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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Silver 악덕상술경보

치매노인에 사기성 판매 활개...피해구제 방법은?

2018년 12월 03일(월)
한태임 기자 tae@csnews.co.kr

# 주문한 적도 없는 홍삼을 택배로 보내  서울 강서구에 사는 송 모(여)씨는 업체가 치매 노인을 상대로 황당한 일을 벌이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경증 치매 증세가 있는 송 씨의 어머니에게 주문한 적 없는 홍삼을 택배로 보내놓고 지속적으로 대금을 청구하고 있다는 것. 송 씨는 "물건이 올 때마다 반품하면서 다시는 보내지 말라고 화를 냈지만 어머니의 주소와 연락처를 보유한 채 계속 물건을 보내고 있다"면서 황당함을 토로했다.

# 휴대전화 멋대로 개통해놓고 대금 청구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강 모(남)씨도 비슷한 경험을 토로했다. 치매로 판단력이 떨어지는 강 씨의 아버지에게 판매업자가 찾아와 휴대전화 개통을 해놓고 물건까지 놓고 갔던 것. 강씨의 아버지는 상황을 잘 모른 채로 휴대전화를 방치해놓고만 있었다고. 그러나 몇달 뒤 요금이 연체됐다며 위약금을 물라는 고지서가 날아와 깜짝 놀랐다. 강 씨는 "아프신 노인 분들을 상대로 이렇게 불법 영업을 해도 되는 것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 화장품 '샘플' 보내준다더니 '본품' 몰래 섞어  대전 유성구에 사는 이 모(여)씨도 황당한 일을 겪었다. 치매 진단을 받은 이 씨의 어머니에게 화장품 판매업자가 전화를 해서 '화장품 샘플'을 무료로 보내주겠다고 했던 것. 이 씨의 어머니는 화장품 샘플을 받아 사용했지만 알고보니 샘플 사이에는 '화장품 본품'도 섞여있었다. 이 씨는 "화장품 샘플이 뭔지 본품이 뭔지도 모르는 어머니에게 '본품'을 사용했으니 돈을 내라고 하더라"며 황당해했다.

# 치매 노인에게 보일러 설치를 멋대로  전북 정읍시에 사는 박 모(남)씨도 치매 아버지에게 업체가 사기를 쳤다며 분개했다. 치매를 앓고 있는 박 씨의 아버지에게 보일러 판매업자가 전화를 해서 보일러 설치를 해주겠다고 한 것. 박 씨의 아버지는 결국 상황을 잘 알지 못한 채로 덜컥 설치를 하게 됐다고. 뒤늦게 이를 알게 된 박 씨는 "정상적인 판단이 어려운 노인들을 대상으로 사기 판매를 하고 있다"며 분노감을 드러냈다.

'치매 노인'들을 상대로 한 악덕 상술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정상적 판단이 어려운 치매 노인들에게 제품을 배송하거나 설치한 뒤에 '대금'을 청구하는 악덕 수법으로 제품군을 가리지 않고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소비자고발센터에도 치매를 앓고 있는 부모님이 업체로부터 사기를 당했다는 내용의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업체의 기만적 행위에 분노를 터뜨리면서도 피해구제 방법을 잘 알지 못해 당혹감을 드러냈다.

전화권유판매, 방문판매로 재화 등의 구매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경우 '방문판매법'에 따라 계약서나 상품을 인도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청약철회'가 가능하다. 소비자는 사업자에게 내용증명으로 계약철회를 요구할 수 있다. 단 제품을 사용한 이후에는 청약철회가 거부될 수도 있어 배송된 상태 그대로 반송하고 청약철회를 통보해야 한다. 

그러나 정상적인 판단이 어려운 '치매 노인'의 경우 사기 행위임을 알아차리기까지 14일이 넘게 걸리는데다 이미 물품을 사용해버린 경우가 많아서 실질적인 피해 구제가 가능할 지에 대한 질문이 많다.

이에 대해 변웅재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분쟁조정위원장(법무법인 율촌 변호사)은 "이런 경우 청약철회 조항에 앞서 '계약'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졌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계약'은 서로 간의 의사 표시가 일치되어야 하는 것이며, 이때 '의사 표시'는 정상적인 의사 표시여야만 한다는 것이다.

만약 정상적인 의사 표시로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음이 '입증'된다면 계약 자체가 아예 존재하지 않거나 '무효'이기 때문에 청약철회 기간(14일)이나 제품 사용 여부 등은 적용받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변 위원장은 "치매 노인들은 정상적인 판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업체의 행위로 피해를 입은 경우 한국소비자원 또는 자율분쟁조정위원회 등으로부터 정확한 상담을 받아 해결에 나설 것"을 덧붙여 조언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한태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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