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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넘기고 재도약 시동 건 동국제강 '형제경영'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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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넘기고 재도약 시동 건 동국제강 '형제경영' 빛났다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9.09.19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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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의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부회장이 역할분담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실적 개선과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고로 상공정 진출 등을 통해 경영안정화에 성공하면서 '형제리더십'이 주목을 받고 있다.

동국제강은 철강산업의 업황 악화로 인해 산업은행과 재무개선 약정을 맺을 정도로 건전성이 악화된데다 장세주 회장이 개인적으로 구속수감되는 악재가 겹치기도 했지만 장세욱 부회장이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모범적인 형제경영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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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국제강 장세주(왼쪽) 회장과 장세욱(오른쪽) 부회장.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부회장은 2대 고 장상태 회장의 아들로, 장 회장(1953년생)이 첫째고, 장 부회장(1962년생)은 막내다. 장 회장은 지난 1978년 동국제강그룹에 사원으로, 장 부회장은 1996년 과장으로 입사했다. 지난 2010년 장세욱 부회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실질적으로 형제경영을 해 왔다. 

장 부회장은 지난 2015년 1월 동국제강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그해 6월 장 회장이 구속수감되면서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장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부임하기 전 장 회장이 시작한 구조조정과 체질개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올 연말로 취임 5주년을 맞는 동국제강 장세욱 부회장이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낸 셈이다.

업계에서는 동국제강이 빠르게 안정을 찾은 비결로 굳건한 '형제 경영'을 꼽는다. 장 회장은 지난해 4월 출소한 이후 매일 본사로 출근하고 있다. 아직은 미등기 임원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다. 하지만 장 부회장은 회사 경영과 관련해 굵직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장 회장과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회장이 수감 중일 때도 장 부회장은 매주 면회하며 의견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이 형제경영을 시작한 이후 동국제강의 변화를 살펴봤다.

◆ 성공적인 구조조정...두 형제의 확고한 리더십 돋보여

가장 먼저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대표적 성과로 꼽을 수 있다. 동국제강은 2014년부터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었으며, 2년 후인 2016년에 조기 졸업에 성공한다.

동국제강은 업황 불황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지난 2014년 6월 18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등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은바 있다. 이후 동국제강은 2015년 계열사 유니온스틸을 흡수 합병하여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수익성 위주의 포트폴리오 변신에 성공하며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또한 본사 사옥인 페럼타워 매각, 후판 사업 구조조정, 비핵심자산 매각 등 조직 슬림화 및 효율성 극대화를 위한 결단을 잇따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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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국제강은 구조조정 일환으로 사옥이었던 페럼타워를 삼성생명에 4200억 원에 매각했다.

동국제강은 경영 환경 변화에 따른 선제적 조치와 유연하게 조직을 변화시키는 위기 대응 능력을 보여주며 괄목할만한 재무건전성 개선을 이끌어냈다. 2013년 248%까지 치솟았던 부채비율은 올 상반기 180% 대 선으로 낮추는 등 재무구조도 안정화됐다. 한 때 'BB'까지 추락했던 신용등급은 ‘BBB-’로 상향조정됐고, ‘안정적’이라는 등급전망도 받았다.

동국제강의 구조조정 성공은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부회장 두 형제의 확고한 리더십과 돌파력이 있어서 가능했다.

장세주 회장은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에 과감한 사업정리와 자산 매각을 결정했고, 장세욱 부회장은 이를 이어받아서 회사의 위기를 극복했다. 국내 수많은 기업들이 과감한 구조조정의 타이밍을 놓쳐서 위기 극복에서 실패한 경우가 많은데 동국제강 두 형제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동국제강을 위기에서 모면시켰다.

◆ 실적 안정화 성공...'이제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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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은 2010년 초반에 큰 위기를 맞는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동국제강 당기순손실은 총 8000억 원 상당에 이른다.

동국제강이 위기를 맞은 근본적인 배경은 잘못된 수요예측으로 막대한 빚을 내고 투자한 후판 생산능력 증대에 있다. 2000년대 후반 당시 동국제강은 후판을 주력제품으로 선택한다. 조선업이 초호황을 보이면서 조선용 후판이 톤당 140만 원을 호가하며 매출, 수익성이 급증하자 과감한 후판 설비투자에 나선다. 조선용 후판이 부족할 것이라고 본 것이다. 당시 조선업계가 동국제강을 상대로 후판 좀 팔아달라며 읍소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하지만 믿었던 조선경기가 침체에 빠지는 한편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업체 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전세계 업체들도 마찬가지로 후판 생산설비를 늘렸고, 이는 공급과잉으로 이어진다. 제품을 만들어도 팔지를 못하니 가동률이 급락하고, 실적이 악화될 수 밖에 없었다.

동국제강은 지속적인 구조조정과 포트폴리오 조정, 원가절감에 힘입어 실적 개선에 성공한다. 연결기준 동국제강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1.4% 증가한 1275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2분기 올린 영업이익 792억 원은 3년 내 분기기준 최고 성적이었으며 17개분기 연속 흑자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20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연간으로 봐도 매출은 6조원 대를 회복했고, 2016년부터 3년간 2000억 원대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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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의 위기극복에는 직원들의 단합된 힘도 컸다. 동국제강은 올해 1월 2019년 임금협약 조인식을 평화적으로 마치며 25년 연속 무분규 노사 임금협상 타결에 성공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직원들 사이에서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이 강하다"며 "회사가 위기에서 벗어나 안정화단계에 온 만큼 이제부터는 성장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실적 개선 비결 '포트폴리오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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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실적 개선 비결에는 포트폴리오 조정을 빼놓을 수 없다. 동국제강의 올해 상반기 매출 비중을 보면 봉형강이 42.7%, 후판이 11%, 컬러강판이 14.1%, 도금강판 11.6%, 냉연강판 0.2% 등이다. 

유니온스틸 합병이 완료된 지난 2015년 동국제강의 제품별 매출 비중은 봉형강이 33.1%, 후판이 13.8%, 컬러강판이 10.9%, 도금강판이 10.1%, 냉연강판이 0.1%였다.

4년 전과 비교해 봉형강 비중은 11.6%포인트나 상승했고, 컬러강판과 도금강판도 3.2%포인트, 1.5%포인트 각각 올랐다. 반면 후판 비중은 2.8% 포인트 하락했다.

동국제강은 봉형강, 도금강판, 컬러강판 매출 비중을 늘리고, 후판 비중을 줄이는 등 전략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 동국제강의 최근 실적 개선에는 이같은 포트폴리오 재구성이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동국제강은 지난 2000년대 후반에만 하더라도 매출 비중이 50%를 넘길 정도로 후판 비중이 높았으나 2010년대 들어 조선경기가 급격히 위축되자 후판 매출 비중을 계속 줄였다. 3개의 후판 설비 중 2기를 폐쇄했고 현재 당진공장 1기 체제로 대폭 슬림화 했다.

동국제강은 후판사업을 하기 전에도 봉형강으로 오랜 시간동안 쌓아올린 업력과 영업력을 갖추고 있었다. 동국제강은 현대제철과 봉형강 시장을 양분하며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도금강판과 컬러강판 매출비중도 계속 높이고 있는 추세다. 이 제품들은 유니온스틸 시절부터 확고한 시장경쟁력을 갖추고 있었다. 전 유니온스틸 대표 출신인 장세욱 부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선 이후 도금, 컬러강판에 대한 투자가 지속되고 있다. 

◆ 제철소 건설...3대에 걸친 꿈의 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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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질 CSP 제철소.

동국제강은 숙원이던 제철소 확보에도 성공했다. 브라질 CSP 제철소는 동국제강 30%, 브라질 발레 50%, 포스코가 20%를 투자한 합작법인이다.

CSP프로젝트는 장세주 회장의 집념과 끈기가 빚어낸 산물이다. 장세주 회장은 지난 2001년부터 브라질 고로 사업 진출을 직접 지휘하며 브라질 정부 측과 민간 기업의 문을 두드렸고 결실을 이뤘다. 장세욱 부회장은 브라질 CSP제철소 정상화에 열정을 쏟았다.

장세욱 부회장은 CSP 화입식 현장에서 "CSP는 고로 제철소를 만들겠다는 3대에 걸친 꿈의 실현이며 2005년 브라질 쎄아라에 제철소를 짓겠다는 약속을 지켜낸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2016년 하반기부터 가동을 시작해 지난해 생산 293만톤, 매출 1조8601억 원, 영업이익 1948억 원을 기록하며 조기에 안정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하지만 지난해 30억 달러 규모의 차입금에 대한 금융비용과 헤알화 약세 등으로 당기순손실 규모가 누적되면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이에 동국제강은 지난 5월 브라질 CSP 제철소에 올해 4500만달러, 내년 7950만 달러, 오는 2021년 2550만 달러를 출자하며 지원하기로 했다. 3년간 분할 납부하게 돼 신용도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시켰다.

동국제강 입장에서 CSP 제철소가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가까스로 안정화에 진입한 동국제강의 재무적 부담이 커질 우려가 존재한다. 우려의 시각은 예나 지금이나 많은 상황이지만 동국제강은 장기적으로 성공을 자신한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가동은 안정화 됐고, 영업이익도 흑자전환됐다. 다만 재무구조가 불안하니(자본잠식) 재무구조 개선에 필요가 있어서 3년간 재투자를 하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볼 때 회사의 미래의 포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철강업계 최초 철강 브랜드 도입...럭스틸에서 'LP 플레이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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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국제강 대표 브랜드 '럭스틸'

철강업계에 브랜드를 최초로 도입한 인물은 장세욱 부회장이다. 최근에는 포스코, 현대제철도 브랜드를 도입하며 대중화된 모습인데 첫번째 효시는 가전용 컬러강판 브랜드인 '럭스틸(luxteel)'이다. 동국제강은 자사가 생산하는 주요 제품들의 브랜드화에 잇달아 성공하고 있다.

럭스틸은 장세욱 부회장이 유니온스틸 사장이던 시절 2011년 내놓은 제품이다. 당시 장세욱 부회장이 마케팅팀에게 철강 브랜드화를 적극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이후에도 동국제강은 가전용 컬러강판 브랜드 앱스틸, 코일철근 브랜드 디코일 등을 선보였다. 지금은 고객이 주문을 넣을때 해당 브랜드를 얘기할 정도로 브랜드화 성공하며 모두 시장에 안착했다. 업계에서는 성공적인 브랜드화의 성공사례로 손꼽힌다.

가장 퇴근 도입한 브랜드는 'LP 플레이트'다. 후판 이형두께 제품으로 한 판인데 두께가 다른 후판으로 고난이도 기술이 필요하다. 조선용 특수한 수요에 쓰이며 공기를 줄일 수 있다. 작년에 개발해 올해 브랜드명을 붙이고 본격적으로 판매 중이다.

◆ 보다 젊어진 조직문화와 복지향상

동국제강은 철강업체답게 조직문화가 보수적으로 유명한 회사였다. 부서에 따라 야근은 당연한 것이었고, 회식 문화도 셌다. 이렇다 할 소통문화, 복지도 없었다. 이러한 조직문화는 장세욱 부회장이 대표이사가 된 후 훨씬 유연하고 젊게 바뀌었는데 장세주 회장의 적극적인 동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야근이 당연시되던 과거와 달리 정시 퇴근이 당연해졌다. 상사가 퇴근을 하지 않으면 눈치를 보던 일이 일상다반사였으나 지금은 그렇게 눈치보는 일이 크게 사라졌다. 장세욱 부회장이 전면으로 나서서 강조한 결과다. 장 부회장은 지난해 8월 "야근을 당연시 하는 문화를 버리고, 정시 퇴근을 당연 시 하는 문화로 바꿔야 한다. 또한 불필요한 업무를 버리고 효율적으로 일하는 동국제강만의 일하는 스타일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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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국제강 헬쓰케어룸

업무 몰입도 개선을 위해 양복 대신 평상복을 입는 '캐주얼 데이' 및 '스탠딩 워크'를 도입했다. 상시로 임직원 모두가 참여하는 '피자 파티'를 이벤트를 열기도 하고, 연 1회 무비데이를 운영해 본사 전 직원이 함께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한다.

장세욱 부회장은 '건강한 직원이 건강한 회사를 만든다'는 철학 아래 다양하고 이색적인 복지 프로그램을 주도적으로 제안하고 있다.

본사에 2017년 5월 오픈한 헬스케어룸이 대표적이다. 전문 테라피스트가 상주하며 임직원에게 체어테라피(Chair therapy)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국내에서 사내 헬스케어룸을 운영하는 기업은 비교적 젊은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는 IT회사들이 대부분으로, 국내 철강업계 중에서는 동국제강이 최초로 도입했다. 2016년 본사를 시작으로 전 사업장에 '다트룸'을 설치해 동료간 화합을 도모하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2017년부터는 '리프레시 휴가제'를 도입해 평소 휴가를 즐기기 힘든 팀장급을 대상으로 집중휴가를 장려하는 등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장 부회장은 "창의적 소통과 몰입으로 업무에 임해달라"로 당부해왔다. 이러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은 결과적으로 동국제강이 '임직원들이 오래 다니고 싶은 회사'로 변모해 가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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