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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탐사플러스

[보험 공룡 GA㊦]상시모니터링, 수수료개편, 양자책임제 등 시급

2019년 01월 05일(토)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금융권에서 소비자 민원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이 보험사다. 보험금 지급거부, 자문의사제도 남용 등 다양한 문제가 속출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보험설계사로부터 파생되는 문제가 심각하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보험독립대리점(GA)의 급성장이라는 트렌드 변화가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GA는 금융감독의 사각지대에서 소비자 피해를 키워왔다는 원성을 받아왔고 결국 금융당국이 GA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천명하고 나섰다. GA로 인해 파생되는 소비자문제와 제도적 한계, 보완방안을 3회에 걸쳐 집중 분석한다.[편집자 주]

금융당국이 비대해져버린 GA 관리감독 강화를 위해 여러 시스템 도입과 보험업법 개정을 추진 중이지만 실효성도, 개정 성공가능성도 미지수인 상황이다.

GA는 2017년 말 3만1496개(법인 4482개, 개인 2만7014개)로 소속된 설계사는 22만3168명이다. 은행 등에서 보험을 파는 방카슈랑스(17만6750명)나 각 보험사 전속 설계사(18만8956명)보다 많은 수준이다.설계사 3000명 이상인 대형 GA가 13개고, 500명 이상은 55개에 이른다.

설계사 3000명 이상 대형 ga 현황.png


이렇게 몸집이 커지면서 소비자피해 역시 급증했다. 고객에 대한 불성실 고지와 설계사들이 높은 수수료를 찾아 무책임하게 GA로 이동해 버리는 일이 많아지면서 '고아 계약'이 속출하는 등 GA 관련 민원이 끊이질 않았다. 지난 2017년 생명보험 기준 GA의 불완전판매율은 0.63%로 보험사 전속 설계사(0.29%)의 두 배를 초과했다.

대리점이라는 호칭이 무색할 정도로 대형 GA의 보험 판매력은 커졌지만 금융당국의 규제는 사실상 '사각지대'였다. GA에 대한 내부통제, 공시의무, 보고의무, 등에 대한 구체적인 감독규정조차 없었다.  

◆ 금융당국 GA관리감독 강화 선언...실효성은 여전히 미지수

언론 등으로부터 비판여론이 확산되자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5월 GA 상시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키로 했다.

금감원은 GA를 상시 감시하는 지표를 만들어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금감원과 각 보험협회 및 보험사와 함께 보유한 자료를 토대로 19개 지표가 선정됐다. 이 중 핵심지표는 불완전판매율, 민원발생률, 월초·말 계약집중률, 13·14회차 계약유지율, 설계사 수 변동성, 월납보험료 변동성 등이다.

금감원은 각 지표를 점수화해 GA를 평가, 점수가 낮은 '취약 GA'는 개선방안을 내도록 하고 집중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보험대리점 상시모니터링.jpg

그러나 금감원의 인력 한계상 이러한 지표를 만들어도 상시모니터링이 활발하게 진행되기란 힘들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금감원은 지난해 9월 GA에 대한 대대적 관리감독 강화 방안을 발표한다.

금감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GA의 모집 실적 등 주요 경영 현황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GA들의 계약유지율, 불완전판매율, 설계사 정착률, 계약 철회율 등 신뢰도 지표를 소비자들이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이를 통해 GA들의 계약유지율, 불완전판매율, 설계사 정착률, 계약 철회율 등 신뢰도 지표를 조회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경쟁 과열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수수료 체계 개편'이라는 규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당국은 보험사 전속 설계사와 GA 소속 설계사간 판매 수수료 격차가 설계사 이직을 부추겨 '고아계약' 등 소비자 피해를 야기한다고 보고 보험사 소속 설계사와 GA 소속 설계사간 수수료 차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현재 보험설계사 사업비와 수당, 수수료 체계 개선을 위한 보험업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금융위는 계약 체결 때 설계사가 받는 수수료와 수당 등을 모집 종사자별로 차등 지급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소속 설계사가 100명 이상인 중대형 GA가 공시 의무를 세 차례 이상 지키지 않으면 등록을 취소하는 ‘삼진아웃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현재는 중대형 GA를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적용할 예정이지만, 향후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하면 점차 적용 범위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이러한 방안들이 발표됐어도 GA 관리감독이 개선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점이다.

금감원 감독 인력 절대 부족...대형 GA 중심의 '선택과 집중' 필요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금감원이 GA에 대한 관리 감독을 보험사 감독처럼 철저하게 하기가 인력의 한계로 어렵다는 점이다.

법인 GA만 하더라도 4482개나 되는데다 GA들이 연합해 대형사로 몸집을 불려 수수료 수익을 올린 뒤 문제가 생기면 폐업해 버리는 일이 다반사다. 이 때문에 금감원은 시책 경쟁이 벌어졌을 때도 근원지인 GA가 아니라 손보사를 검사했다. 지난 2010년 경 금감원은 GA 관리에 한계를 느끼며 보험협회에 업무를 위임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GA 경영실태 평가,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실태조사를 정기적으로 진행 중이지만 인력난에 허덕이면서 일회성 제재에 끝나는 경우가 다반사다. 내년 9월 GA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더라도 이러한 인력 한계로 GA 관리 감독 소홀이 지속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GA 업계가 점차 성장하면서 중소 보험회사가 대형 GA를 관리·감독하는 것이 어려워 진 상태다. 보험사도, 금감원도 관리감독이 어렵다면 누가 하냐는 의문이 남는다.

결국 '전부'보다 '일부'에 대한 관리감독을 선택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갖는다. 소속설계사가 3000명이 넘어가는 대형 GA만이라도 강력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들에 대한 관리감독이 강화되면 나머지 중소 GA에게도 선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소속 설계사가 3000명이 넘어 웬만한 보험사보다 덩치가 큰 GA만 13곳”이라며 “이들 대형 GA만이라도 금융당국이 보험사 수준으로 관리감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한 의미에서 올해부터 금융지주사가 GA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의미가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 13일 은행을 포함한 금융지주사에서도 GA를 설립하도록 하는 금융지주회사 감독규정 일부 개정안을 공고했다.

금융위는 그동안 금융지주 자회사는 보험대리점 업무를 영위할 수 없으므로 GA를 손자회사로 소유할 수 없다고 법령해석을 내렸다. 금융지주회사법에서 금융지주 산하에 자회사를 병렬적으로 배치해 시너지 등 업무상 연관이 있는 경우 외에는 자회사가 다른 회사를 지배할 수 없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 일부 개정으로 금융지주 자회사도 GA를 자회사로 둘 수 있는 요건을 갖추게 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지주사가 GA 자회사를 설립하면 비용 효율성인 문제나 GA 설계사에 대한 관리·감독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금융지주사 GA 자회사가 솔선수범하면 GA 시장의 자율정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GA 수수료 산정체계 개편 '난항' 예고...금융당국 강력한 의지갖고 추진해야
보험설계사 수수료 비교.jpg

GA가 불완전판매를 하게 되는 가장 큰 배경인 GA 수수료 산정체계 개편도 난항이 예상된다. 금융위가 열심히 관계자들을 설득 중이지만 보험업법 개정은 산넘어 산이다. 보험사와 GA의 입장이 엇갈리는 데다 GA 내부에서도 대형 대리점과 소형 대리점의 의견이 첨예하게 맞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가 개정하려는 구체적 내용은  모집 종사자별로 차등을 없애 GA의 높은 수수료 구조를 바꾸겠다 것이다. '계약체결비용에서 지급되는 수수료·수당 등의 보수와 그 밖의 지원경비는 모집 종사자별로 차등 지급해선 안 된다'는 규정을 추가할 계획이다. 또 수수료를 초기에 많이 떼는 관행을 없애고 장기간에 걸쳐 나눠 지급하도록
하는 방법도 강구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GA 설계사 수수료 체계의 불합리한 사항을 개선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GA 이해 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만나 의견 조정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해관계가 엇갈려 진행이 더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형 GA는 보험사에서 받는 수수료를 설계사에게 전부 주는 것이 아니라 일부를 떼서 회사 운영비로 쓰는데 규모가 클수록 임대료, 관리비 등 유지비가 많이 들어 전속대리점과 동일한 수준으로 수수료를 받으면 GA 운영이 어렵고 경쟁력도 떨어진다는 이유로 강력 반대하고 있다. 

장기간 수수료를 나눠받는 것은 중소형 및 1인대리점들이 반대하고 있다. 중소형 및 1인대리점은 설계사가 소수거나 혼자라 이동에 대한 부담이 적어 일시적으로 소득이 줄어드는 수수료 분납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GA 수수료 개편은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과 연결돼 있으므로 금융당국의 보험업법 개정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금융소비자연맹 강형구 금융국장은 "여러 이해관계로 주저하는 동안 애꿎은 소비자들만 불완전 판매로 고통받고 있다"며 "GA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수수료 개편을 위한 보험업법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 배상책임 두고도 팽팽한 대치...양자 책임으로 보험업법 개정되야

소비자들의 손해배상 책임을 누가 지느냐를 두고도 GA와 보험사 간에 팽팽한 의견대립이 펼쳐지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채이배 의원(바른미래당)은 최근 대형 GA에도 소비자 피해에 대한 배상책임을 부과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대형 GA에 직접적인 배상책임을 부과해 소속 설계사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도록 했다.

만약 배상책임이 있는 GA가 해산되거나 소비자 피해를 배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는 현행법과 같이 보험사가 배상책임을 부담하도록 했다. 현행 보험업법은 특정 보험사에 소속되지 않고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판매하는 GA나 GA 소속 설계사의 부실 모집행위로 인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 모집을 위탁한 보험사에 배상책임을 부과하고 있다.

채 의원은 “일부 대형 GA는 보험 판매시장의 실질적 지배력이 웬만한 중소형 보험사보다 크다. 이 때문에 중소형 보험사가 대형 GA를 관리·감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면서 “GA도 이제 규모에 걸맞는 책임의식도 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험사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 전속 설계사 출신이 불완전판매를 많이 한다할지라도 결국 GA에 가서 한 것이기 때문에 GA 소속 설계사의 문제"라며 "보험사의 교육대로 하지 않고 마음대로 판매를 한 GA에 책임을 부과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반면, 대형 GA들은 극렬히 반대하고 있다. 채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 대해 대형 GA 관계자들은 긴급 회의를 갖고 현행 보험업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배상책임 주체가 변경될 경우 GA업계의 생존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국보험대리점협회는 보험업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GA 입장을 채 의원에게 전달했다.

한국보험대리점협회 관계자는 개정안과 같이 대형 법인보험대리점에 1차 배상책임을 부과하는 제도가 도입 될 경우 보험소비자는 오직 대형 법인보험대리점을 상대로만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고 보험회사를 상대로는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없게 되어 오히려 보험소비자 보호에 역행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보험계약 체결 전 사전심사도 보험회사가 하고 있고 보험계약 체결의 결정권도 보험회사에게 있기 때문에 보험계약에 대한 1차적인 판매자 배상책임은 최종 판매자인 보험회사에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보험사와 GA 양자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차로 배상책임을 누구에게 지우게 할 것이냐가 아니라 양자 모두 책임을 지도록 법안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민법상 불완전판매를 하는 GA와 상품의 주인인 보험사가 모두 배상책임을 지는게 맞다고 본다"며 "누구에게만 책임을 지우는 게 아니라 GA, 보험사 모두 합리적 수준에서 공동으로 책임을 지도록 보험업법 개정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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