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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몸 낮추기로 금융위와 갈등 수위 조절 나서...온도차는 여전

2019년 04월 08일(월)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윤석헌 금감원장 취임 후 독립적 의사결정과 정책 추진으로 금융위원회와 첨예한 의견 대립을 보였던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최근 주요 현안에 대해 몸을 낮추고 있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논란을 시작으로 ▲금감원 내부통제TF 혁신안 ▲금감원 예산삭감 논란 등이 이어지면서 금감원 노조에서 '금융위 해체론'까지 주장하고 나서는 등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지만 올해 들어서는 갈등의 수위가 점차 낮아지는 모습이다.

양 기관이 갈등을 빚는 모습이 시장에서 부정적 요소로 비춰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 것은 물론 금감원 입장에서도 사실상 금융위의 지휘를 받는 현 구조상 갈등이 장기화되는 측면이 부담스럽다는 점에서 한발 물러섰다는  평가다.  

◆ 즉시연금·한국투자증권 TRS 거래 논란...한 발 물러선 금감원

지난 3일 발표된 금감원 종합검사 세부시행안에서 금감원은 소송중으로 법원의 최종 판단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준법성 검사를 실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 달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윤 원장이 즉시연금에 대해 법적 결론이 날 때까지 검사를 하지 않겠냐는 김진태 의원 질의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지만 종합검사 세부시행안에서는 현재 소송 중인 즉시연금 사안은 검사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결론을 맺었다. 

당시 업무보고에 참석한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우려의 소지가 없도록 살펴보겠다고 밝히며 윤 원장과 다른 메시지를 던졌지만 결론적으로 금감원이 한 발 물러선 셈이다.

특히 금감원은 과거 금융회사의 수검 부담을 가중시켰던 '저인망식 종합검사'가 아닌 핵심부문을 중점 점검해 금융회사 경영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평가 지표에서도 금융회사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평가가 우수할수록 검사를 받지 않는 유인을 주는 '유인부합적 검사'라는 점도 밝히며 톤 다운 시켰다. 

최근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사였던 한국투자증권 TRS 거래 논란에 대해서도 금감원은 엄중한 징계를 예고한 것과 달리 사실상 경징계 처분을 내리며 수위 조절에 나섰다.

이 사안은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2017년 특수목적법인(SPC)에 SK실트론 지분 매입잔금 약 1670억 원을 대출해줬는데 해당 SPC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총수익스와프(TRS) 거래를 맺으면서 수수료를 받는 대신 최 회장이 지분을 갖도록 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금감원은 자본시장법상 초대형 IB가 발행어음을 판매해 조달한 자금은 기업대출에만 사용하도록 명시돼 있어 한국투자증권이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강력한 징계를 예고했다.

특히 이에 앞서 금감원이 금융위 법령해석심의위원회 자문을 받았을 때 위원회가 해당 사안이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금감원의 중징계로 인해 두 기관의 갈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지난 3일 열린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한국투자증권에 대해 '기관경고'와 해당 임직원에게는 주의~감봉 조치를 의결하면서 예상 밖의 경징계를 결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이 단기금융업무 운용기준을 위반했지만 유사선례가 없다는 점을 감안해 일부 정상참작을 한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안이 일부 영업정지와 같은 중징계로 갔다면 발행어음 시장 위축은 물론이고 금융위와 금감원의 갈등에 금융투자업계가 가운데 껴있는 난감한 상황이 될 뻔 했다"며 "업계 입장에서는 다행인 결과"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 갈등의 불씨 남아있어... "두 기관 모든 의견 일치할 필요 있나" 지적도

다만 주요 사안에 대한 두 기관은 온도차는 여전하다는  반응이다. 앞서 언급한 한국투자증권 TRS 논란 역시 자본시장법 위반을 놓고 금융위 법령해석심의위원회는 위반 소지가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금감원 제재심은 위반했다고 본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최근 새로운 논란이 되고 있는 '금감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운영방식을 놓고도 이견은 발생하고 있다. 특사경은 특수분야 범죄에 대해 행정공무원 등에게 경찰과 동일한 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지난 2015년 7월에 금감원도 추천 대상에 포함되면서 금감원 직원도 금융위원장 추천과 서울남부지검장 추천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사법경찰권 오·남용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이유로 금융위가 그동안 난색을 표했지만 올해 금융위 업무계획을 통해 특사경 제도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운영방식을 놓고 금감원은 금감원 본원 내, 금융위는 본원 밖에 두자는 주장으로 대립하는 등 일부 갈등이 남아있다. 

한편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일각에서는 금융감독과 정책을 담당하는 두 기관이 모든 사안에 반드시 일치해야 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과거 '혼연일체'를 외치며 두 기관은 하나됨을 주장했지만 주요 사안에 대한 시각차는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태생적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어 향후 두 기관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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