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에서 피 비린내가 났어요.", "핑킹현상이라지만 핑크 치킨 속살이 말이 되나요?"
치킨이 덜 익은 상태로 배달되면서 소비자들이 불안에 떠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부분 닭고기의 단백질 성분이 산화돼 붉게 보이는 '핑킹현상'이라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들은 피 비린내와 물컹이는 식감 등을 근거로 제대로 조리되지 않은 상태라고 반박한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속이 시뻘건 상태로 덜 익은 듯한 치킨이 배달됐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 덜 익은 치킨, 늦게 항의한 게 잘못? 서울시 서초구에 사는 지 모(여)씨는 배달앱을 통해 오후 9시경 굽네치킨을 주문했다. 가족을 기다리다 밤 11시경에야 먹던 중 닭다리가 덜 익은 상태라는 걸 알게 됐다고. 매장에 사진을 보내고 문의하자 다른 제품으로 다시 가져다주겠다기에 일단락된 줄 알았는데 이후 또다른 직원이 전화와서는 "주문한 지 한시간이 지나 다른 치킨으로 다시 가져다 달라는게 이상하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지 씨는 “익지 않은 부분이 오래 두면 저절로 익는 것도 아닌데 블랙컨슈머 취급을 당했다"며 분개했다.
핑킹현상은 닭고기에 일부 함유된 단백질 성분 '미오글로빈'이 산화돼 붉게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닭고기는 돼지, 소와 다르게 색이 밝다 보니 이 현상이 두드러져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bhc치킨 관계자는 "치킨이 덜 익었다는 민원 자체가 매우 드물게 발생하지만 그마저도 핑킹현상으로 인한 건이 대부분"이라며 "고객이 문제를 제기하면 사진이나 실물로 확인하고 실제 덜 익은 상태라면 교환이나 환불 조치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신규 가맹점 대상으로 핑킹현상에 대한 교육이 이뤄져 소비자에게 제대로 안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덜 익었다는 소비자 민원에 무조건 '핑킹현상'으로 대응하지 말고 사진이나 자료 등으로 확인한 후 응대할 수 있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굽네치킨은 핑킹현상 등으로 고객 문의가 올 경우 사안에 따라 매장에서 적극적으로 조치한다고 밝혔다.
또한 굽네치킨은 매뉴얼에 따라 195도 이상 가열된 오븐에서 15분 내외로 충분히 익혀 제공하고 있어 덜 익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노랑통닭 측은 속살이 덜 익었다는 민원이 연간 1, 2건에 불과할 정도로 극히 적은 수라고 입장을 밝혔다.
노랑통닭 관계자는 핑킹현상에 대해 포장 봉투나 박스 등에 기재해 소비자들이 붉은 속살을 보고 무조건 익지 않은 거라고 오해하지 않도록 예방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적정한 온도로 정해진 시간에 맞춰 조리하는 데다 잘 익지 않는 닭다리의 경우에도 쪼개서 튀기기 때문에 치킨이 덜 익은 경우는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비비큐치킨은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욱 신경 써 관리 및 지도해나가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부어치킨은 관계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치킨업체의 제조 및 위생관리가 문제로 지적됐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치킨 프랜차이즈 식품위생법 위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의 식품위생법 위반 건수는 총 797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위생 관련 위반이 전체의 절반 가량(46.7%)을 차지했다.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위생교육 미이수 (169건, 21.2%), 조리설비·식재료 등 비위생 (90건, 11.3%), 이물 혼입 (81건, 10.2%) 유통기한이 경과 제품 판매(32건, 4%)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잠재적인 위생 위해요소로 평가받는 위생교육 미이수 건수는 4년 동안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