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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탐사플러스

[리콜 필요한 리콜제④] 위해 식품 회수율 고작 18%...다 먹고 난 다음 리콜?

2018년 10월 18일(목)
조윤주 기자 heyatti@csnews.co.kr

가습기 살균제, 생리대,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라돈침대, BMW 차량 화재 등 생명과 직결된 일련의 사태들이 반복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의 생명, 신체, 재산에 위해를 가하는 이런 일련의 제품들은 리콜을 통해 회수되고 있지만 안일한 대처, 늑장 대응으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태가 터지고 피해자 양산으로 여론이 뜨거워진 다음에야 문제해결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이 지겹도록 반복되고 있다. '리콜'을 리콜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리콜제의 문제점을 진단해본다. [편집자주]

서울시 강남구에 사는 최 모(여)씨는 지난 9월4일 아이배냇 4단계 분유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됐다는 뉴스를 접했다. 아이가 먹는 분유를 확인해보니 유통기한이 2020년 11월26일까지로 문제가 된 제품이었다. 다음날 아이배냇 고객센터에 연락했으나 하루 종일 불통이었다. 이튿날 홈페이지 1대 1 문의 게시판에 환불 문의 글을 작성했지만 답변이 없었다. 9월7일에도 고객센터에는 불통인데다 홈페이지 로그인조차 되지 않았다. 최 씨는 “7일에는 홈페이지에 환불신청서 작성 공간이 생겼지만 주소와 수량, 연락처 등을 입력만 할뿐 진행 과정은 알 방법이 없었다”며 답답해했다.

# 서울시 성동구에 사는 조 모(여)씨는 땅콩 소스를 구매하려다가 리콜 제품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기막혀했다. 평소 즐겨 먹는 땅콩소스가 있어 휴대전화에 깔아둔 대형마트 쇼핑앱으로 제품을 검색했다는 조 씨. 결제 전 더 싸게 판매하는 쇼핑몰이 있을까 싶어 확인차 검색해 본 조 씨는 깜짝 놀랐다. 그가 구매하려는 제품 중 특정 유통기한이 표시된 제품은 판매하지 않는다는 공지가 있었던 것. 포털에 검색한 후에야 나오지 말아야 하는 보존료가 검출돼 리콜조치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조 씨는 "수입업체 홈페이지에서는 이런 내용을 찾아볼 수 없었고 대형마트 앱에서도 안내가 없었다"고 허술한 시스템을 지적했다.

소비자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식품은 회수 및 판매중지 조치가 이뤄지지만 현실성이 없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국감에서는 공업용 알코올이 사용된 빙수떡이나 액상차 등의 회수율이 10%도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세슘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된 차가버섯 분말, 동결건조 블루베리 분말 등 제품의 회수율도 19%에 불과했다.

올해 국내서 유통된 식품 중 유해물질 검출 등으로 회수‧판매중지 된 사례는 192건에 달한다. 지난 9월 12일까지 기준으로 식품은 183건, 축산물 8건, 먹는 물 1건 등 총 192건의 식품이 회수 및 판매 중지됐다. 하루에 1.3건씩 부적합한 식품이 적발된 셈이다.

식품은  ‘일상검사’ 또는 ‘자가품질검사’를 통해 리콜이 이뤄진다.

‘일상검사’는 식약처의 식품안전관리지침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체 계획을 세워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자가품질검사’는 식품제조업소에서 자체적으로 시험한 후 문제가 발생하면 신고하는 식이다.

이러한 검사를 통해 기준이나 규격이 부적합한 경우에는 회수 및 판매 중지가 내려진다. 이번 아이배냇 산양분유는 일상검사를 통해 식중독균 검출을 발견한 경우다.

회수 조치가 내려지면 소비자는 문제가 된 제품을 구입한 장소에서 반품 및 환불받을 수 있다.

◆ 위해식품 리콜 알림 '깜깜'...회수율 20% 못 미쳐

문제는 리콜 소식을 모든 구매자들이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자동차의 경우 구매자가 명확하기 때문에 우편물 등을 통해 리콜 소식을 알리기도 하지만 식품의 경우는 구매자를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다.

리콜되는 식품 명단은 식약처의 ‘식품안전나라’나 ‘행복드림 열린소비자포털’ 등 홈페이지에 공지된다. 다시 말해 소비자가 빈번히 홈페이지를 방문해 확인하지 않는 이상 자신이 구매한 제품이 리콜 대상인지 아닌지 알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산양분유처럼 국민적으로 이슈가 되지 않는 이상 소비자들이 알 방법이 없다.

대기업 제품은 이슈가 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자사 홈페이지에 제품 회수 절차 등을 공지하기도 한다. 하지만 식품리콜 명령을 받는 상당수가 영세업체들은 홈페이지가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설사 홈페이지가 있다 해도 ‘리콜’을 공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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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동근(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2013~2018년 6월까지 국내 제조 위해식품 회수 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회수명령을 받은 위해식품 1206품목(출고량 171만7262kg) 중 18%인 31만5687kg만 회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위해식품으로 적발된 사유로는 세균수·대장균군 기준 위반이 37%(447품목)을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이어 유리조각·동물변·파리 등 이물 검출이 10%(116품목), 식품원료로 사용·수입할 수 없는 원료를 사용한 사례가 7%(90품목)로 나타났다.

식품의 경우 소비자가 섭취한 후에는 회수할 수 없기 때문에 회수율이 타 산업군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위해식품 회수시스템이 사후약방문인 셈이다.

신동근 의원은 "식품 매장에 위해식품 회수 품목을 게시해 소비자들이 알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설사 리콜 소식을 듣고 제품을 반품하더라도 섭취에 대한 보상은 논외다. 식품으로 인해 탈이 났다는 명확한 인과관계가 성립해야 하는데 이미 섭취하고 일정 기간 지난 후 리콜 소식을 듣게 됐다면 무용지물인 셈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약처는 문제가 있는 식품에 대해 행정처분 및 고발을 한다”며 “피해보상 등 보상규정에 대해서는 규정하고 있지 않아 소비자와 기업 간 협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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