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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탐사플러스

[외국계 기업 갑질⑥]수입차 결함 의혹에 늑장 대응 일쑤...정비 지연은 고질병

2018년 12월 26일(수)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외국기업들이 국내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면서 소비자민원도 함께 늘고 있다. 기업들이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외국계 기업들은 본사 규정을 내세워 소비자보호에 소홀하다는 원성을 사고 있다. 특히 우리 사법체계상 기업의 일탈행위에 대한 제재수준이 낮다는 점을 이용해 고객서비스나 가격정책, 리콜정책 등에서 한국소비자를 차별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외국계 기업의 전횡과 그 원인을 집중 점검한다. [편집자 주]

수입차 브랜드들이 한국 소비자들의 불만에 귀를 닫은 듯 일방적 서비스를 펼치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차량 결함에 대한 늑장 대응을 시작으로 결함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 불만이 빗발쳐도 결함 자체를 부인하거나 아예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또한 소비자가 서비스센터에 무상수리 등 문제 해결을 요청해도 본거지를 해외에 두고 있는 수입차 브랜드는 “본사의 지침을 기다리고 있다”는 답변을 내놓으며 버티기 일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연스럽게 리콜이나 무상수리 등 공식 대응도 무기한으로 늦춰지기 마련이다. 결국 참다못한 소비자들이 집단 소송을 제기하거나 항의 집회를 펼치는 경우도 상당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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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함 문제 불거져도 부실한 대처 ‘실망’...선제적 대응보단 후속 처리 급급


올 여름 BMW코리아는 잇따르는 화재 사고에 대한 부실한 대처로 국민적 비난을 피하기 어려웠다. 결국 지난 7월말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화재와 관련해 자발적 리콜을 발표했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BMW코리아와 독일 본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이들은 BMW가 2년 넘게 화재 발생의 원인을 은폐하려 했다며 정부의 강제조사를 촉구했다.

소송 대리인인 하종선 변호사는 “BMW는 올해 4월 5만여대의 차량에 대해 EGR밸브 및 EGR쿨러를 교체하는 리콜을 실시했다”면서 “또한 앞서 2016년 초부터 올해 6월까지 약 2년 반 동안 계속 화재원인에 대한 실험 중”이었다며 고의적인 은폐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급기야 BMW는 지난 23일 118d 등 52개 차종 6만5763대에 대한 추가 리콜을 발표했다. 지난달 11일 리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118d 차량에서도 현재 진행 중인 리콜(화재)차량에서 발생하는 EGR 쿨러내 침전물 확인, 흡기다기관 천공현상 등을 발견한 것이 계기가 됐다. BMW는 추가 리콜 차종에 대해 내달 26일부터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 모듈 개선품 교체를 시행한다.

하지만 이중 BMW 118d와 미니쿠퍼 D와 같은 차종에서 이미 7개월 전에 문제가 있음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에도 ‘뒷북 조치’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이번 추가리콜 조치로 BMW 화재조사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민관합동조사단을 통해 화재원인, 추가리콜 적정성여부 뿐만 아니라 은폐·축소의혹에 대해서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른 브랜드 역시 지속적으로 논란을 일으켜왔다. 아우디폭스바겐은 2015년 배출가스 조작사건의 주인공이 됐고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포르쉐 등은 지난해 배출가스 인증서류를 위·변조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아우디폭스바겐과 포르쉐가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부도덕한 행위가 반복적으로 이뤄진 것인데 소비자 문제에 대한 대처 민낯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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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품 수급 지연, 오진단 등 서비스센터 불만 여전

고급 수입차의 부품 수급이 지연돼 수리가 늦어지거나 잘못된 점검과 정비로 불만을 호소하는 소비자 목소리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다.

대구시 달성군에 사는 황 모(남)는 1억5000만 원에 달하는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스포츠를 운행 중이다. 황 씨는 지난 6월 중순경 브레이크 소음과 정차 시 흔들림, 문틈과 선루프 소음, 에어서스펜스 오작동 등의 문제로 서비스센터에 정비 접수를 했다. 황 씨는 보름을 기다려 7월 5일 차량을 입고했지만 부품 수급 문제로 수리를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황 씨는 “당시 정비 담당자는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부품이 도착하면 연락을 주겠다고만 했다”면서 “이후 20여일이 흐르도록 연락이 없어 결국 먼저 연락을 취하자 8월 27일에 내방하라는 안내를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번째 차량 입고에서도 황 씨가 받은 조치는 차량 문틈의 고무패드 교체뿐이었다.

서울시 서초구에 사는 이 모(남)씨는 지난 8월 자신의 푸조 407 HDI 차량의 핸들이 좌측으로 꺾이는 증상이 발생하면서 푸조 강남 서비스센터에 차량을 입고했다. 이 씨는 서비스센터로부터 미미 및 타이밍 벨트를 교환받고 100여만 원의 수리비를 청구 받았다.

이후 다음 달 추석 명절 무렵 핸들이 제대로 조향되지 않아 또 한 번 차량을 서비스센터에 입고해야 했다. 당시 배선 접촉 불량 문제로 수리를 진행했다. 하지만 수리 다음날에도 같은 증상이 지속됐고 3번째 차량 입고를 진행했다.

이 씨는 “9월 27일 3번째로 서비스센터에 차량을 입고하니 그때서야 배선 문제가 아니라 파워스티어링 펌프 불량이라는 진단이 나왔고 100여만 원의 수리비를 요구 받았다”면서 “같은 증상으로 수차례 수리를 받았지만 제대로 진단을 하지 못하는 서비스센터의 기술 역량에 의구심이 든다”고 황당해 했다.

이처럼 급증하는 수입차 판매량에 비해 정비센터 확충을 소홀히 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입차 업계가 판매망 확충에만 열을 올릴 뿐 서비스센터 인력과 부품물류센터 구축 등 사후 품질 개선에 대한 투자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 “제조상 결함 아냐~” 잡아떼기 일쑤...되레 소비자에 책임 전가 하기도

결함을 인정하고 공식 조치를 서두른 BMW의 앞선 사례는 그나마 모범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일부 브랜드는 제조상 결함의 정황이 명백함에도 되레 소비자에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최근 대규모 엔진 녹 발생과 기어 빠짐 증상을 보이며 결함 논란에 휘말린 만트럭의 일부 차량의 리콜이 결정됐지만 차주들의 불만이 여전하다.

지난달 3일 국토부는 만트럭버스코리아에서 제작·판매한 TGS 37.480 8X4 BB 외 3개 형식의 1191대에 리콜을 발표했다. 리콜 사유는 냉각수 상부호스와 라디에이터 브라켓 고정볼트 마찰로 인한 냉각호스 손상으로 과도한 압력이 발생하여 냉각수가 엔진으로 유입되어 과열, 엔진헤드 파손 가능성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트럭은 여전히 ‘엔진 내 녹 발생’ 현상에 대해서는 증상 자체를 부정하고 있으며 기어 작동 오류(기어빠짐 현상) 역시 단순한 계기판의 오류일 뿐 작동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오히려 냉각수를 잘못 쓴 운전자의 잘못이라며 책임을 전가하는 모양새다.

이달 12일 토마스 코너트 품질 총괄 수석 부사장은 “냉각수 보충을 위해 물, 혹은 다른 액체를 대신 주입하게 될 경우 보조 브레이크인 ‘프리타더’에 녹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일부 차량의 냉각수에서 녹이 검출된 것은 이러한 원인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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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주장에 만트럭 피해 차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만트럭 피해 차주 대표자 김 모(남)씨는 “이미 엔진 블록 등 내부에서 녹이 다량으로 발생한 사진과 영상, 성분 분석 자료를 대거 확보한 상황”이라며 “과거 만트럭 측에서도 녹 발생은 인정한 바 있는데 이제 와서 녹이 아니라고 하니 황당할 뿐”이라며 책임 있는 사후 조치를 요구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차량 제작사에 결함 소명책임을 부과해 법적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소비자가 차량의 결함을 입증해야 한다.

대림대 김필수 교수는 “자동차 제조사가 직접 결함 여부를 입증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2만여 개의 부품과 전자장치들로 이뤄진 자동차의 결함을 소비자가 입증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이라며 “때문에 모든 차량 정보를 가지고 있는 업체가 결함 여부를 입증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독일 자동차 등 해외 브랜드의 경우 자국에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현하며 대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들 조차 국내 시장에서는 기업에게 적극적인 책임을 묻지 않는 국내 규정에 적응한 모양새가 짙어 근본적인 관련 규정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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