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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소비재 전자통신

80대 노인이 9만원 요금제 가입?...노인 등치는 통신 불완전 판매

불필요한 고가서비스 등록...계약서엔 대리 사인까지

2019년 05월 08일(수)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통신 정보가 취약한 노인을 상대로한 일선 영업사원들의 불완전 판매가 속출하고 있다. 판매를 유인하는 것은 물론 노인들이 사는 집을 직접 방문해 새로 바꾸는 게 저렴하다는 식으로 설득한 후 대리 사인까지 하는 경우도 있어 자녀들이 수시로 통신 상품 가입여부를 체크하는 주의가 필요하다.

용인시 수지구에 사는 박 모(여)씨는 최근 거제도에 홀로 사는 어머니가 한 유료방송 불완전 판매에 당한 사실을 뒤늦게 파악했다. 어머니가 글을 읽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해 계약서에는 버젓이 대리 사인까지 된 상태였다.

박 씨는 “CJ헬로비전 영업사원이 지난 1월 공중파 외에는 TV를 잘 보지도 않는 어머니 집을 찾아와 저렴하게 해준다며 유료방송 설치를 권유한 뒤  비싼 요금제로 가입해놨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 씨가 직접 거제도로 내려가 얘기를 들어 보니 비슷한 상술에 당한 주위 어르신들이 많았다고.

CJ헬로비전 관계자는 “대리 사인 부분은 커뮤니케이션이 어긋난 부분이 있다. 고객이 문맹인 경우 동의 하에 대리 사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요금제도 기존의 것과 2~3000원 정도 차이일 뿐 결코 비싸지 않다. 하지만 고객의 상황도 고려해 요금 면제 등 보상을 마무리했다”고 해명했다.

경기도 안산시에 사는 인 모(여)씨의 아버지는 최근 LG유플러스 대리점에 단말기 수리를 문의하다 불완전 판매에 당했다.

인 씨는 “대리점 직원이 ‘약정이 끝나 수리비가 비싸다. 차라리 새 기기를 장만하는 게 낫다’고 해 휴대전화를 바꾸셨다더라. 확인해 보니 무려 8만8000원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이 돼있더라”고 말했다.

인 씨의 아버지는 올해 83세의 고령자로 매달 3만 원 이상의 요금을 지불한 적이 없을 정도로 휴대전화 사용이 드물었다고. 기존 요금제만 봐도 데이터 무제한이 필요 없는 고객이라는 것을 판매점이 충분히 인지했을 텐텐데 정보에 취약한 노약자 등을 친 격이나 다름없다는 것이 인 씨의 주장이다.

인 씨는 “아버지도 나중에 이 사실을 알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셨다. 판매점에 항의하니 담당자가 점장인데 휴가중이라며 발을 빼기만 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고객이 14일 이내 요금제 변경 등을 요구한다면 철회가 가능하다. 다만 요금 환불 등의 문제는 사안마다 달라 확답하기 어려운 문제다. 일반 판매점은 본사 소속이 아니기에 직접적인 제재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 말했다.

◆ 정보 취약한 고령 노인 대상으로 기기 변경, 고가 요금제 등록 등 피해 잦아

온라인 정보에 취약한 노인들은 텔레마케팅, 판매점, 영업사원의 설득 등에 홀려 불완전 판매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할인 등의 달콤한 말에 속아 계약서를 꼼꼼히 읽는 경우도 적고 녹음 등의 준비도 미흡해 추후 분쟁이 발생해도 불리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런 불완전판매가 발생했을 경우 구제받을 방법은 없을까.

일반적으로 유료방송 가입, 계약해지, 요금제 변경 등은 14일 이내 위약금 없이 해지할 수 있고 방송법에 의거해 업체의 불법적 요소가 발견될 경우 처벌도 가능하다.

하지만 노인들의 경우 계약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지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편이라 이마저도 쉽지 않다.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걸 수도 있지만 절차가 복잡하고 일이 커지길 원치 않는 소비자도 많아 해결책으로 보기도 어렵다.

앞서 첫번째 사례자인 박 씨는 “젊은 사람들이야 14일 이내 해지에 대한 간단한 상식은 갖추고 있지만 어르신들은 그렇지 못하다. 어머니의 경우도 3달 정도 지나고 요금 체납 우편이 도착하자 자식들에게 얘기했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결국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이 앞장서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윤철한 국장은 “고령의 소비자들은 온라인으로 정보를 많이 알아보는 게 아니고 지인이나 근처 판매점을 통해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일부 판매점들이 이를 악용해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가 빈번하다”면서 “금융권에서 불완전판매의 문제가 발생하면 청약 철회가 가능한데 통신사들은 판매점과 소비자들의 문제라며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라 근절이 쉽게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는 통신사를 믿고 계약을 한다. 불완전판매 사례가 발생하면 본사에서 적극적으로 해결해주는 프로세스를 마련해야 한다. 지금은 거의 안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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