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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벅거리는 5G...실내선 먹통 일쑤, 지방은 LTE만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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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벅거리는 5G...실내선 먹통 일쑤, 지방은 LTE만도 못해
기지국 60% 수도권 집중...인빌딩 설치 '걸음마'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19.07.29 0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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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상용화 100일이 훌쩍 지나고 가입자도 200만 명을 향해가고 있지만 서비스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통신 3사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5G 기지국을 늘려가고 있지만 여전히 실내에선 데이터 사용이 어렵고 지방 가입자들은 기지국 부실로 5G 대신 LTE로 전환해 사용 중이라는 불만이 많다.

서울 도봉구에 사는 우 모(남)씨는 LTE 요금제를 사용하다 근처 매장 직원의 5G 가입 권유에 혹해 단말기를 변경했다. 하지만 실내에선 잦은 연결 불량으로 5G 대신 LTE를 연결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우 씨는 “그나마 수도권에서는 5G 연결에 큰 어려움이 없다 해서 변경했는데 출근 후 회사에서 연결을 시도하면 거의 먹통”이라면서 “서울에서조차 서비스가 불통인데 왜 광고는 '빠르고 원활하게 잘 된다'고 포장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북 청주시에 사는 백 모(여)씨는 'LTE보다 20배 빠른 5G'라는 문구를 보고 5G로 변경했지만 정작 그 속도를 체감한 적이 없다. 오히려 LTE보다 데이터 연결이 느렸다고.

백 씨는 “포탈사이트 검색만 해도 속도가 믿지 못할 만큼 느려졌다. 고객센터에 문의했더니 ‘아직 청주는 인프라가 완벽히 구성되지 않아 당분간은 속도가 느리니 LTE 우선모드로 전환해서 사용하라’고 하더라. 왜 미비한 통신사의 인프라 구축을 소비자가 감당해야 하나”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 11일 기준 5G 가입자 수는 약 150만 명을 돌파했다. LTE 초기보다 빠른 속도로 가입자를 모으고 있지만 가입 속도에 비해 네트워크 품질이 받쳐주지 못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이 과기정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달 21일 기준 전국의 5G 기지국은 6만1246국으로 LTE 기지국(87만 개)의 7%도 채 안 된다. 실생활 사용조차 어렵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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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편중도도 심하다. 5G 기지국  60% 정도는 수도권에만 집중돼 있고 나머지 지역은 많아야 6% 정도다. 세종과 제주는 1%에 불과하다. 사람들이 밀집하는 지하철만 봐도 5G 기지국이 들어선 지하철은 서울뿐이고 그 수도 52개뿐이다.

◆ 5G 전국망 구축 완료 2022년에야...인빌딩 장비 구축도 쉽지 않아

통신사들은 전국적 기지국 확충은 내년에야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전국 85개 도시는 올해 정도면 설치가 완료될 것 같다”면서 “인구대비 90% 이상이 되려면 내년 정도는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연말까지 주요 시도군까지  기지국을 확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정확하게 언제가 목표라고 밝힐 단계는 아니다. 내부적으로 계획은 다 세웠고 과기정통부가 예측한 시기에 맞출 수 있게끔 노력하고 있다. 현재 주요 시 단위에는 핫스팟을 다 설치했지만 부족함을 느끼는 소비자가 많다는 걸 알고 있다. 최대한 노력해서 불만이 줄어들게끔 움직이겠다”고 덧붙였다.

5G 기지국 전국 설치가 더딘 이유는 주파수 문제가 크다. 5G 주파수는 LTE보다 고주파 대역인 3.5㎓ 대역을 사용한다. 3.5㎓ 대역은 직진성이 강하지만 회절성(장애물 돌파 능력)이 약해 벽 같은 장애물을 만나면 우회가 어렵다. LTE보다 많은 수의 인빌딩 중계기를 설치해야 이를 커버할 수 있는데 결국 시간이 필요한 셈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G 전국망 구축 완료 시점을 2022년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민관 합동 30조 원 이상 투자할 방침이다. 내년까지 통신사에 망투자 세액을 2~3% 공제하고 5G-팩토리 솔루션을 중소·중견기업 공장 총 1000곳에 보급할 예정이다. 정부는 2026년까지 생산액 180조 원, 수출 730억 달러를 달성하고 양질의 일자리 60만 개를 창출하겠다는 복안이다.

통신 3사는 인빌딩 장비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5G는 특성상 실내에 인빌딩 중계기가 없으면 실외 커버리지만으로는 감당이 안돼 데이터 사용에 애를 먹는다. 5G 실내 사용이 어렵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통신3사가 공동 구축하기로 확정해 진행 중인 인빌딩 국소는 119개로 KT가 이 중 80%인 95개를 주관한다. 현재 서울역 등 KTX 주요 역사, 서울ㆍ수도권 주요 백화점, 김포공항 등 주요 대형 건물 내 장비 구축은 완료됐고 연말까지 약 1000개 국소에 5G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류정환 SK텔레콤 5GX인프라그룹장은 “현재 지상의 5G 기지국 구축에 매진하고 있고 이후 인빌딩에 돌입한다”면서 “본격적인 인빌딩 5G 구축은 연말, 내년 상반기에 돌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빌딩 수가 수 십만 개에 달하는 만큼 인빌딩 구축은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면서 “건물주와 협의도 해야 하고 층마다 설치를 해야 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5G 주파수가 벽을 못 뚫기 때문에 빌딩마다 전파를 측정해 인빌딩 설치가 되는지 체크도 계속 해야 해 시간이 좀 걸리고 있다”면서 “그래도 가입 속도가 늘어난다면 과기정통부가 예측한 시간보다 빠르게 설치가 진행돼 원활한 5G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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