적으로 취소 수수료를 소비자가 정확하게 알 수 없는 구조가 이상한 것 아니냐”며 “제품도 배송되지 않고 취소 수수료도 내야 한다니 납득하기 어렵다”고 황당해 했다.

가구나 가전제품처럼 부피가 크거나 무게가 나가는 대형 제품의 온라인 배송을 두고 소비자와 업체가 갈등을 빚고 있다. 일반 제품은 배송 비용이 2500원으로 일정한데 반해 대형 제품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특히 판매 당시에 정확한 배송 비용을 고지하지 않고 있다가 소비자의 단순 변심으로 취소할 경우 터무니 없는 취소 수수료를 부르는 경우가 빈번해 분쟁의 요인이 되고 있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17조에 따르면 소비자는 통신판매업자에게 재화 등을 공급받거나 재화 등의 공급이 시작된 날로부터 7일 안에 청약철회를 할 수 있다. 특별한 이상이 없는 제품이라도 소비자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구매 취소를 할 수 있다.

제품을 실제로 보고 구입하지 못하는 온라인 거래의 특성상 소비자의 단순 변심으로 인한 취소를 인정한다는 의미다.

    <소비자의 단순 변심으로 인한 청약철회 규정>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 17조(청약철회) 1항 : 통신판매업자와 재화 등의
  구매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소비자는 계약내용에 관한 서면을 받은 날부터 7일. 
  다만, 그 서면을 받은 때보다 재화등의 공급이 늦게 이루어진 경우에는 재화 등을 공급받거나 재화 등의
  공급이 시작된 날부터 7일 이내에 해당 계약에 관한 청약철회등을 할 수 있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 18조(청약철회 등의 효과) 9항 : 공급받은
  재화 등의 반환에 필요한 비용은 소비자가 부담하며, 통신판매업자는 소비자에게 청약철회등을 이유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 


     <규정 속 허점>
  배송비가 아닌 '반환에 필요한 비용'을 소비자가 부담하는데, 업체 측은 이에 대해 명시할 의무가 없어
  실제 비용을 소비자가 알기 어려움. 

다만 이때 소비자는 이미 공급받은 재화를 반환해야 하고 반환에 필요한 비용은 소비자가 부담한다. 통신판매업자는 청약철회를 했다는 이유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

반환에 필요한 비용은 ‘배송비’만 생각하기 쉽지만 포장비 등 배송 준비를 하는 비용도 포함된다.

침대 등 가구나 에어컨과 같은 가전제품도 위약금 없이 설치를 하지 않았다면 반환에 들어간 비용만을 지불하면 된다. 하지만 이 비용을 소비자에게 정확하게 고지하지 않고 있다 보니 과도한 비용을 가지고 소비자와 업체가 갈등을 빚는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보통은 왕복 배송비를 내야 한다고 표현하지만 전자상거래법상에서는 ‘반환에 필요한 비용’을 내라고 명시하고 있다”며 “다만 반환에 필요한 비용은 업체마다 다르고 내부적인 사정이 있어 전부 알려야 한다고 강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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