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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 품에 안긴 하이투자증권, '흑역사' 끝내고 수익개선 날개 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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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 품에 안긴 하이투자증권, '흑역사' 끝내고 수익개선 날개 달까?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8.11.01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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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투자증권(대표 김경규)이 DGB금융지주(회장 김태오)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시너지 창출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과거 기업계 증권사로 있으면서 사업 포트폴리오가 제한됐던 것과 달리, 다른 금융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수익구조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DGB금융지주 역시 하이투자증권을 품으면서 지방금융지주 최초로 보험-증권-캐피탈-자산운용으로 이어지는 비은행 라인업을 갖춰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외형을 갖추게 됐다. 향후 복합점포를 통한 리테일 영업 강화, 기업금융(IB) 부문에서의 시너지 등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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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그룹 편입 시너지 확대... 영업통 CEO 선임의 의미는?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30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김경규 신임 대표이사 선임과 사내·사외이사 선임, 정관 변경안건을 의결하면서 매각작업이 공식적으로 종결됐다. 이날 오후에는 김태오 회장과 자회사 사장단, 하이투자증권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하이투자증권 출범식 및 DGB금융그룹 비전 선포식이 개최되면서 DGB금융 계열사로서의 신고식도 마쳤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1989년 제일투자신탁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돼 1997년 제일제당그룹(현 CJ그룹)으로 인수됐고 이후 CJ투자증권으로 이름을 바꾼 뒤 지난 2008년 현대중공업그룹이 인수하면서 하이투자증권으로 사명이 변경됐다. 올해 DGB금융지주가 하이투자증권 지분 85.11%와 하이자산운용-현대선물 패키지를 인수하면서 주인이 3번이나 바뀌게 됐다.

관심을 모았던 사명 변경은 이뤄지지 않았다. 대구은행은 지난 2015년 7월 특허청에 'DGB 증권'이라는 사명과 로고를 출원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하이투자증권 이름을 그대로 살리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8일 '하이투자증권 DGB"와 영문명 'Hi Investment & Securities DGB'라는 이름으로 사명과 로고를 출원시켰다.

하이투자증권의 영업력을 고려해 기존 사명을 이어가는 것으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과거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합병시 두 법인의 이름을 섞어 '미래에셋대우'로 출범한 바 있다.

하이투자증권의 DGB금융지주로의 편입은 DGB금융그룹 차원에서는 대구·경북 지역에 묶여있는 영업망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다.

대구은행의 경우 올해 상반기 기준 250개 지점 중에서 232개 지점(92.8%)이 대구·경북 지역에 위치하고 있고 수도권 지역은 7개 지점에 불과하다. 이 중 상당수가 '영업부' 개념으로 리테일보다는 기관영업 목적으로 있어 사실상 대구·경북 지역을 제외하면 영업망이 구축돼있지 않다.

반면 하이투자증권은 전체 30개 지점 중에서 수도권 지역에만 11곳이 입점해있고 지역 기반인 부산·울산·경남 지역에도 16곳이 포진돼있다. 이미 입점해있는 하이투자증권 지점에 대구은행과 DGB생명이 입점하는 형태의 복합점포 구축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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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 DGB금융은 하이투자증권의 자회사 편입이 반드시 필요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DGB금융지주 전체 당기순이익 2071억 원 중에서 대구은행이 1983억 원으로 수익의 대부분이 대구은행에서 나오고 있을 정도로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모습을 갖추지 못했다.

그러나 하이투자증권이 연간 수 백억 원 가량 순이익을 꾸준히 내오고 있고 증권 계열사 편입으로 생명보험, 자산운용 등 기존 비은행 계열사와의 협업도 가능해 은행 중심의 이자이익 위주 수익구조를 탈피하고 자기자본투자(PI)와 기업금융(IB) 등 다양한 수익 포트폴리오 구성도 가능해졌다.

피인수법인인 하이투자증권 입장에서도 기존 대구은행 영업망을 비롯해 DGB금융 네트워크를 활용한 영업망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이 지주 편입 이후에도 기존 사명을 그대로 이어가는 것도 기존 영업망을 유지하면서 DGB금융의 네트워크를 활용하려는 목적이 크다.

기존 IB사업 역시 안정적인 대주주(DGB)를 기반으로 신용평가등급 상승을 통해 조달비용을 절감하고 기존 DGB네트워크를 활용한 고객기반 확대와 같은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강혜승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인수로 인해 하이투자증권 신용등급 상승에 따른 자금 조달비용 하락과 PF사업 관련 신용보강에 따른 수수료 수익 상승, 은행의 고객접점과 점포를 활용한 시너지 등이 기대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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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대표이사
다만 신임 대표이사로 임명된 김경규 사장이 전형적인 '영업통'이라는 점에서 하이투자증권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IB부문에서의 시너지보다는 영업력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이투자증권 노조 측이 김경규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에 반대한 이유도 LIG투자증권 대표이사 시절 단행했던 리테일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 전력 때문이다.

김 사장은 LG그룹 기획조정실과 LG투자증권 법인영업본부장, 우리투자증권 주식영업본부장, LIG투자증권 영업총괄을 거쳐 지난 2012년부터 5년 간 LIG투자증권 대표이사를 역임한 '영업통'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하이투자증권의 DGB금융지주 편입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DGB금융에게는 숙원사업이었다"며 "영업 전문가인 김경규 신임 대표가 하이투자증권의 방향성을 어떻게 잡을지도 흥미로울 것"이라고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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