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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DLF사태에도 꿈쩍 않던 '소비자 경보' 발령 배경은?

2019년 10월 31일(목)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이달 초 열렸던 국정감사에서 '소비자 경보'가 장기간 활용되지 않는 점을 지적받고 나서 무려 1년 2개월 만에 소비자 경보를 울렸다. 소비자 경보의 기준과 활성화 방안에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23일 '무·저해지환급금 가입 주의' 소비자 경보 자료를 배포했다. 해당 상품이 보장성 보험이지만 저축성 상품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금감원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등 소비자 피해 우려 상황에서 소비자 경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점을 지적받은 이후 바로 경보를 발령한 것이다.

국감 이후 지적사항을 바로 이행했다는 일각의 평가에 대해 금감원은 소비자 경보 형태가 아니었을 뿐 보도자료를 통해 소비자들이 유의해야 할 사항들을 지속 배포해왔다는 입장이다.

소비자 경보는 금융상담 및 민원처리 과정에서 소비자피해 확산 가능성이 포착되거나 민원동향 모니터링 결과 특정상품 유형 민원이 급증한 경우 발령된다. 일반적으로 보도자료 형태로 작성해 '소비자 경보(주의)'를 표시해 언론에 배포하거나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 홈페이지에도 소비자 경보 발령 내역과 주요 내용을 확인해볼 수 있다.

명확한 발령 기준은 없고 각 현업 부서에서 발령 사유가 있을 때 직접 자료 발간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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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무·저해지환급형 보험상품에 대한 소비자 경보가 발령됐다. 올 들어 처음 발령된 소비자 경보이고 문제가 지적된 국감 이후 발령됐다.

강제성은 없지만 소비자들에게 경각심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돼왔다. 지난 2012년 6월부터 현재까지 총 65회 발령됐다.

이후  매년 10회 내외로 소비자 피해 확산 우려가 있는 사항에 대해 '주의-경고-위험' 단계로 나눠 발령해 소비자들에게 경각심을 주는 기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 경보는 지난해 8월 발령된 '유사투자자문 피해' 관련 자료 이후 1년 2개월 간 잠잠했다. 그 사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 등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는 이슈들이 대거 발생했다는 점에서 소비자 경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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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감원 '소비자 경보'는 2012년 시행 이후 매년 10회 내외 발령됐다. 그러나 지난해 6회에 이어 올해는 1회에 그치고 있다.

이 문제는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8일과 21일 열린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집중적으로 제기했고 윤석헌 금감원장 역시 "활성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금감원 내부에서는 '소비자 경보' 콘텐츠에 대해 큰 비중을 두고 있지 않은 분위기다. 오히려 평소 보도자료를 통해 소비자들이 유의해야 할 사항을 안내하고 있어 소비자 경보가 장기간 활용되지 않은 부분을 지적하는 것에 대해 다소 무리하다는 반응도 보였다.

지난 8일 열렸던 금감원 국정감사에서도 윤석헌 금감원장은 "(1년 넘게 발령하지 않은) 특별한 이유는 없었고 노력이 부족했다고 생각하지만 보도자료는 계속 발송해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비자 경보를 적기시정조치나 조기경보시스템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는데 올해도 제목을 '소비자 경보'로 붙이지 않았을 뿐 소비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보도자료 형식으로 17~18회 가량 배포했다"며 "다만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경보 형식으로 띄우면 좋겠다는 의미의 지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지적대로 금감원은 올해 일반 보도자료 형식으로 일부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는 사안에 대해 알린 바 있다. ▲카드번호 도난사건 관련 소비자 유의사항 안내(7월 26일자) ▲2018년 유사수신 혐의업체 특징 및 소비자 유의사항(4월 25일자) 등이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금감원 입장처럼 일반 보도자료와 소비자 경보는 별다른 차이가 없을까?

금감원은 콘텐츠 상 큰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들에게 경각심을 알린다는 차원에서 소비자 경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비자 경각심 제고 목적과 민원 피해 우려가 되는 내용을 다양한 보도자료로 배포하는데 그 중 유의사항이 담겨있다면 명확하게 표현하기 위해 소비자 경보를 활용한다"면서 "약관, 신상품 안내, 제도개선 자료는 소비자 경보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감독기관이 직접 경고 시그널을 내는 것 자체에 부담을 느껴 '소비자 경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소비자 경보를 선제적으로 내리면 관련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발령 타이밍을 놓쳐 금융사고가 발생해도 지적을 받기 쉬우니 실무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다는 것.

그러나 선제적인 소비자보호 차원에서 활용도가 높은 콘텐츠라는 점에서 금감원이 향후 적절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운열 의원실 관계자는 "소비자 경보는 금감원이 감독기관으로 해당 사안을 얼마나 엄중하게 보는지 의사표현을 하는 것으로 소비자들 뿐만 아니라 금융회사 및 종사자들이 유의해서 보는 각성 효과가 크다"면서 "이번 무·저해지환급금 소비자 경보를 낸 것도 국감때 지적을 반영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향후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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