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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탐사플러스

[못 믿을 인증마크③] 환경마크, 유해물질 제품 못 걸러내고 사후관리도 부실

2019년 01월 04일(금)
한태임 기자 tae@csnews.co.kr
정부가 품질관리와 소비자보호를 위해 시행하고 있는 각종 인증마크에서 여러 허점이 드러나면서 제구실을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통해 '환경마크'의 허술함이 드러났고 '유기농마크'는 살충제 달걀을 걸러내지 못했다. 부품값 거품을 빼기 위해 도입된 '자동차 대체부품 인증제도' 역시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 <못 믿을 인증마크> 기획을 통해 각종 인증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짚어보고 해결방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주]

친환경 제품임을 보증하는 '환경마크' 제도에서 연이어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인증 기준'이 협소해 유해물질이 포함된 제품들을 걸러내지 못하는가 하면, 인증이 만료 혹은 취소된 기업들이 환경마크를 버젓이 내걸어 '사후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환경마크 제도는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지원법'에 근거해 환경부가 시행하는 인증제도다. 재료와 제품을 제조·소비·폐기하는 전 과정에서 자원을 절약하고 오염물질의 발생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제품들을 선별해 환경마크를 부여한다.

환경마크를 통해 소비자에게는 제품의 환경성 정보를 제공하며 기업에게는 친환경제품을 개발·생산하도록 유도해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생활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그러나 당초 취지와 달리 인증제도 곳곳에 허점이 드러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환경마크는 환경부와 그 산하기관인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함께 맡고 있다. 환경부는 환경마크제도 관련 법규 제·개정 등 제도 전반을 총괄관리하며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환경마크 대상제품 선정, 환경마크 인증 사후관리 등을 전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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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환경마크 홈페이지

◆ 가습기 살균제부터 라돈 매트까지...CMIT·MIT 사용제한 물질 분류조차 안돼

환경마크 인증 과정에서의 '인증 기준'이 협소해 유해물질 제품들을 미처 걸러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지난 2014년에는 인체 유해성이 검증되지 않은 소화기에 '환경마크'를 부착한 일로 뭇매를 맞기도 했다. 2014년 국정감사에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환경을 파괴하고 인체에도 유해한 물질인 HCFC를 적용한 소화기에 환경부 산하기관인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친환경 인증을 내준 점을 문제로 꼬집었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16년에는 환경마크 부착 세정제에 가습기살균제 성분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져 한바탕 논란에 휩싸였다.

서울시 동작구에 사는 박 모(여)씨는 친환경 마크가 붙어 있는 세정제를 구입했다가 '가습기 살균제 물질'이 들어있다는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 제품에 환경마크가 부착돼 있어 안전할 거란 생각에 구입한 박 씨. 그러나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들어있다는 말을 듣고 충격에 휩싸인 박 씨는 "친환경 마크를 과연 믿을 수 있는 것이냐"고 토로했다.

환경부가 환경인증 마크 실태를 조사한 결과 세탁용 세제, 섬유유연제 등 세정제에 CMIT와 MIT가 함유돼 있었다. 당시 환경부 관계자는 "환경마크 인증 과정에서 CMIT와 MIT가 사용제한 물질로 분류돼있지 않았다"며 추후 환경마크 인증 기준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비슷한 상황은 2018년에도 되풀이됐다. 지난 5월에는 친환경마크가 부착된 침대에서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이 검출됐다. 이는 친환경 인증 기준에 '방사능 물질 방출량'을 측정하는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당시 환경부는 친환경 인증을 받은 국내 153개 매트리스 제품 전수조사에 착수했고 환경마크 인증 조건에 '라돈'을 추가하기 위해 고시 개정 작업에도 돌입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국내 안전 기준이 허술해도 너무 허술한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환경부 관계자는 "라돈의 경우 '방사능 검사'는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소관 주체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 환경마크와는 관련성이 떨어진다"면서 "하지만 소비자들이 국내 인증 제도에 대한 우려가 많은 만큼 환경부에서도 소관 주체의 검사 결과를 추가로 '재확인'하는 방향으로 나아가 좀 더 안전하게 인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현재 환경마크의 인증 기준은 제품마다 다르며 추후 논의에 따라 제·개정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 일단 취득하면 끝? 사후관리 조사 10% 불과...'취소'돼도 환경마크 버젓이 부착

환경마크 인증 이후의 사후관리 부실도 문제다. 환경마크 사후관리는 환경부 산하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 전담한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매년 사후관리 대상 업체로부터 '자체 품질관리내역서'를 받은 후에 시중제품 수거나 불시 생산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인증 취득 이후에 현행 인증기준에 부적합하다고 판단될 경우 환경마크 인증이 취소된다.

그러나 사후관리 대상 가운데 실제 사후관리 조사가 이루어지는 제품은 10%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마크의 사후관리 대상은 인증 후 1년이 경과한 제품이다. 2012년부터 2017년 8월까지 연평균 5700여 개 제품이 해당됐다. 하지만 실제 사후관리 조사가 이루어지는 제품은 연평균 730여 개 정도에 불과했던 것이다.

대상 제품 가운데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제품이나 화장지, 세제 등 생활밀착형 제품에 사후관리가 우선 이루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그밖의 환경마크 제품은 사후관리가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다보니 소비자들의 인증 신뢰도는 낮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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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 취소 후에도 환경마크를 버젓이 부착하는 기업들이 많은 것도 인증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2017년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국환경산업기술원으로부터 '환경마크 인증취소 조치 자료'를 받아 실제 제품정보와 비교한 결과 인증 취소 후에도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환경마크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환경마크 무단 사용으로 고발 조치된 건수는 24건인데 비인증 제품에 환경마크를 무단 사용한 사례가 18건, 인증기간 종료 후 사용이 2건, 인증취소 제품에 환경마크 사용이 2건, 기타 2건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환경마크 사후관리 부실의 원인으로는 담당 인력의 부족이 첫 손에  꼽힌다. 환경마크 제품은 1만5000여 개 제품에 달하는데 그에 비해 사후관리 인력은 2017년 기준으로 단 2명에 불과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관계자는 "사후 관리 담당 인력이 많지 않아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017년 문제가 제기된 이후로 사후관리 담당 인력이 기존 2~3인에서 6인 체제로 늘었다. 기존에 운영하던 '외부심사원' 제도의 예산 또한 늘었으며 시민단체 등과 함께 협력해서 사후관리에 보다 힘쓰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11월 환경마크 취소제품에 대한 허위광고 규제를 강화하는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지원법'을 발의했다. 환경마크 인증이 취소되면 30일 이내에 마크를 제거해 이행실적을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어 법안 통과시 사후관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한태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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