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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기준 변경 앞둔 보험업계 계리사 확보 비상...2000명 가까이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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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기준 변경 앞둔 보험업계 계리사 확보 비상...2000명 가까이 부족
  • 황두현 기자 hwangdoo@csnews.co.kr
  • 승인 2019.01.23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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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회계기준 변경을 앞두고 보험업계가 경력 계리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시험 난이도를 낮춰 신규 인력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공급인력이 충분치 않을 뿐 아니라, 신규 인력을 당장 실무에 투입하기도 힘들어 보험사들의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한국보험계리사회에 따르면 22일 기준 생명·손해보험사에 등록된 계리사는 964명이다. 금융감독원의 지난해 6월 집계 당시 949명이었던 것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2017년 말 920명에 비하면 1년새 46명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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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별로는 지난해 6월 기준 삼성화재(126명), 삼성생명(124명), 교보생명(64명), 현대해상(60명), 한화생명(54명)이 50명 넘는 계리사를 보유했다. 생보업계 '빅3'로 꼽히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그리고 손보 '빅4'로 꼽히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가 전체 계리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에 비해 중소형 보험사는 계리사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한 중형보험사 관계자는 "당장은 계리경력이 많은 기존 인력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시험 난이도가 조정되어 계리사가 늘어나면 사람을 충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험계리사는 보험사의 책임준비금 등 각종 준비금 적립과 이에 해당하는 자산의 적정성에 관한 사항, 보험계약자 배당금 배분, 지급여력비율 계산 등과 관련한 업무를 한다. 2022년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기존에 판매된 보험상품의 지급여력과 재무상태에 미칠 영향 등을 새롭게 산출하는 핵심인력이라 중요성이 증대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제도 변경에 따른 적정 계리사가 3000명은 필요하다고 보고 있어 당장 수급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시험 난이도를 조정해 신규 인력을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그 규모가 5년 간 800여명 정도로 필요인력에 턱없이 부족하다다.

문제는 계리사 합격자를 늘리는 것으로는 보험사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험사가 당장 필요한 인력은 실무에서 꾸준히 경험을 쌓아 전문성이 확보된 계리사이기 때문이다.

한 보험사의 10년차 계리사는 "IFRS17은 단순히 회계기준이 바뀌는 게 아니라 책임준비금과 같은 기존의 용어가 완전히 사라지고 위험조정(RA) 등을 산출하는 만큼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 등장하는 것"이라며 "가보지 않은 길인만큼 단순히 자격증만 가지고 있다고 해서 당장 제도 변경에 맞춰 실무업무를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른 대형보험사 관계자는 "경력이 쌓인 계리사의 경우 타 보험사에서 직급 상승 등의 조건을 내세우며 스카웃을 제의하는 경우가 잦다"고 덧붙였다. 

보험업계 전문가는 보험환경 변화로 계리사의 전문성이 한층 더 요구되고 있다며 장기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계리사에게 요구되는 전문성이 다르므로 보험계리사를 별도로 선발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황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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