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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소비자과제-보험] 설명의무 강화 · 자문의남용 규제 · GA 모니터링 등 시급

2019년 01월 07일(월)
황두현 기자 hwangdoo@csnews.co.kr
소비자보호 문제 가운데 상당수는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복잡하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현실상황을 정부의 정책과 제도가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보호 이슈를 심층분석해온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은 새해를 맞아 각 분야에서 제도개선이 필요한 소비자정책과제를 5가지씩 선정했다. 개선이 필요한 문제와 해법에 대한 전문가 의견 등을 업종별로 살펴본다. [편집자 주]  

2018년은 금융소비자와 보험사의 '불신'이 최고조에 이른 한 해 였다.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소비자주권을 지켜주지 못하는 현행 제도의 부실함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보험계약자에 대한 보험사의 설명의무 미비 및 약관의 상세한 고지누락의 한계에서 비롯한 즉시연금 미지급 논란으로 보험업계는 태풍에 휘말렸다.상품판매 시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보험사 위주의 현행 제도가 개선되지 않아 소비자의 불만이 지속되는가하면 급성장한 보험대리점(GA)의 불완전판매 문제도 여전했다.

보험금 지급거부와 관련한 소비자에게 불리한 정책들도 여전했다.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보험 관련 민원 유형 중 보험금산정및지급과 관련한 내용은 1만 7043건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손해보험은 전체 민원의 46%가 보험금에 대한 유형으로 소비자 불만이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특히 ❶부실한 상품설명 의무 ❷소비자에 불리한 손해사정 ❸고지누락을 내세운 보험금지급거부 ❹자문의사제 남용 ❺보험대리점의 불완전판매 문제의 해결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불완전판매 유발하는 반쪽짜리 상품설명의무 

보험사의 상품 설명의무에 관한 제도 사각지대는 불완전판매의 주 원인으로 지적받아왔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현행 상법(638조)은 약관의 주요내용을 소비자에게 설명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보험업법에서는 주계약 보험료 등 11가지 사항만 설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계약자에게 꼭 필요한 사항을 설명하라는 상법의 취지를 보험업법이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설명의무는 계약내용을 잘 모르는 계약자가 보험사의 상세한 설명을 듣고 계약을 체결하게 함으로써 소비자가 불이익을 입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취지다. 

이를 테면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질병이 다 나았거나 직업상 보험 고위험군에서 저위험군으로 바뀌었을 때 보험료를 낮춰달라고 요구하는 '보험감액청구권' 등은 상법상 설명의무에 포함될 수 있으나 보험업법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민병두 의원실에 따르면 2016년 보험회사의 보유계약 건수 대비 보험료감액청구는 0.95%에 불과했다.

윤민섭 한국소비자원 책임연구원은 "보험상품의 목적이라든지 가입자의 목적에 따라 중요사항이 달라질 수 있는데 현재 보험업법은 특정 의무만 지키면 설명의무를 이행한다고 판단한다"며 "원칙주의 형태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상품설명 확인 절차도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설명을 충분히 듣지 못했더라도 설계사의 요구에 따라 '자필서명'을 하거나 해피콜을 통해 '예'라는 답변을 했다면 보험사의 책임을 벗어난다. 보험사는 추후 분쟁이 발생하면 이를 근거로 상품 설명의무를 충실히 했다고 주장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형식적이고 기계적인 자필서명과 해피콜을 개선해 상품설명 부실에 따른 책임을 소비자가 혼자 뒤집어 쓰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손해사정 개선안 내놨지만...여전히 반쪽짜리

불공정한 손해사정제도 역시 개선이 필요한 항목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지급거부 관련 민원이 발생하고 나아가 불완전판매의 원인이 되고 있다. 

손해사정은 보험사고 발생에 따른 손해액과 보험금 액수를 평가하는 업무다. 보험사는 손해사정이 끝나면 지급심사를 거쳐 보험금 내역을 결정한다. 보험계약자와 보험사 사이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손해액 평가가 필수다. 

현행 손해사정제도는 자기손해사정을 금지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자기손해사정을 허용하는 실정이다. . 보험사가 자회사를 만들어 모회사의 보험사고에 대해 손해사정을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손해사정법인만 선택해 보험금을 적게 지급하려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나 삼성·교보·한화 등의 생보사도 손해사정 자회사를 설립해 모회사의 업무를 맡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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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위원회 제공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문제를 풀기 위해 올해 상반기부터는 보험사를 믿기 어렵다고 판단한 보험계약자가 손해사정사를 직접 선임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이조차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초 금융위는 보험사의 동의없이 선임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해왔지만 보험업계의 반발이 이어지자 소비자의 손해사정사 선임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보험사가 합리적인 동의 기준을 마련하는 선으로 한발 물러섰기 때문이다. 

이에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 오중근 본부장은 "금융위원회가 약속한 ‘소비자 손해사정사 선임권’ 부여 과제는 보험업감독규정만 바꾸면 되는 손쉬운 일임에도 보험업계의 반대로비에 1년 여가 지나도록 시행을 하지 못하는 것은 무능의 극치로 밖에 볼수 없다"며 "보험사가 빼앗아간 소비자권리를 한시라도 빨리 되찾아 주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즉시연금 미지급 사태 불러온 보험사 고지누락

소비자가 알기 힘든 즉시연금 상품구조를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제대로 고지 하지 않아 발생한 피해에 대한 해법 마련도 올해 풀어야 할 과제다. 삼성생명에서 시작된 즉시연금 과소지급 문제는 올 한해 급기야 소비자와 시민단체의 공동 소송까지 불러 일으켰다. 

만기환급형 즉시연금의 경우 만기 시 환급금 마련을 위해 사업비 등 일정 금액을 매월 보험료에서 공제해 준비금으로 적립하는 구조다.이로 인해 매달 가입자에게 주는 이자에서 만기 보험급 지급을 위한 재원을 공제했다는 분쟁에 휘말렸다.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가 민원인의 손을 들어줬고 삼성생명은 대상자에게 미지급금을 돌려주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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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단체 금융소비자연맹(대표 조연행)이 생명보험사를 상대로 즉시연금 관련 공동소송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금소연은 2차 참여자까지 모집을 끝낸 상황이다.

하지만 금감원이 일괄지급 하라는 권고를 내리자 삼성생명은 거절 의사를 밝혔고 한화생명 등 다른 보험사들도 같은 입장을 내비쳤다. 생명보험사는 이러한 약관이 보험의 기본 구조라고 주장하지만 금감원은 이 구조를 계약 당시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며 즉시연금 실태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시민단체는 즉시연금과 관련해 생명보험사를 상대로 공동소송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 조연행 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소비자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 생보사를 상대로 공동소송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논란을 빚고 있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KDB생명, NH농협생명은 각각 약관 유형이 다른만큼 금융당국의 조사 결과에 따라 생보사별로 희비가 갈릴 수 있다. 

보험사 자문의사제 남용 언제까지?

보험사의 의료자문제도가 보험사의 합법적인 보험금 미지급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의료자문제도는 손해사정사가 보험사고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요구되는 사항에 대해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춘 자에게 조사를 의뢰하거나 자문을 의뢰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보험금 지급 여부를 두고 소비자와 보험회사의 입장이 나뉠 때 보험사 측에서 소비자의 동의를 얻고 자문을 구하는 것이 핵심인데 보험사가 선정한 자문의가 의견을 내리다보니 공정하지 못한 결과가 나온다는 평가가 많았다. 

지적이 이어지자 2013년 금융위원회가 개선방안을 통해 소비자단체, 보험업계, 의료업계 인사가 참여하는 '자문위원회'를 신설하게 중립적 자문기구를 설치하도록 했다. 

나아가 2016년 금융감독원은 불합리한 금융관행 개선의 일환으로 의료분쟁 관련 개선책을 내놓았다. 세부안은 ▲의료자문 절차개선 ▲보험사 의료자문 현황공시 ▲공정하고 신뢰성 있는 의료자문 프로세스 구성 ▲의료분쟁전문소위원회 구성·운영 으로 논의됐다. 하지만 최근까지 이행된 사항은 보험사 의료자문현황 공시와 의료분쟁전문소위원회 구성 2가지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해 말 이행시기를 지나 현재까지 이뤄진 안은 의료자문 공시 강화와 의료분쟁소위원회 구성 등 2가지에 불과하다. 제3의료기관 자문절차 설명 의무 도입 등은 요원하다. 반면 의료분쟁 발생 시 자문의나 주치의가 아닌 제3 의료기관을 통해 의학적 소견을 확인하는 내용이나 금감원이 전문의학회에 직접 읠자문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세스 구성도 현재로서는 요원하다. 

금감원 분쟁조정국 관계자는 "의료감정 분쟁해결 매뉴얼은 최근 국회에서도 보험업법 개정안이 발의되는 등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다만 제3 의료기관 자문 프로세스는 자문의 인력문제와 비용 문제 등에서 난항을 겪어 중장기과제 차원에서 점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불완전판매율 높은 보험대리점(GA) 규제 방안은?

독립보험대리점(GA)의 영향력이커지면서 불완전판매 등으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는 사례도 덩달아 늘었다.
불완전판매 비율.jpg

금감원에 따르면 2017년 GA가 제재를 받은 건수는 총 79건으로 전년의 20건 대비 4배 가량 증가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GA채널에서 판매되는 보험 상품의 불완전판매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GA의 불완전판매율은 0.28%로 전체 판매 채널 평균인 0.22%를 상회했다. 

업계에서는 GA에 대한 공시의무나 제재 규정이 없는 점이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높인다고 지적한다. 현행법상 보험대리점에 대한 경영 및 영업 공시 의무나 제재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대형 GA는 내부 점검 결과 등을 각 보험협회에 공시하지만 중소형사의 경우 보고 의무가 없다. 게다가 이들은 기업형GA가 아니라 연합형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운영 주체가 투명하고 공개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 GA의 공시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통합공시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공시 의무 미이행 일부 GA 등에 '3스트라이트 아웃'을 적용하는 등의 조치가 담겼다. 해당 시스템이 전 GA로 확대되면 불판율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정승희 연구위원은 "GA채널의 영향력에 비해 G를 감독할 수 있는 체계적인 규제는 마련되지 않아 GA의 권한과 책임에 대해 논란이 야기된다"며 "소비자보호를 위해서는 GA의 역햘을 보다 분명하게 설정하고 그에 맞는 체계적인 규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황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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