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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탐사플러스

[금융감독 사각지대-③P2P]연체율 급등에 폐업 속출...투자자보호 법안은 표류 중

2019년 01월 12일(토)
황두현 기자 hwangdoo@csnews.co.kr
'4차 산업혁명', 핀테크(Fin-Tech) 등의 이름 아래 새로운 형태의 금융산업이 연이어 출현하고 있다. 금융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는 긍정적 평가가 있는가 하면, 금융당국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유사금융'이라는 비판의 시선도 존재한다. 금융감독의 대표적인 사각지대로 꼽히고 있는 가상화폐와 P2P대출, 유사투자자문사의 현황과 문제점, 제도개선책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 직장인 A씨는 방송을 통해 '펀딩플랫폼'이라는 P2P 금융업체를 알게됐다. 적금의 수 배에 이르는 이자를 준다는 얘기를 듣고 그 동안 모은 자금 1억 원을 투자했다. 투자 초기에는 이자가 쏠쏠하게 들어오면서 성공적인 결정을 내린 듯했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조금씩 연체가 발생하더니 급기야 원금조차 상환받지 못했다. A씨는 "업체를 찾아갔지만 영업방해라며 문전박대를 당했다"고 호소했다. 

개인 간 직접금융(P2P)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이를 통제할 법제화가 지연되면서 소비자들이 '규제 사각지대'에서 고통을 받고 있다. 수익률이 높은 편이기는 하지만 투자자 보호가 미흡해 원금을 떼여도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다. 

P2P 대출은 기업이나 개인이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대출계약을 체결하는 형태의 금융서비스다. 거래 플랫폼을 제공하는 P2P 대출업체는 차입자의 대출수요 정보를 파악해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를 모집하는 방식으로 온라인에서 대출중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급성장에 따른 성장통 심각

국내 P2P대출 시장은 2006년경 머니옥션을 시작으로 탄생했다. 2015년까지 대출 규모가 300억 원대에 그치는 등 한동안 활성화되지 않았다. 이후 2015년 8퍼센트', 렌딧 등이 출범해 시장을 주도하면서 지난해 누적대출액은 4조 원을 넘어섰다.

업체 역시 2015년 말 27곳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하반기에는 205곳까지 늘었다. 저금리 기조에서 수익높은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과 금융기관 문턱을 넘지 못한 차입자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p2p.jpg

하지만 성장통이 잇따르고 있다.

정식 금융기관이 아니다보니 투자자 보호제도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연체율 급등으로 인해 폐업이 잇따르고 있는 탓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6개월 동안 P2P 대출 취급실태를 점검했더니 20개사에서 사기 및 횡령 혐의가 포착됐고 4개사는 소재지 불명으로 파악됐다. 조사대상 178개 업체의 15% 가량에 문제가 있었던 셈이다. 이들 업체는 허위상품 등으로 사기 및 횡령을 저지르거나 건당 10%의 경품을 준다며 투자자들을 유혹한 것으로 드러났다.

근원적인 문제는 치솟는 연체율이다.

P2P금융협회 소속 회원사 기준 2016년말 1.24% 수준이던 연체율은 지난해말 5.4%까지 급증했다. 전체로 확대하면 이 수치는 더욱 나빠진다. 금감원의 업계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P2P 대출 평균 연체율은 12.5%다. 금감원은 관련 법령이 없어 연체율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지속적인 심사를 통해 연체율을 투명하게 관리하겠다고 설명했다. 

급기야 이낙연 국무총리까지 나서 "P2P대출은 규모가 급성장했지만 부실경영에 따른 부도와 사기성 상품판매로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며 "적절한 관리감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문제가 투자자 보호를 위해 P2P보험에 가입하는 등 자체적인 대책마련에 나섰다. 대형 P2P업체들은 손해보험사의 P2P보험 상품에 가입했다. P2P금융협회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회원사에 대한 관리감독을 시행중이다. 한국P2P금융협회 김병하 실장은 "회원사들에 자율규제안을 권고하고 이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위험신호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200여개에 이르는 전체 P2P업체 중 협회 소속사는 60여개에 불과하다는 점 등으로 미루어 전체 P2P 금융업계를 대표하고 자정노력을 주도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 논의 중인 법안도 한계 뚜렷.. "차입자도 보호해야"

정부도 발벗고 나섰지만 한계는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한층 강화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이달 1일부터 시행했다. 핵심은 P2P업체의 정보 공시 의무 강화다. 대출 상당수를 차지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대출금 용도, 관리체계 등으로 공시항목을 확대했다. 이 외에도 자금돌려막기 등 불건전하고 고위험 영업을 제한하고 투자자 자금 보호제도를 강화하는 등의 조치에 나섰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행정지도이기 때문에 소비자 피해 방지를 위한 관리체계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례로 정부는 '대부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P2P대출 연계대부업자에게 금융위 등록의무를 부여하고 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P2P 대출업체를 감독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위 등록 연계대부업자는 모회사인 P2P업체 수와 크게 차이나는 실정이다.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곳이 적지 않다.

지난해 P2P금융사는 200여 곳이 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금융위원회에 등록된 P2P대출 연계대부업자는 181곳(6월기준) 정도다. 이 중 실적을 자체적으로 보고한 업체는 122곳에 불과하다. 

국회입법조사처 기준하 금융공정거래팀 입법조사관은 "새로운 산업에 대한 정의나 효과적인 규제 방식을 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P2P 대출의 법적성격을 명확히 하지 못하고 있다"며 "업체는 위법 논란을 최소화 하기 위해 간접중개형 대출구조를 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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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는 민병두 의원이 대표 발의한 '온라인대출중개에 관한 법률안' 등 관련발의안 5건이 계류되어 있다. 국회는 지난해 11월 정무위원회 소위를 통해 논의를 시작했지만 금융위는 현행법 체계에서는 P2P금융시장 규제와 진흥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보고 별도의 법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정무위 소위에서 "P2P대출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여 차입자에게 대출하는 새로운 금융업"이라며 "별도의 법률로 규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논의 중인 법안은 차입자와 투자자 가운데 투자자 보호에만 편중되어 있어 정부안에서 추가적인 보완책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국소비자원 윤민섭 책임연구원은 "기존 금융권에서 채무자가 돈을 못갚는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지게 되면 신용회복위원회에 찾아가 채무조정을 할 수 있다"며 "반면 지금의 P2P시장에서 채무불이행을 신청한다면 투자자가 손해를 봐야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채무유예 신청 등을 통해 투자자와 채무자 모두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원구원은 이어 "P2P금융은 '양면시장'이라 투자자와 차입자 모두를 보호해야 하지만 논의 중인 법들은 대부분 투자자 보호에 쏠려있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황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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