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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각자대표제 도입 잇달아...신속성·전문성에 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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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각자대표제 도입 잇달아...신속성·전문성에 강점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8.12.2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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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에서 '각자대표제'를 도입하는 증권사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다른 금융권에 비해 업무범위가 방대한 증권업 특성상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단독 대표제를 적용하고 있는 증권사 중에서도 일부는 부문별 대표를 세워 효율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조직을 구성하고 있어 향후 각자대표제 적용 증권사가 늘어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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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 중에서 각자 대표제를 적용하고 있는 곳은 미래에셋대우(대표 최현만·조웅기)와 KB증권(대표 윤경은·전병조), 신영증권(대표 원종석·신요환) 등 3곳이다. 각자 대표제처럼 복수 대표이지만 모든 업무를 함께 총괄하는 '공동 대표제'는 유안타증권(대표 서명석·황웨이청)이 적용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통합법인이 출범한 지난 2016년 말 이후 현재까지 최현만-조웅기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최현만 대표이사(수석부회장)는 경영혁신과 글로벌, 디지털 부문을 담당하고 조웅기 대표이사(부회장)가 기업금융(IB)와 트레이딩 부문을 총괄하는 형태다.

미래에셋대우는 (구)미래에셋증권이 지난 2011년 5월부터 당시 조웅기-김신 각자 대표이사를 선임하면서 각자대표 체제를 처음 적용했고 이후 단독·각자대표 체제를 반복하다가 현재 통합법인 출범 이후로는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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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윗줄) 최현만·조웅기 미래에셋대우 각자 대표이사 (아랫줄)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 내정자

KB증권도 지난해 통합법인이 출범한 뒤로 각자 대표체제를 도입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당시 (구)현대증권 수장이었던 윤경은 대표이사와 (구)KB투자증권 수장이었던 전병조 대표이사가 각각 자산관리·S&T(윤경은 대표)와 IB(전병조 대표) 부문을 책임지는 각자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지난해 조직개편을 하면서 윤경은 대표가 자산관리와 S&T 외에도 홀세일, 디지털혁신 부문을 추가로 담당하게 됐고 전병조 대표는 IB와 글로벌 부문에 집중하는 역할로 소폭 조정이 있었다.

최근 KB증권은 새로운 대표이사를 선임하면서 종전대로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하기로 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노조를 비롯해 일원화된 의사결정과 효율성 차원에서 단독 대표이사 체제 도입을 주장하기도 했지만 은행 출신의 박정림 내정자와 IB 전문가 김성현 내정자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현재 두 대표이사의 역할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지만 기존 윤경은-전병조 대표이사 체제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박 내정자가 직전까지 KB금융 WM총괄을 역임했고 김 내정자는 IB부문 총괄을 이어왔기 때문에 업무 연장선과 전문성을 감안해 박 내정자가 윤경은 대표, 김 내정자가 전병조 대표 역할을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신영증권은 각자 대표이사 체제이지만 앞선 두 증권사와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원종석·신요환 두 대표이사의 직제상 모든 업무를 총괄하고 있지만 세부적으로는 원 대표이사는 신규 비즈니스 발굴쪽으로, 신 대표이사는 경영전반을 총괄하는 역할로 구분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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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윗줄) 원종석·신요환 신영증권 각자 대표이사 (아랫줄) 서명석·황웨이청 공동 대표이사

반면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공동 대표이사 체제를 적용하고 있는 유안타증권은 서명석·황웨이청 대표가 2014년부터 5년 째 공동대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이 각자 대표체제를 선호하는 원인에 대해 업무의 효율성을 꼽고 있다. 쉽게 비유하자면 특정 비즈니스를 실행하면서 대표이사의 승인이 필요할 때, 각자 대표이사 체제라면 해당 사업부문을 총괄하는 대표이사의 승인만 받으면 되지만 공동 대표이사 체제에서는 두 대표이사의 승인이 모두 필요하다는 것.

특히 최근 증권사 비즈니스가 자산관리(WM)와 기업금융(IB)을 양대 축으로 업무 영역이 방대해지고 있다는 점도 각자 대표이사 체제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각 대표이사가 독립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빠른 의사결정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경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를 제외하면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적용한 금융회사가 미래에셋생명(대표 하만덕·김재식) 1곳이라는 점도 업계만의 특수한 비즈니스 환경이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처럼 다양한 비즈니스를 하면서 신속성이 요구되는 업무를 할 때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는 전문성과 신속성을 모두 가져갈 수 있다"면서 "단독 대표이사 체제에서는 업무가 과중되고 시야가 좁아질 수 있다는 점, 공동 대표이사는 의사결정 시간이 느려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각자 대표이사 체제가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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