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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5G 상용화 앞두고 '통신장애 보상' 약관 손볼까?

'3시간' '연속' 현실성 부족 지적에 정부 업계 "개정 검토중"

2019년 01월 30일(수)
송진영 기자 songjy@csnews.co.kr

오는 3월 5G 서비스 상용화를 앞두고 이동통신사의 통신장애 피해 보상 기준이 지금과는 달리 구체적으로 보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네트워크로 사람, 데이터, 사물, 기계 등 모든 것이 연결되는 일명 '초연결사회'로 빠른 변화가 불가피한 만큼  통신장애 발생 시 피해가 훨씬 막대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정치권은 물론 정부에서도 약관 개정 필요에 대해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통신 서비스에 대한 의존도는 상상 이상이다. 국민들의 생활은 기본이고 주요 안전 및 생활정보, 유통, 모바일 결제, 금융 등이 모두 이동통신과 연결돼 있다.

특히 5G는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원격 진료 등 사고 위험성이 큰 분야에 적용되는 만큼 통신장애는 곧 인명사고로 이어져 국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해보상 약관 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통신장애 피해보상 약관에 따르면 3시간 연속 이동전화와 인터넷 서비스를 받지 못하거나 1개월 누적시간이 6시간을 초과할 경우 시간당 월정액(기본료)과 부가사용료의 6배에 해당하는 금액(인터넷TV의 경우 시간당 평균요금의 3배)을 보상한다고만 명시돼 있다. 

하지만 직접적인 피해를 포함해 간접적인 피해 어느선까지 보상이 가능한지 확실치 않고 소상공인에 대한 피해 보상 기준도 없다.

◆ 이통사 피해보상 기준 현 시점과 맞지 않아...통신장애 겪은 소비자 불만 속출

지난해 11월 24일 발생한 KT 아현국사의 통신구 화재사고로 이틀 넘게 서울 서대문구, 마포구, 용산구, 중구, 은평구 등 5개 구와 경기도 고양시 일대가 마비됐다.

피해 지역에서는 유·무선 전화통화, 인터넷, IPTV 서비스 등과 같은 일상생활은 물론 식당·마트·편의점·커피숍 등의 카드결제, 현금지급기 사용, 병원 내 환자진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큰 차질이 빚어졌다.

또한 시민의 안전과 직결돼 있는 경찰청, 소방청, 국방부의 일부 통신까지 장애가 생겨 일각에서는 국가적 재난과 맞먹는 위기 상황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따라 KT는 약관에 의거해 보상 방침을 세우고 당시 피해를 입은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보상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보상을 놓고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보상액이 체감 피해 대비 부족하고 보상 대상 기준도 제한적이라는 것.

서울 강남구에 사는 김 모(남)씨는 화재 당일 중요한 업무가 있어 용산구에 있었는데 갑자기 통화와 인터넷 등 모든 것이 먹통이 됐고 2시간 동안 아무것도 못하고 불편을 겪다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다. 업무에 큰 차질을 빚었지만 결국 3시간 이상 피해를 겪지 않아 피해 보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김 씨는 “요즘은 10분만 통화나 인터넷 등이 되지 않아도 생활에 엄청난 차질을 빚는데 3시간 이상이라는 기준이 어이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경기도 광명시에 사는 문 모(여)씨도 피해 보상 대상에서 제외돼 불만을 호소했다. 문 씨는 당시 저녁에 직장회식으로 마포구에 있었고 통신장애를 3시간 이상 겪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함께 있었던 직장동료들은 피해 보상 대상자가 됐지만 본인은 제외됐다고. 문 씨는 “고객센터에 연락해 확인했지만 보상 대상이 아니라는 말만 반복할 뿐 도대체 어떤 기준인지 알 길이 없다”며 답답해 했다.

KT뿐 아니라 SK텔레콤, LG유플러스도 통신장애 발생 시 약관에 따른 보상을 진행하지만  피해 대비 ‘쥐꼬리 보상’이라며 공분을 사기 일쑤다.

KT 관계자는 “보상 기준이 모두에게 만족스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짐작한다. 그래서 이의신청까지 열어두고 불편을 겪은 이용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KT는 보상 약관에는 없지만 당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연간 소득 5억 원 이하)을 대상으로 피해를 접수해 ‘위로금’을 지급한다고 밝혔으나 소상공인협회는 ‘위로금’이 아닌 실질적인 ‘피해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맞섰다.

비난이 거세지자 KT는 원활한 해결책 마련을 위해 소상공인, 참여연대, 지방지치단체 등과 함께 ‘상생보상협의체’를 구성해 보상에 적극 나선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상생보상협의체’ 첫 회의에서 KT 화재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은 ‘영업손실 보상·보상체계 관련 약관 개정·재난 사고 발생 대비 매뉴얼 마련’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약관 개정 요구에 따라 자체적으로 논의에 들어갔으며 필요시 소상공인지원센터를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KT 관계자는 “보상 관련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논의 중이다. 약관 개정은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하는 부분이 있어 쉽지는 않겠지만 그 또한 지속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라고 언급했다.

◆ 다양한 분야와 산업에 적용되는 5G, 이통사의 안정성과 책임 기준 높아져야

일부 IT업계 전문가들은 “4G와 달리 5G는 이동통신뿐만 아니라 전 산업에 모두 적용될 전망이어서  이동통신사들이 가지는 공공성과 안정성, 신뢰성, 책임의 기준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반면 통신기술 발전과 함께 안전이나 보안 취약점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따라서 현재 약관에 명시된 3시간이라는 장애 시간은 거의 대부분의 생활이 통신을 통해 이뤄지는 현시점과는 맞지 않으며 보상액 기준을 보다 강화해야 하고 보상 대상도 명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소비자단체에서는 이통사 약관의 '3시간'이라는 시간과 '연속'이라는 규정이 5G 시대와는 전혀 맞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참여연대 김주호 민생팀장은 “5G시대에는 자율주행차나 원격의료 등의 기술도 도입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러한 경우 1분만 통신망이 불통이어도 생사가 좌우될 수있기 때문에 3시간이라는 시간도, 연속이라는 규정도 맞지 않는다. 다만 천재지변 등 통신망 장애는 피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통신 자체는 끊기지 않도록 이중화, 백업망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당장 3월부터 5G서비스 상용화가 예정되어 있는만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G 이용약관 인가 시 이러한 상황들을 충분히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노웅래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5G 시대로 이행되는 상황에서 통신 대란이 발생하면 경제적 피해뿐만 아니라 온 사회가 마비된다. 정신적 피해까지 포함한 약관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도 높게 지적했다.

이러한 IT업계와 소비자단체, 정치권의 이통사 피해보상 약관 개정 요구에 대해 정부도 많은 부분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약관 개정의 필요성을 놓고 “통신은 소비자들의 삶과 국가 시스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통신장애 보상 대상을 좁게 한정해둔 현재 통신사들의 약관을 전면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말에 크게 공감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관련 부처와 초안을 만들어 통신사들이 약관을 개정하도록 조치할 것이며 조만간 통신3사와 함께 협의할 것”이라고 전해 5G 서비스 상용화와 발맞춰 약관 개정이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통3사는 약관 개정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다각도로 검토해야 할 문제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약관 개정 관련 논의는 방송통신위원회 총괄로 이뤄질 계획”이라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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