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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소비재 자동차

자동차 리콜 명령 하나 마나...부품 수급 안돼 수리 못받아

국토부 낮은 이행률에도 손 못써...패널티 강화해야

2019년 11월 28일(목)

# 리콜 통지서는 보내 놓고 부품이 없다? 경기도 성남시에 사는 이 모(남)씨는 BMW 3시리즈 차주로 최근 리콜 통지서를 받았다. 고객센터를 통해 수리 예약을 마쳤지만 며칠후 서비스센터로부터 부품이 없어 당장 수리가 어렵다는 연락이 왔다. 다른 센터로 예약을 바꿔달라고 요청해 알아봐 준다는 답을 받았지만 이후 연락이 없었다. 이 씨는 "고객센터에 재차 연락했지만 부품이 없어 예약을 못받는다고 하더라. 주행 중 시동꺼짐이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전원 부품의 리콜인데 부품이 내년까지 들어오지 않아 수리를 못해준다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에어백 리콜에도 수리는 내년에나? 서울시 강서구에 사는 박 모(남)씨는 벤츠 E300 차주로 다카다 에어백 문제로 리콜된 사실을 알게 됐다. 리콜 서비스 예약을 하려 했지만 부품 수급이 어렵다며 거절당했다. 고객센터 측은 내년에야 수리가 가능하다고 안내했다고. 박 씨는 "다카다 에어백으로 생명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는데 언제까지 기다리란 말이냐"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일부 수입차들이 리콜명령이 떨어졌는데도 부품이 없다며 수리를 기약없이 미루는 사례가 발생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 제작결함시정(리콜)제도는 자동차가 안전기준에 부적합하거나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결함이 있는 경우에 자동차 제작, 조립, 수입자가 그 결함 사실을 소유자에게 통보하고 수리, 교환, 환불 등의 시정 조치함으로써 안전과 관련된 사고와 소비자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제도다.

자동차 리콜에는 '유효기간'이 없다. 제작결함이 100% 해결될 때까지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안전사고를 발생시킬 수 있는 중대한 차량하자로 인한 리콜임에도 부품이 없다는 이유로 수리가 지연돼 불안 속에서 하자 차량을 운행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부품수급 문제로 인한 낮은 리콜 이행률은 주로 수입차에서 발생한다. 해외에서 부품을 수입해 와야 해서 시간이 지연되기 때문이다.

벤츠코리아는 지난 3월부터 다카다 에어백이 장착된 3만2000여대를 리콜해 리콜접수를 받고 있다. 다카다 에어백은 차량 운전대에서 에어백이 터지는데 갑자기 금속파편이 튀어나와 인체에 치명상을 가한다. 사망자만 20여명에 이르면서 '죽음의 에어백'으로 불린다.

하지만 부품을 제때 수급하지 못해 수리를 받은 차량은 1/3도 안되는 1000대 미만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연이은 화재 발생으로 대규모 리콜을 겪었던 BMW도 화재 발생의 원인으로 지목된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 부품 수급문제로 수리를 받는데 평균 반년 이상이 걸렸고 지금까지도 리콜수리가 진행 중이다.

일본차 업계는 올해 리콜대상 차량 7만9596대 중 리콜 완료 차량이 1만5901대로 리콜 완료율이 20%에 불과했다. 올해 전체 차량 리콜 완료율 50%에 비하면 현저히 떨어지는 수치다.

대규모 리콜의 경우 갑자기 많은 부품을 단시간에 확보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게 제조사들의 입장이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다카다사가 파산한 후 리콜 주요부품 수급에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보통 리콜 이후 1년~1년 반이면 조치가 마무리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리콜 이행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BMW 관계자는 "리콜 조치가 떨어지기 전에 사전에 준비를 하는데다 부품 수급에 최선을 다하는 등 문제없이 진행한다"며 "해당 제보자의 경우에도 부품 수급 관련해서 안내가 잘못 나가 소비자가 오해한 것으로 최근 리콜 수리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 리콜이행률 낮지만 국토부 손 쓸 방법 없어...전문가들 "패널티 강화해야"

자동차 제조사는 리콜을 진행하기 전 국토부에 제출하는 리콜 계획서에 “언제까지 리콜 이행률을 얼마나 달성하겠다”는 내용을 기재한다. 리콜 계획서를 작성하려면 당연히 부품 수급 문제를 비롯한 세부 지침이 마련되야 한다.

하지만 리콜 이행률이 현저히 낮은 경우가 많아 부품을 서둘러 조달하려는 노력이나 구체적인 리콜방침을 세우지 않고 보여주기식 지침 보고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리콜에 유효기간이 없는 건 누락 없이 소비자들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함인데 오히려 제조사들이 이를 악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운전자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임에도 정부 대응이 너무 안이한 것 아니냐는 비판 역시 고조되고 있는 형국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러한 늑장 리콜에 손 쓸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품이 없는 건 정부가 어떻게 하라고 강요할 수 없는 노릇"이라며 "제작사가 불가피한 사정으로 리콜이 늦어지는 것을 두고 과징금 부과 등의 제재조치를 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리콜 이행률에 따른 패널티를 강화하고 강제 리콜을 단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교수는 "우리나라에는 리콜 이행률에 따른 패널티가 없기 때문에 수입차 업체들이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해 패널티를 대폭 강화시키던지, 리콜에 적극적으로 임했을 때 감형해 주는 제도 등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정부가 이러한 늑장 대응에 대해 좀 더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강제 리콜에 들어가 사안을 챙겨야 한다"며 "부품이 없어서 리콜수리를 못받고 운행하면서 만약 사고가 발생하면 그 때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1~11월까지 총 1023종의 차종에서 8만2141대의 수입차가 리콜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감소한 수치다. 벤츠, 혼다, 토요타, 렉서스, 아우디, 포르쉐, 다임러트럭, 재규어, 람보르기니, 볼보, 아우디, 포드, 폭스바겐 등 대부분의 수입차에서 리콜이 발생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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