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오너 3세 경영인 가운데 일동제약 윤웅섭 사장이 지난해 가장 우수한 경영실적을 거뒀다.
이에 비해 GC녹십자 허은철 사장과 현대약품 이상준 사장, 삼일제약 허승범 부회장은 지난해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드는 부진을 보였다.
국제약품 남태훈 사장은 매출이 10% 이상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0% 가까이 늘렸다.
국내 30대 제약사 가운데 오너 3세가 경영일선에 나서 있는 곳은 GC녹십자, 일동제약, 현대약품, 국제약품, 삼일제약 등 5개사다.
제약 업계에 '매출 1조' 클럽이 6곳으로 늘어나는 등 외형이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너 3세가 대표를 맡고 있는 회사들도 국제약품 외에는 전부 지난해 매출이 늘었다.
매출 증가율은 일동제약이 9.4%로 가장 높았다. 이어 GC녹십자 3.6%, 삼일제약 2.9%, 현대약품 2.7% 순이다.
일동제약은 5개사 가운데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증가했다.
2016년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윤웅섭 사장이 단독 대표로 취임한 일동제약은 아로나민과 엑세라민, 지큐랩 등 종합비타민을 중심으로 한 일반의약품(OTC)의 매출이 2017년 1429억 원에서 지난해 1594억 원으로 11.5% 늘었다. 자체 개발한 신약과 오리지널 판권 확보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덕에 병원처방약(ETC) 매출도 2723억 원에서 2843억으로 4.4% 증가했다.
윤 사장은 오는 22일 주주총회를 통해 지주사인 일동홀딩스 사내이사로도 선임될 예정이다.
고 허채경 회장(한일시멘트 창업주)의 손자인 허은철 GC녹십자 사장은 지난해 주력인 혈액제제 사업부문의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단독 대표를 맡기 시작한 2015년부터 4년 연속 1조 원 이상 매출을 달성했다.
최연소 오너 3세인 남태훈 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국제약품은 유일하게 매출이 두 자릿수 비율로 감소했다.
하지만 원가와 판매관리비 절감 효과로 영업이익은 28.2% 증가했다. 국제약품의 지난해 1~9월 판매관리비는 332억 원으로 전년보다 10.6% 줄었다.
수익성 개선에는 성공했지만
남 사장은 지난해 국제약품이 2013년부터 전국 384개 병·의원 의사에게 42억8000만 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했다가 적발돼 체면을 구겼다. 2013년 남 사장은 최고운영책임 업무를 맡았고, 2015년 대표에 취임했다.
국제약품에 이어 일동제약은 13.6%로 영업이익 증가율이 두 번째로 높았다.
GC녹십자(-44.5%)와 현대약품(-39.1%)은 두 자릿수 비율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허승범 부회장이 경영총괄을 하고 있는 삼일제약은 영업이익이 2017년 13억 원에서 지난해 -56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허 부회장은 2013년부터 부친인 허강 회장과 각자대표를 맡고 있다.
녹십자 관계자는 “연구개발 비용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2.3% 증가했고, 글로벌 진출을 위한 투자가 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삼일제약 측은 “원가율이 높은 상품매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영업이익률 역시 일동제약이 5.7%로 가장 좋았다. GC녹십자(3.8%)와 국제약품(3.1%)이 3%대를 기록했고, 현대약품은 0.9%로 이번에도 1%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