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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약품은 CEO들의 무덤?...전문경영인 체제 후 임기 채운 인물 딱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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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약품은 CEO들의 무덤?...전문경영인 체제 후 임기 채운 인물 딱 1명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19.11.11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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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스활명수·후시딘으로 유명한 동화약품(대표 박기환)이 2008년 오너와 전문경영인 공동대표 체제를 갖춘 이후 최고경영자가 임기를 끝까지 마친 경우는 단 한 번(현직 제외)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일하게 임기를 채우고 연임에 성공했던 CEO도 두 번째 임기는 채우지 못하고 조기 사임해 전문경영인들의 입지가 매우 취약하다는 평가다.

동화약품은 지난해 말 오너 3세 윤도준 회장이 대표직을 내려놓으면서 전문경영인 중심의 경영체제로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CEO들이 임기를 채운 전례가 거의 없어 전문경영인들이 얼마나 소신껏 경영을 할 수 있을 지 의문부호가 붙는다.

올해 초 신규 선임된 박기환 대표도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어 임기를 다 채울 수 있을 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화약품은 2008년 오너와 전문경영인 공동대표 체제를 갖춘 이후 지금까지 8명의 인물이 CEO를 맡았다.

하지만 임기를 채운 인물은 2008년 전문경영인에 처음 선임된 조창수 대표 1명뿐이다.

조 대표 역시 2010년 6월 연임에 성공한 후에는 임기를 1년 앞두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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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들어 선임된 CEO 중에서는 임기를 채우고 물러난 인물이 한 명도 없는 셈이다. 임기를 채우지 못한 CEO 6명(현직 및 임시대표 제외)의 평균 재임기간은 1년 4개월이다.

조 대표가 물러난 이후 박제화, 이숭래, 오희수, 손지훈 대표 순으로 경영진이 바뀌었으나 이들 모두 CEO로서 재임기간이 2년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숭래 대표는 2013년 영업손실 2억6000만 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 했던 동화약품을 맡아 영업이익 53억 원으로 흑자전환시켰으나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오희수 대표는 동화약품에서 22년 동안 근무한 ‘동화맨’이었으나 CEO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조기 사임했다. 손지훈 대표는 동화약품을 그만두고 바이오의약품 업체 휴젤 대표로 재임 중이다.

2018년 3월 선임된 유광렬 대표는 8개월 뒤인 그해 말 사임했다. 유광렬 대표는 의약품 유통업체 지오영에서 영업총괄을 맡다 동화약품에 영입됐는데, 사임 후 다시 지오영으로 복귀했다.

영입 인사들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이전 회사로 돌아가거나 거취를 옮김에 따라 업계에서는 오너와 전문경영인 간 불화설이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온다.

이에 대해 동화약품 관계자는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하며 “다른 회사에 영입되는 등 CEO 마다 개인의 사정이 있어 사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설 대표는 인사 담당 임원으로 한국지엠을 거쳐 동화약품에 영입된 후 2018년 1월과 12월 각각 3개월씩 임시대표로 선임됐다가 물러났다. 현재 그는 이름은 동화약품 임원 명단에서 사라진 상태다.

▲ 동화약품 박기환 대표

한편 지난 3월에 선임된 박기환 대표는 '오너와 공동대표 체제'가 아니라 단독으로 대표를 맡고 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전문경영인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윤 회장이 CEO에서 지난해 말 물러났다”고 설명했다.

변화의 모습이 감지됐지만 박 대표 입장에서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동화약품의 올해 실적이 좋지 못한 탓이다.

올 상반기 동화약품 매출은 1496억 원, 영업이익 14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3%, 77.2% 감소했다. 3분기 역시 GSK와 맺었던 일반의약품(OCT) 10종에 대한 판권 계약이 종료돼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OCT의 연간 매출은 약 600억 원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잦은 CEO 교체로 경영안정성을 해쳐 실적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한다. 단독 대표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은 박기환 대표가 실적부진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임기를 마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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