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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조달금리 공시 '차질'...기대효과도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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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조달금리 공시 '차질'...기대효과도 미지수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8.12.06 0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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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협회(회장 권용원)가 당초 지난 달까지 시행하기로 했던 신용거래융자 조달금리 공시가 지연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협회 측은 증권사의 자본조잘 방식이 복잡해 이를 단일 금리로 공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현재 막바지 작업중에 있고 빠르면 이 달 중으로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조달금리를 종시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금리 인하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금융당국의 정책 목표가 달성될 수 있을 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증권사의 경우  은행권보다 자본 조달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조달금리를 공시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 증권사 자본조달 복잡해 공시기준 마련 난항

공시제도 도입이 다소 지연되는 것은 은행과 다른 증권사의 자본조달 방식으로 인해 공시를 획일화 하기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수신 기능이 있는 은행은 상대적으로 저금리에 막대한 자본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대출금리도 다른 업권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공급할 수 있다.

그러나 증권사는 기업어음(CP)이나 전자단기사채, 한국증권금융 차입 등 자본 조달 수단을 다변화해야해 조달 금리로 천차만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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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금융투자회사들은 공시제 도입 자체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공시 방법과 수준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조달 금리를 공개한다는 것은 제조업에서의 '제조 원가'를 공개하는 것과 같아 각 사별 영업기밀을 공개하는 것과 다름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조달금리는 낮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높은 대형사에 유리한 결과로 나타나 경쟁력에서 밀린 중·소형사의 영업력 감소가 불가피해 또 다른 파장을 낳게 될 부담도 짊어질 수 있다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조달 코스트는 내부적으로 매월 산정되고 있고 가중치를 부여하면 되기 때문에 공시 자체는 어렵지 않으나 문제는 조달 코스트가 회사의 영업 기밀이라는 점"이라며 사견을 전제로 "금리 산정기준 외에 공시를 하는데 있어 협회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조달 코스트는 결국 회사의 신용도에 따라 결정되는데 대규모 자본을 바탕에 둔 은행이 증권사보다 낮을 것이고 증권사 내에서도 중·소형사보다는 대형사가 유리한 구조"라며 "결국 조달 코스트가 완전히 공개되면 대형사에 금리인하 압박이 들어올 것이고 인하 여력이 없는 중·소형사는 경쟁에서 밀리는 양극화가 나타나 또 다른 문제를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투자협회 측은 현재 공시작업 준비가 대부분 완료가 됐고 프로세스상 마지막 테스트가 진행중이어서 늦어도 이달 중으로는 공시가 된다는 입장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현재 마지막 테스트 진행중이며 공시 시기는 확정적이지 않으나 최대한 12월 중으로 공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공시제 도입돼도 금리인하 효과는 물음표

한편 일각에서는 신용거래융자 조달금리 공시제도가 도입되더라도 인하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도 있다.

증권사들이 이미 대고객 이벤트를 통해 신용거래융자 금리를 최저수준 또는 일부 증권사는 무이자 정책을 사용하면서 과열 경쟁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비대면 신규고객이나 휴면고객 등 새로운 고객확보를 위한 프로모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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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15일 이하 단기 대출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인하하고 있어 현재 연 3~4%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금리를 이미 합리적인 수준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반론이다.

실제로 조달금리 공시제도에 앞서 지난 9월부터 '대출금리산정 모범규준'이 도입됐지만 이후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금리는 사실상 '요지부동'으로 금리인하 유인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대표 유상호)이 지난 9월부터 VIP·로얄등급 고객에 한해 7일 이내 구간 적용금리를 연 4.9%에서 4.7%로 0.2% 포인트 하락하는 등 해당 등급의 고객 신용거래융자 금리를 0.2% 포인트 일괄 인하했다.

삼성증권(대표 장석훈)도 7일 이하 구간을 신설해 금리를 기존 연 5.9%에서 4.9%(지점·은행연계 계좌)로 1% 포인트 인하했다. 하이투자증권(대표 김경규)도 9월부터 91일 이상 구간 금리를 11.0%에서 9.9%로 1.1% 포인트 인하했다.

그러나 삼성증권은 15일 이하 구간부터는 지점·은행연계 계좌 기준 종전대비 0.3~1.3% 포인트, 비대면계좌 기준 1.6~2.8% 포인트 인상시켜 금리인하 효과를 무색케 했고 한국투자증권도 골드·프라임·패밀리 등급 고객의 금리는 기존과 다르지 않다.

다른 증권사의 경우 금리산정 모범규준 도입 이후에도 금리 변동이 전혀 없는 상황. 오히려 최근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증권사 조달금리 인상까지 우려돼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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