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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vs.미래에셋대우, 증권업계 첫 '영업이익 1조' 금자탑 세울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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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vs.미래에셋대우, 증권업계 첫 '영업이익 1조' 금자탑 세울 곳은?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9.01.22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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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하는 증권사가 올해 탄생할 수 있을 지 관심을 끈다. 

지난해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세전이익 1조 원' 목표를 내세웠다가 하반기 경기침체로 인해 실패했는데 올해는 몇몇 대형사를 중심으로 영업이익 1조 원 달성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대우(대표 최현만·조웅기)와 한국투자증권(대표 정일문) 정도를 후보군으로 꼽고 있다.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의 경우 '5년 내 영업이익 1조 원' 목표를 세우고 내실을 먼저 다지겠다는 계획이어서 시간이 다소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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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7일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 영업이익 목표치가 1조 원이라고 밝혔다.

선전포고는 한국투자증권에서 시작됐다. 최근 한국투자증권 사령탑으로 부임한 정일문 사장은 지난 7일 열렸던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하고 3년 내 당기순이익도 1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기선제압에 나섰다.

국내 증시 상황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로 반등하지 못하고 있지만 한국투자증권의 수익 포트폴리오가 이미 다변화 되어있고 투자금융(IB) 부문에서의 약진을 통해 비약적 성장을 이끌어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증권 내 각 사업부문과 카카오은행 등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 확대도 주문했다. 

경쟁 관계에 있는 미래에셋대우는 아직까지 올해 경영실적 목표를 밝히지 않았지만 한국투자증권 만큼의 과감한 목표치를 내세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미래에셋대우의 '경상이익 1조 원 달성'을 과감하게 제시했지만 하반기 국내외 증시 부진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예년 수준의 수익을 달성하는데 그쳤다는 점에서 미래에셋대우도 올해 절치부심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바람과 달리 증권가에서는 올해 두 증권사의 연간 영업이익 목표치를 6000~7000억 원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장 많은 수익 비중을 차지하는 브로커리지 부문의 정체로 비약적 성장까지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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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간 영업이익 예상치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자료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가 전년 대비 10% 이상 늘어난 6992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정일문 사장이 목표로 한 영업이익 1조 원과는 약 3000억 원 모자르다.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4825억 원에서 5229억 원으로 약 4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연결기준 실적을 반영하더라도 영업이익 1조 원 돌파를 위해서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30~40% 가량 늘어나야 하는 상황으로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녹록치 않은 목표다.

최근 한국투자증권이 '총수익스와프(TRS) 매매중개 제한 위반' 관련 금감원 징계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불안요소 중 하나다.

한국투자증권은 2017년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키스아이비제16차'라는 특수목적회사(SPC)에 대출해줬고 이 자금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자회사 'SK실트론' 지분 19.4%를 확보하는 데 활용됐다. 금감원은 이 거래가 최 회장에 대한 개인 대출로 볼 수 있어 '단기금융업의 경우 개인 신용공여 및 기업금융 업무와 관련 없는 파생상품 투자를 금지한다'는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해당 사안이 기업금융 업무의 일환으로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으로 현재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도 명확히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만약 초대형 IB 핵심업무인 단기금융업에 대해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진다면 올해 정 사장이 내세운 영업익 1조 원은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올해 예상 연간 영업이익은 7663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2000억 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마찬가지로 영업이익 1조 원까지는 격차가 있지만 한국투자증권보다는 약 700억 원 많은 것으로 증권업계 영업이익 1위 자리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미래에셋대우에도 불안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하반기 중국 및 미국시장이 급락하면서 간접적으로 투자하고 있던 중국 관련 주식과 4차 산업혁명 관련 주식의 평가손실이 대거 발생하면서 수익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국내 최대 자기자본(8조 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지만 글로벌 증시 하락에 따른 자기자본 투자의 손실 영향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익성 회복에 대한 우려는 남아있는 상황이다.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 투자규모는 지난해 3분기 기준 5조8000억 원으로 국내 최대규모인데 투자대상도 에너지인프라, 호텔, 오피스 빌딩 등 다양하다. 글로벌 증시 상황에 따라 대규모 자기자본 투자의 성과가 돌아올 수 있을지 여부가 올해 미래에셋대우 수익성 회복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PI투자의 경우 'high risk/high return'이 적용되기 때문에 글로벌 주식시장이 회복되는 경우 경쟁사 대비 매우 우수한 성과를 시현할 수 있다"면서 "다만 현재 글로벌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당분간은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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