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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탐사플러스

[구멍뚫린 소비자규정㊲] 모바일앱 유료결제는 '낙장불입'

2018년 10월 31일(수)
조윤주 기자 heyatti@csnews.co.kr

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분쟁들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 등 업종별로 마련된 소비자법을 근거로 중재가 진행된다. 하지만 정작 그 규정들은 강제성이 없을 뿐 아니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빠른 시장 상황을 담지 못해 소비자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은 올 하반기 동안 2018년 기획 캠페인 ‘구멍뚫린 소비자보호규정을 파헤친다’ 기획 시리즈를 통해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의 문제점들을 짚어보고 개선 방향을 찾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사례1 경기도 용인시 역북동에 사는 권 모(남)씨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고양이는 귀여워’라는 게임을 하던 중 아이템인 고양이풀 구매를 잘못 눌렀다. 이전에 설정한 구매방법에 의해서 지문인식이 떴고 끄기 위해 홈 버튼을 누른 순간 지문 인식이 돼 12만 원이 결제돼 버렸다. 애플에 환불을 요청했지만 정책상 불가하다는 답 밖에 들을 수 없었다. 권 씨는 “큰 돈을 이렇게 허무하게 날려버린 게 억울하다”며 답답해했다.

#사례2 경기도 성남시 신흥동에 사는 김 모(남)씨는 라그나로크M 게임을 하며 약 60만 원 어치의 아이템을 실수로 결제했다. 게임사는 사용하지 않은 아이템을 회수해갔지만 결제취소 요청은 애플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애플 측은 게임사가 아니기 때문에 환불이 아닌 서비스 지원의 개념이라며 규정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게임사와 애플 모두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한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례3 인천 서구 당하동에 사는 최 모(여)씨는 놀러온 어린 친척동생이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면서 동의 없이 게임 아이템을 11만 원어치 결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측에 환불을 요청했지만 게임 개발사로 문의하라는 답밖에 듣지 못했다. 해외 개발자는 ‘구글과 상의하라’는 입장이었는다. 최 씨는 “구글은 도움을 줄 수 없다고 하고 게임 개발자도 나몰라라 하니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사례4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 사는 김 모(여)씨는 구글에서 무료 앱 하나를 설치했다. 카드 결제액을 확인하다가 설치한 앱에서 8만5천 원이 자동결제된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실수로 구독 버튼을 눌러 자동결제가 이뤄진 것 같았다. 김 씨는 "실수는 인정하지만 구글과 앱 개발자 모두 환불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라며 해결을 촉구했다.

모바일 앱 유료 결제로 인한 피해가 고질적인 병폐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앱 자체의 다운로드는 무료지만 앱 내에서 사용하는 아이템이나 구독 등은 유료인 경우가 많다. 이때 구글이나 애플 등 플랫폼 사업자가 제공하는 지급 결제 서비스인 ‘인앱결제’를 보통 사용하는데 이 경우 문제가 빈번하다.

특히 미성년자 자녀가 부모의 신용카드 정보로 아이템을 구입하는 인앱결제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가 대부분이다. 게임사 등 앱 개발자가 아닌 구글이나 애플 등 플랫폼 사업자가  환불을 진행하는 구조지만 통제가 불가능해 소비자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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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5년~2017년) 접수된 모바일 앱 관련 피해구제 사건은 총 572건이다. 이중 유료 콘텐츠 ‘결제 취소·환급 거부’가 304건으로 절방 이상 차지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서는 모바일콘텐츠 이용시 법정대리인의 동의 없는 미성년자의 계약은  취소가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미 결제한 요금은 환급을 요구할 수 있고 미납요금 및 위약금은 청구할 수 없다.

미성년자가 아니더라도 사업자가 판매하는 유료 콘텐츠는 소비자가 구입한 후 7일 이내라면 청약철회를 요구하는 경우 환급해줘야 한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미성년자가 동의없이 아이템을 결제했다거나 아이템을 사용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환불은 '하늘의 별'따기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 - 모바일콘텐츠>
    - 법정대리인의 동의 없는 미성년자의 계약은 취소 가능.
       이미 납부한 요금은 환급하고 미납요금 및 위약금은 청구 금지.
    - 사업자가 판매하는 유료 콘텐츠를 소비자가 구입 후 7일 이내에
       청약철회를 요구하는 경우 구입가로 환급 가능
        <콘텐츠 이용자 보호지침 제7조>
    - 이용자가 미성년자인 경우 법정 대리인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미성년자 본인 또는 법정대리인이 그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규정 속 허점>
   - 구글, 애플 등 플랫폼 사업자가 환불 권한이 없는 게임사, 콘텐츠 제조사로
     책임을 떠넘겨도 제한할 방도가 없음.

다만 최근 미성년자가 부모 동의 없이 결제한 아이템에 대해 '모바일 앱 마켓 사업자에게도 결제 피해의 책임이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와 향후 분쟁에서 소비자 피해가 개선될 지 주목된다.

지난 9월 미성년자인 자녀가 부모의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해 200만 원 상당의 게임아이템을 결제하자 부모는 구글에 환급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유료결제 서비스 제공자인 구글은 고객의 신용카드 정보가 무단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관리할 의무가 있는데 이에 대한 조처가 미흡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부모 역시 자녀가 허락없이 게임아이템을 구매하지 않도록 지도 교육해야 하는데 이를 게을리했다고 봤다.

이번 법원의 판결로 미성년자가 부모의 신용카드로 게임 아이템을 무단으로 결제하는 건에 대한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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