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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탐사플러스 역풍 맞는 금리장사

[역풍 맞는 금리장사②] '억!'소리 나는 증권사 단기대출 금리...모범규준도 '먹통'

2018년 10월 24일(수)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금융권의 금리장사에 대한 시회적 비난이 커지고 있다. 은행을 비롯한 주요 금융사들이 예금 이자는 낮게 지급하면서 대출금리는 높이는 방식으로 손쉽게 돈벌이를 하고 있다는 비난이 소비자는 물론, 정계와 금융당국에서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금융사들이 이익을 많이 낼수록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는 셈이다. 금리장사의 실체를 각 업권별로 살펴본다. [편집자 주] 

고금리 논란은 금융투자업계에도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융통하기 위해 이용하는 신용거래융자, 예탁증권담보융자 금리가 지나치게 높아 증권사들이 투자자를 대상으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사 대출상품은 일반 은행이나 보험회사와 달리 대출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담보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용 금리는 최대 연 7~10%에 달할 정도로 고금리를 물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증권사들이 금리 인하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시중은행 못지 않은 금리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금리산정모범규준을 마련해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갔지만, 금리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어 가산금리 공개 등 추가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 15일 동안 빌리는데 금리는 연 8.5%, 이자 수익은 연 수천억 원대

투자자들이 가장 흔하게 접하는 증권사 대출상품은 신용거래융자와 예탁증권담보융자다. 신용거래융자는 일부는 투자자 자금으로 나머지는 증권회사로부터 대출을 받아 주식을 매입하는 거래이고, 예탁증권담보융자는 증권사 계좌에 있는 주식과 채권 등을 담보로 빌리는 것이다.

증권사 대출상품은 투자자들이 주식이라는 확실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돈을 떼일 가능성이 별로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15일 이내 단기 대출상품에 대해서도 연 7~8%에 이르는 고금리를 물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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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 중에서 신용거래융자 금리(15일 이하)가 가장 높은 곳은 키움증권(대표 이현)으로 무려 연 8.5%의 금리를 책정했다. 물론 신용공여기간이 7일 이내라면 금리는 연 7.5%로 1% 포인트 떨어지지만 여전히 다른 증권사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금리를 매기고 있었다.

메리츠종금증권(대표 최희문)도 15일 이내 연 7.5%를 책정했고 한국투자증권(대표 유상호)도 연 7.2%에 달했다. 물론 1~7일 초단기 기간이라면 KB증권(대표 윤경은·전병조)은 연 4.3%, 신한금융투자(대표 김형진)도 일반계좌 기준 연 4.4%,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도 QV계좌 기준 연 4.5%이지만 신용공여기간이 짧다는 점에서 여전히 금리가 높다.

특히 4~5%대 금리도 지난해 금융당국을 비롯해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금리 인하 압박이 시작되면서 그나마 금리 구간이 신설된 것으로 여전히 짧은 대출기간에 비해 금리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 결과 증권사들은 개인 투자자 대상 대출상품에 고금리를 매기면서 매년 최대 1조 원 이상의 이자 수익을 가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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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이 벌어들인 신용공여이자수익은 전년 대비 1743억 원(14.6%) 증가한 1조3708억 원에 달했는데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벌써 8749억 원을 벌어들였다.

상반기 증시호황에 따른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급증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막대한 수익을 가져간 것으로 하반기가 남은 점을 감안하면 역대 최다 수익을 가져갈 것이 확실시된다.

신용공여이자수익에는 신용거래융자이자와 예탁증권담보대출이자가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이 외에도 주식청약자금대출이자와 증권매입자금대출이자도 포함된다.

특히 전체 이자수익 대비 신용공여이자수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말 17.3%에서 올해 상반기 22.2%로 4.9% 포인트 상승했는데 비중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키움증권으로 무려 68.6%에 달했다.

◆ 금리산정모범규준 시행됐지만 요지부동.."가산금리 공개돼야 움직일 듯"

각 증권사들은 금융당국과 금융투자협회가 제정한 대출금리산정 모범규준을 이 달부터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대출금리 인하 등 구체적으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모범규준에 따르면 각 증권사는 대출금리를 합리적으로 산정하기 위한 절차와 기준을 마련하고 주요 가산금리 항목을 조정하거나 수치를 변경하는 경우 내부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야한다. 모든 과정은 기록으로 남겨 깜깜이 금리 인상을 막기 위한 목적이다. 

국내 주요 대형 증권사들은 내부심사위원회를 이미 구성하고 가동중인것으로 파악됐지만 금리 인상을 위한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만 유일하게 상위 2개 등급 고객에 한해 신용거래융자 금리를 0.2% 포인트 인하한 것이 전부다.

다만 금리산정 기준이 되는 조달금리와 가산금리가 빠르면 오는 11월부터 금융투자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시될 예정이어서 이후 금리 인하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분석은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모범규준은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모범규준이 시행한다고 해서 바로 금리를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조달금리나 가산금리 등 금리 산정과 관려된 구체적인 데이터가 공개되면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한편 금리수준과는 별개로 증권사 신용거래융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주식투자 자금 조달을 위한 수단으로 다른 업권의 신용대출과는 다른 개념이라는 점에서 접근 방식을 달리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이규복 선임연구위원은 "신용거래융자를 쓰는 소비자는 생계형 대출을 하는 서민들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조금 다른 관점으로 봐야하는데 오히려 금리가 변하지 않는 이유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금리는 협회가 일률적으로 정할 수 있는 요소도 아니고 경쟁에 의해 적정수준의 금리가 책정되는데 금리 경쟁을 하지 않게 하는 원인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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