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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프로야구 히어로즈에 500억 베팅 적절했나?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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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프로야구 히어로즈에 500억 베팅 적절했나? '갑론을박'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8.11.08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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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자본 기준 국내 9위 증권사 키움증권(대표 이현)이 서울히어로즈 야구단(이하 히어로즈)과 5년 간 500억 원 규모의 대형 메인 스폰서 계약을 체결하면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일단 내년 4월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 인가를 앞두고 있는 키움증권이 인터넷전문은행 진출과 이후 금융그룹으로서의 행보를 위해 대중 인지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의미를 둘 수 있다는 평가가 따른다.

하지만 키움증권의 연간 순이익이 평균 2000억 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연 100억 원을 매년 광고 금액으로 집행해야하는 조건이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키움증권은 지난 2006년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야구장 외야 펜스에 사명을 노출시키는 광고를 시작한 이후 10여 년 넘게 야구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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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증권은 마산구장 전광판 상단에 대형 발광간판을 세워 자사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NC다이노스 홈페이지


현재 넥센히어로즈 홈구장인 고척돔 외에도 잠실, 사직, 광주, 대구구장에 야외 펜스광고를 하고 있고 NC다이노스 홈구장인 마산구장에는 전광판 상단에 대형 발광간판을 세워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이는 키움증권이 '온라인 브로커리지'에 특화됐다는 점에서 젊은층이 자주 찾는 야구장에서 이름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목적의 마케팅으로 현재 금융투자업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야구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키움증권의 브로커리지 시장 점유율은 16.9%, 개인 브로커리지로만 한정 짓는다면 점유율은 무려 25.4%에 달할 정도로 대형사들을 제치고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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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증권 브로커리지 점유율 현황 ⓒ키움증권 IR자료

이 때문에 기존 업계에서 보편적으로 진행하던 고액자산가 타겟의 골프 마케팅과는 달리 키움증권은 젊은 층을 타겟으로 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수 년 전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노려왔던 키움증권이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 지분율을 34%까지 확대한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빠르면 내년 상반기 진출이 가능해지자 발빠르게 움직인 측면도 있다. 

최대주주인 IT서비스업체 다우기술이 보유한 키움증권의 지분이 47.7%에 달해 키움증권이 은행법상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로 분류되지만 특례법에서 ICT 관련 자산 비중이 50% 이상인 기업은 예외적으로 허용돼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이 가능해졌다.

이는 키움증권과 서울히어로즈와의 계약기간과 금액에서 알 수 있는데, 양사간 맺은 5년 간 500억 원이라는 계약 조건은 종전에 신한은행이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맺은 타이틀 스폰서 계약조건(3년 간 240억 원)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조건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현재 키움이라는 이름이 시장에 알려졌더라도 내년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비롯해 향후 신사업을 추구해나가기 위해서는 브랜드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시점이었다"며 "단발 계약으로 끝나지 않고 5년이라는 장기계약을 맺은 것도 회사의 중장기적 성장을 위한 브랜드 홍보 차원에서 필요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키움증권이 최근 브로커리지로 쏠린 수익 구조를 기업금융(IB)과 PI(투자운용) 등 다른 부문으로 수익 다변화를 시도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번 계약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있다. 야구 마케팅은 대표적인 대고객 마케팅으로 B2B(기업과 기업)보다는 B2C(기업과 소비자) 마케팅에 가깝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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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 말 기준 키움증권의 영업수지 비중을 살펴보면 리테일 부문이 무려 74%를 차지했고 IB부문(15%)과 홀세일(8%), 투자운용(3%) 등 나머지 사업부문 비중은 미미한 편이다. 올해 상반기 증시 호황으로 인한 수수료 수익 증가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늘어난 점을 감안하더라도 리테일 부문으로의 이익 쏠림은 심화되고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마케팅 타겟을 따로 정하지 않았고 회사의 중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장기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며 "마케팅 효과는 정량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점에서 지켜봐야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히어로즈와의 메인 스폰서 계약으로 인해 키움증권은 기존 다른 야구단과 맺은 계약을 이어갈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특정 구단의 네이밍 스폰서를 하는 만큼 기존 계약은 이어가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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