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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산업 식품

[단독] 라면 매운맛 표시 '전무'...농식품부 탁상행정 탓

"사전 협의했지만 권장사안이라 강제 못해" 해명

2018년 02월 05일(월)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에서 올해부터 시행하기로 한 라면의 ‘매운 맛 정도 표시’ 규정이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정책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산업표준(KS) 유탕면류 개정에 따라 올해부터 매운 맛 정도를 라면 봉지에 표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기업들은 자신들과 상관없는 내용이라며 손을 놓고 있어 실제로는 단 한 제품도 매운 맛의 정도를  표시하지 않은 상태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10월25일 라면의 매운 맛 단계를 나타내는 도표를 봉지에 표시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의 한국산업표준 개정안을 고시했다. 지난해 12월까지 공청회 등을 거쳐 발표했으며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따르면 라면 분말스프나 액상스프의 매운 성분 함량을 시험 규격에 맞게 조사해 1~4단계로 분류하게 된다. 

현행 규정으로는 라면의 매운맛을 구분하고 있지 않고, 이를 표시할 의무도 없어 실제로 제품을 구입해 먹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다는 불만이 있었다. 매운맛에 약한 해외 소비자들도 예상하지 못한 강력한 맛에 놀라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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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산업표준(KS) 유탕면류 개정안에 따른 매운맛 정도 표시 도표 예시.
매운 성분 함량은 80mg/kg 미만일 경우 1단계(순한맛), 80~180mg/kg은 ‘2단계(보통매운맛)’, 180~280mg/kg ‘3단계(매운맛)’, 그 이상은 ‘4단계(매우매운맛)’으로 구분하는 식이다.

구체적인 수치는 표준 시험 방법에 따라 조사를 해야겠지만 오뚜기 진라면이 2단계, 농심 신라면이 3단계 등으로 표시될 것으로 예상됐다. 매운맛 정도 표시도표는 각 업체가 자율적으로 표시할 수 있다.

농식품부가 한국산업표준 개정안 방침을 밝힌 지난해 10월 이후 ‘2018년부터 라면에 매운 맛이 표시될 것’이라는 기사도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나왔다.

◆ 한국산업표준(KS) 인증 받은 제품 없어...농식품부 "사전 협의, 적극 홍보"

하지만 현재까지 매운 맛을 표시하는 제품은 단 하나도 눈에 띄지 않는다.

애당초 라면(유탕면류) 등 식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한국산업표준(KS)와는 연관이 없다.

국가표준, 인증제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e나라표준인증’ 홈페이지에 ‘유탕면류’, ‘라면’ 등을 검색하면 단 하나의 제품도 나오지 않는다. KS인증을 받은 라면 제품도 없고, 이를 인증 시험하는 기관조차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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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나라표준인증’ 홈페이지에 ‘유탕면류’, ‘라면’ 등을 검색하면 단 하나의 제품도 나오지 않는다.

한국산업표준에 있는 ‘매운맛 표시’가 규정돼 있더라도 식품회사에는 별 영향력을 끼치지 못한다.

라면업체의 한 관계자는 “식품으로 분류되는 라면은 한국산업표준인 KS인증을 받을 필요가 없는데다가 매운 맛 표시 역시 권장사안”이라며 “아직 업계에서 표시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는 한국산업표준이 기존에는 KS인증을 받은 제품에만 해당됐지만, 최근 인증을 받지 않은 업체도 명확한 시험에 따라 ‘매운 맛’을 검증하면 이를 표시할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라면업체의 경우 식품으로 분류돼 KS인증을 받지 않아도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매운 맛 표시’는 이와 상관없이 권장되는 사안이라는 것이 농림축산식품부의 설명이다.

다만 지난해 12월에 개정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는데다가 권장사안인 만큼 아직까지 성과가 미미하다고 인정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한국산업표준 개정안을 발표할 당시 라면업체들과 협의를 통해 내용을 정한 것”이라며 “권장사안이라 강제할 수는 없지만 ‘포장만 보고 한눈에 이를 알기 쉽게 하겠다’는 좋은 취지에서 시작한 표시인 만큼 홍보를 통해 많은 업체들이 움직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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