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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Silver

[노인위한금융은없다⑤] 인터넷뱅킹도 안하는데 모바일카드에만 혜택 집중

2018년 11월 13일(화)
황두현 기자 hwangdoo@csnews.co.kr
금융 시장에서 노년층 소외 문제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금융사들의 '디지털 혁신' 전략으로 젊은층의 편의성은 강화되는 반면 고령층은 소외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문제점을 다각적으로 짚어보고  해결책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서울 중랑구에 사는 유 모(여) 씨는 수십년 간 신한카드를 이용하며 각종 우대 혜택을 받는 탑스클럽 회원으로 선정됐다. 모바일 금융거래에 익숙치 않은 그는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환전 우대 쿠폰이나 식사 이용권 등을 활용하기 위해 매번 우편을 받거나 종이로 출력하는 번거로움을 무릅썼다. 하지만 최근 신한카드가 모바일 쿠폰만 허용하기로 하면서 더이상 오프라인으로는 쿠폰을 이용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신한카드는 별도로 신청하는 고객에 한해 종이 쿠폰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카드사의 고객혜택이 모바일로 집중되면서 IT활용에 서툰 고령층이 철저하게 소외를 당하고 있다. 단지 쿠폰 몇 장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삼성·국민카드 등 일부 카드사는 특정 간편결제를 이용하면 할인 또는 페이백(이용내역 중 일부를 되돌려주는 서비스)을 제공하는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휴대전화에 간편결제를 등록해서 사용하면 할인을 해주는 방식이다.

올해 초 선보인 현대카드의 해외송금 서비스 역시 전용 모바일 앱을 통해 사용가능하다. 영업점 방문 절차를 생략하고 기존에 비해 저렴한 해외송금 수수료를 제공한다. 롯데카드는 통합 모바일 서비스 '롯데카드 라이프'를 오픈하며 고객의 위치나 결제내역 등에 따라 맞춤형 혜택을 제공한다. BC카드도 간편결제플랫폼을 통해 골프, 여행 등 생활편의서비스를 탑재했다.

연령대별 모바일카드 보유율.jpg

하지만 모바일을 비롯한 온라인에 익숙치 않은 고령층은 이런 혜택을 받지 못한다. 똑같은 카드 상품에 동일한 연회비를 내더라도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으면 서비스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실버세대 전용 상담 전화 창구 등을 제외하면 고령층을 위해 카드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찾기 힘든 실정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전용 상담창구를 개설해도 어르신들은 직접 마주보고 설명을 듣는 걸 선호한다"며 "사실은 대면채널을 줄이지 않는 게 최고의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금융사에서 이처럼 노인을 철저히 소외시키고 있지만 정작 실버세대는 우리 사회에서 소비주도층으로 올라서고 있는 주요 고객층이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는 우리나라 고령인구(55~79세)는 1344만 1000명으로 경제활동인구 중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어린이를 제외한 인구 10명 중 3명은 '노인'이라고 볼 수 있다. 60대 이상의 자산규모도 3억 6600만원으로 매년 상승세에 있다. (삼성KPMG 경제연구원) 이에 따라 노인들의 신용카드 보유는 1.51장(2015년)에서 1.66장(2016년), 1.7장(2017년)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고령 소비자의 카드사용이나 금융서비스 이용이 오히려 늘고 있는데도 금융사들이 모바일서비스에 치중하는 바람에 소외를 당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고령층 모바일 뱅킹.jpg

지난해 60대의 인터넷뱅킹 이용률은 20% 내외로 나타난다. 70대 이상은 6%대에 불과하다. 한국소비자원 설문조사에는 75세 이상 노인의 98%가 "온라인뱅킹을 할 줄 모른다"고 답했다. 모바일은 더하다. 한국은행의 지급결제 통계에 따르면 60대의 모바일카드 이용률은 1.7%, 70대이상은 2.5%로 나타났다. 사용자가 백 명 중 한 두명에 그친다는 얘기다.

금융서비스의 모바일화는 확대되고 있지만 연령층이 올라갈수록 거부감을 보인다고 전문가는 진단한다. 

이화여대 소비자학과 주소현 교수는 최근 '금융거래에서 핀테크 수용에 관한 연령대별 비교 및 관련변수의 탐색' 논문에서 "50대와 60대의 경우 핀테크는 어렵고 사용이 불편하다는 경향을 보이고 신뢰성도 가장 낮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금융서비스는 비대면서비스로 확대되고 있으며 모바일을 이용한 서비스 위주로 변화하고 있다"며 "연령대에 따라 금융기술에 대한 수용정도가 달라 금융소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에 발생가능한 문제점 등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이 비용절감 등을 이유로 모바일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지만, 주고객층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고령층 소비자를 위해 세심한 배려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황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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