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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해외법인은 '밑 빠진 독'...11개 중 10곳 적자 내며 사상 최대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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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해외법인은 '밑 빠진 독'...11개 중 10곳 적자 내며 사상 최대 손실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19.03.27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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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대표 전승호) 해외 종속법인 11개 가운데 10곳이 지난해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해외사업이 심각한 부진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인도 등 4개 법인은 지난해 적자로 전환했고, 태국 판매 법인 등 4곳은 적자폭이 확대됐다.

회사 측은 글로벌 지사의 현지화 전략은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투자 개념으로 봐야 하며, 올해 또는 내년 중에는 수익이 본격화되기 시작할 것이란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지난해 매출 1조314억 원, 영업이익 246억 원, 당기순손실 154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7.4% 증가하며 1조 클럽에 가입했으나 영업이익이 36.9% 감소하고, 당기순이익은 적자전환 했다.

순이익 적자적환에는 비용증가와 무형자산손상차손 증가, 해외 종속법인의 적자규모가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대웅제약의 11개 해외 종속법인은 지난해 매출 255억 원, 당기순손실 85억 원의 실적을 냈다. 매출은 전년에 비해 70.4% 증가했지만, 적자규모는 3배가량 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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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에서 해외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5%로 미미하다. 다만 순이익 측면에서는 종속법인의 적자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순손실 가운데 무려 58%를 해외법인이 차지했다.

11개 해외법인 가운데 필리핀 의약품 판매법인 단 1곳만 흑자를 냈을 뿐이다. 반면 미국과 인도네시아, 중국, 태국, 일본 등에 소재한 판매 및 연구법인 8곳은 적자전환하거나 적자규모가 커지며 전체 실적에 찬물을 끼얹었다. 특히 중국과 인도네시아의 판매법인은 적자규모가 25억 원에 이른다.

대웅제약 해외 법인의 적자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이어지고 있다. 4년 동안 누적 적자액은 237억 원에 달한다. 이 기간 국내를 포함한 대웅제약의 연간 평균 순이익은 205억 원이다. 4년 동안 해외 법인이 대웅제약 1년 치 순이익에 해당하는 규모의 적자를 낸 것이다.

대웅제약은 2004년 해외에 처음 진출했는데 본격적으로 실적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은 2013년부터다. 2013년과 2014년은 50억 원 안팎의 매출에 4억5000만 원의 순이익이 발생했으나, 2015년 적자전환 했고, 이어 적자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적자규모는 2016년 70억 원으로 커졌고, 2017년 30억 원으로 줄어드는가 싶더니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 규모로 커졌다. 2013년 6개이던 해외종속법인은 지난해 11개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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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속에서도 매출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그나마 위안거리다. 2017년 처음으로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200억 원 이상으로 늘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글로벌 지사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가져다 파는 것이 아니라 현지에서 특화된 품목을 연구개발하고 판매하는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의 개념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대웅제약의 인지도가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인프라를 구축하고 마케팅 비용의 소모로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사업구조 혁신 작업 등 투자가 완료되면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 측은 올해 또는 내년 중에 실적이 턴어라운드 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업이 규제산업인 탓에 새로운 현장에 진출해 협력업체와 영업망 및 연구개발 인프라 구축 등 성과를 내기까지는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한편 대웅제약은 지난 2015년 2020년까지 수출국을 100곳으로 늘리고 해외 진출국마다 현지에서 업계 10위 안에 진입한다는 ‘글로벌 비전 2020’ 목표를 세웠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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