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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CRV 등 수입차 새 차량에 녹 발생...안전문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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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CRV 등 수입차 새 차량에 녹 발생...안전문제 없나?
운전석 하부 등 부식 많아...제조사들 방지책 마련해야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17.08.29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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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평택시 비전동에 사는 김 모(남)씨는 지난 7월 혼다 어코드를 구매했다. 얼마 전 차량을 살펴보던 중 운전석 시트 밑에서 녹이 슨 부분을 발견했고, 관련 모델의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비슷한 사례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딜러사에 문의하니 “안전주행에는 문제가 없으나 필요하다면 방청 작업을 해주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김 씨는 “한 달도 안 된 새 차에 녹이라니 말이 되냐”면서 “안전상 문제가 없다는 답변도 이해할 수 없다”고 황당해했다.

#사례2. 수원시 정자동에 사는 박 모(남)씨는 지난 8월 초 4천만 원 상당의 토요타 캠리를 구매했다. 지인의 추천으로 처음 수입차를 구매한 박 씨는 최근 브레이크 페달과 조수석 시트 밑에서 시뻘건 녹을 발견했다. 문제의 차는 올해 5월 미국에서 생산됐다. 박 씨가 관련 카페에 들어가 확인해 보니 비슷한 사례가 다수였다. 박 씨는 “중고차도 아닌 새 차를 샀는데 왜 녹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기막혀 했다. 환불을 원하는 박 씨는 현재 본사의 공식 지침을 기다리며 수리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혼다 CR-V 신차에서 녹이 무더기로 발견되면서 수입차를 구매한 소비자들 사이에 부식 주의보가 발령됐다. 혼다 뿐만 아니라 벤츠, 토요타 등 고가의 수입 신차에서 부식이 발견된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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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자동차의 부식은 암에 비유되곤 한다. 한 번 시작되면 차량 전체에 서서히 번지면서 안전과 내구성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다양한 모델의 차량에서 부식 현상이 발견됐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이한 점은 차량 운행 기간이 길어지면서 부식이 발생하는 국산차와 달리 수입차는 신차에서도 녹이 발견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장기간 해상 운송을 하면서 해수와 해풍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수입차의 특성 때문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토요타 관계자는 "현재 캠리 부식에 대한 점검과 수리 등 고객 대응을 진행 중"이라면서 "당사의 경우 천공 부식에 대해 6년간 무상 보증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부식 관련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 수입 신차 부식 원인? ‘부품·코팅 불량’, ‘장기간 운송·재고기간’ 등 복합적

전문가들은 수입 신차의 부식이 복합적인 요인으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특정 부위에만 녹이 나타난 경우에는 주로 관련 부위의 부품이나 코팅 상태가 불량한 경우가 많고, 차량 전반에 부식 현상이 발생했을 때는 긴 차량 운송기간이나 국내 PDI센터 등에서의 재고 기간이 큰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차량에 나타나는 부식은 복합적인 요인으로 발생하기 마련”이라면서 “특정 부위에 녹이 발생했을 때는 부품 자체나 코팅 상태가 불량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대로 차량 전반에 걸쳐 부식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차량이 장기간 해상 운송을 하거나, 국내에 들여온 후 재고 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라며 “대부분 수입차들이 평택항 등 바닷가에 PDI센터가 있는데, 야외에 오랫동안 차를 세워놓을 경우 녹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수입차 연간 판매량이 20만대를 훌쩍 넘길 정도로 성장한 상황에서 관련 업체들이 보다 적극적인 부식 방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부식 방지를 위한 기술 개발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다만 차량 생산 후 고객 인도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수입차의 경우에는 보다 적극적인 부식 방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재규어·랜드로버의 경우 3년10만km인 일반 보증과는 별도로 6년의 부식 관련 보증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면서 “이처럼 수입차 업계가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과 소통을 통해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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