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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유사투자자문업의 덫...'제2의 이희진' 사태 막아야 한다

2019년 04월 11일(목)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최근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씨가 세간의 이목을 다시 한 번 집중시켰다. 그의 부모를 참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용의자가 체포됐고 이 씨의 측근도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 일단락된 것으로 생각됐던 '이희진 사태'의 파장이  계속해서 퍼지는 상황이다.

이희진은 유사투자자문업을 시작으로 인터넷과 케이블TV 방송에서 주식 전문가 행세를 하면서 비상장기업들과 결탁해 불특정다수 투자자에게 비상장주식 관련 거짓 정보를 흘리고 막대한 시세차익을 남겨 많은 개미투자자들에게 거액의 손실을 안긴 혐의로 현재 교도소에 구속 수감 중이다.

이희진 사태를 통해 투자자들은 '수익률 100% 보장'과 같은 광고문구가 현실에서는 절대 이뤄질 수 없다는 것, 눈에 보이는 일확천금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불변의 진리임을 다시 한 번 상기했다.

하지만 제2, 제3의 이희진 사태는 여전히 우리 주변에서 도사리고 있다.  단기간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일부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의 허위·과장광고가 대표적이다.

금융감독원에 등록된 유사투자자문업자가 운영하는 홈페이지 여러 곳을 둘러봤다. 빨간색 상한가를 가리키는 수익률 그래프와 함께 "초보 투자자 당신도 이렇게 할 수 있다"며 끊임없이 유인하는  자극적인 문구들이 홈페이지 메인 대부분을 장식하고 있다.

이들은 초보 주식투자자들에게 전문가인 자신을 믿고 따라오라며 이른 바 리딩 서비스를 받을 것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는데 서비스 이용료가 상당하다. 자문업자마다 다르지만 보통 1년에 최소 300만 원에서 최대 1000만 원이 넘는 고가의 '수업료'를 지불해야한다.

하지만 이들이 지불한 고가의 수업료가 제 역할을 하는 성공 사례는 극히 찾기 어렵다. 대부분 마이너스 수익률에 중도 해지를 하고 싶어도 집요한 해지방어 작업과 터무니없이 적은 해지환급금 때문에 지레 포기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중도 해지를 하려고 해도 일할 계산하도록 하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 대신 자체 약관을 통해 교재비 등 각종 차감요소를 집어넣어 해지위약금을 비상식적인 수준으로 책정하고 있다. 금전적인 손실을 우려한 투자자들은 사실상 볼모로 잡혀 억지로 서비스 기간을 채우는 상황이다. 금감원과 한국소비자원 등 중재기관의 문을 두드리는 일도 빈번하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주식투자정보서비스 관련 상담건수는 7625건으로 전년 대비 4.1배 증가했다.  피해구제 신청건 1621건을 분석한 결과 계약해지 관련 피해가 95% 이상 차지했다는 조사 결과도  이를 반증하고 있다. 피해 대부분이 계약해지와 관련돼있다고 해도 무방하다는 결론이다.

이처럼 비상식적인 불공정 계약이 난무하고 있지만 금융당국 입장에서도 손 쓸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유사투자자문업이 금융당국 등록 작업을 거쳐야하지만 등록제이다보니 일정 요건을 갖추면 누구나 문을 열 수 있고 금융회사가 아니다보니 금감원의 감독 대상에서도 제외돼있다.

최근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미등록 업체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고 ▲금융당국 자료제출권 명시 ▲불건전 영업교육 의무 등이 법적으로 명시되면서 개선 움직임은 보이고 있으나 매년 유사투자자문업자 등록건수는 늘고 있어 이들을 제대로 모니터링하고 불건전 영업 행태를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법적 의무가 강해지면서 오히려 음지로 내려가는 미등록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이 많아질 것을 염려하고 있다. 현재도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은 카카오톡이나 네이버 밴드와 같은 SNS를 주요 의사소통 수단으로 사용하는 점조직 형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일리가 있는 지적이다.

하지만 유사투자자문업이 허위·과장 광고와 불합리한 해지방어 문제로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있으며  금융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 차원에서 직접적 조사 및 처벌이 가능한 법적 권한은 반드시 필요하다. 투자자들이 비상식적인 수익률에 혹하는 행태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은 말 할 것도 없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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