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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고 나면 그만, 부실 AS언제까지?...'나몰라라' '뒷짐' 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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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고 나면 그만, 부실 AS언제까지?...'나몰라라' '뒷짐' 다반사
[고객은 찬밥? - AS불만시대] 연간 캠페인을 시작하며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19.05.14 0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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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소한 불량이라도 수리하는데 5개월 광주시 북구에 사는 이 모(여)씨는 혼다 CR-V 차량을 3년 간 타면서 고장이 날 경우 지역에 서비스센터가 하나 밖에 없어 매번 불편을 겪어왔다. 시트커버 불량으로 민원을 접수했지만 5개월 이상 기다려야 했고, 예약이 밀려 보증기간을 앞두고 받으려 했던 정기점검도 걸러야 했다.

# 방수 기능 강조한 아이폰, 고장나면 책임 회피 경기도 안산시의 임 모(남)씨는 최근 물 받아 놓은 세면대에 아이폰XS를 잠시 빠트리는 실수를 했다가 수십만 원의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 액정이 하얗게 변하면서 전원이 꺼져버린 것. 그는 “방수폰이라고 광고하더니 정작 문제가 생기니 ‘빗물 조금 맞은 정도만 방수가 된다’라고 안내하는 업체 측의 행태에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임 씨는 결국 자비로 수리할 수밖에 없었다.

# TV 고장 수리 맡길 서비스센터 없어 의정부시의 최 모(남)씨는 구입한 지 두 달 된 필립스 TV 화면에 세로줄 5개가 생기는 고장으로 AS를 신청했다가 답답함을 느꼈다. 거주지 인근에 AS센터가 없었기 때문. 최 씨는 “‘거주 지역에 AS센터가 없어 수리가 힘드니 고객변심 등으로 단순 반품된 제품으로 교환해주겠다’는 안내를 들어 황당했다”고 말했다.

사후서비스(AS)는 물건을 구입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요소 중 하나다. 좀 더 비싼 돈을 주더라도 AS가 철저한 제품을 찾는 것도 이때문이다. 하지만 자동차, 가전·IT, 유통 등 소비자 생활과 밀접한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AS문제들이 불거지고 있으며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기업들의 ‘책임 회피식 대응’이 가장 큰 문제다. 자동차 부식이나 TV 액정 파손, 방수 스마트폰의 침수 고장 등 품질이 의심되는 문제들에 대해  책임 회피와 배째라식  버티기가 전형적인 사례다.

‘부실한 AS 인프라’ 역시 고질적이다. 일부 수입차 업체의 경우 부품 수급, 서비스센터 부족 등의 이유로 AS를 받기 위해 수개월씩 대기해야 한다. 수입 가전 브랜드들의 경우 아예 AS가 아닌 보상판매 방식을 강행해 원성을 사고 있다. AS센터 등이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만 집중돼 있어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방 거주 소비자들은 배송 중 파손 위험을 감수하고 택배로 보내거나 수리를 포기하기도 한다.

‘불통’ 서비스도 업계에 만연해 있다. 게임의 경우 일방적 계정정지에 대한 근거조차 확인할 길이 없다. 택배 서비스의 경우 물건을 파손, 분실한 후 모르쇠 대응이 태반이다. 계약해지 및 피해 보상 등을 위한 최일선 접점 부서인 고객센터와의 연결이 어려워 속 끓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애플이나 숙박 예약 앱 등을 운영하는 외국계 기업들의 '나 몰라 행태'는 말할 것도 없다. 중국, 일본 등 다른 나라와의 서비스 차별 등 애플이 한국 소비자를 봉으로 취급하는 행태는 언급이 무색할 정도다. 외국계 기업들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 권고에도 요지부동이다.

일선 대리점이나 가맹점으로 모든 책임을 미루고 '본사는 뒷짐'만 지는 행태 역시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불완전 판매의 온상인 대리점에 대한 통신사들의 관리 부실은 두말할 나위 없고 부당한 판매 거부, 배달료 청구 등의 치킨업계 역시 “가맹점 권한”이라며 발을 빼는 방식으로 소비자를 외면하고 있다.

문제 제기를 개인 소비자의 ‘예민함’으로 치부해 덮어버리는 문제도 빈번하다. 생활가전에서 ‘소음’이나 ‘냄새’가 발생하는 경우 환불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차량에서 발생하는 이상 소음 역시 마찬가지다. ‘뽑기 잘해야 한다’는 게 정설처럼 돼 있다.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홈쇼핑 등 대형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벌어지는 '허위과대광고'는 시도 때도 없이 문제로 지적되지만 개선은 요원하다. 업체들은 중개업자라는 이유로 판매자들의 불합리한 영업행태에대해 일정 거리를 둔 채 팔짱을 끼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은 이 같은 부실한 사후서비스 실태를 점검하고 개선안을 찾기 위해 [고객은 찬밥?-AS 불만시대]라는 주제로 연중 캠페인을 진행한다.  

가전, 자동차, 식품, 통신, 유통, 생활용품, 가구, 항공운송·여행서비스, 건설, 모바일 등 소비자 생활 곳곳에서 제기되는 AS 관련 민원을 30여 가지 주제로 분류, 문제점을 조명할 계획이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다양한 소비 생활 영역에서 사후서비스 품질이 개선되길 기대해본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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