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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탐사플러스

[감가상각 따져보기①] '감가상각' 복마전...알지도 못하고 지키지도 않고

하자 제품 피해 소비자가 떠안는 셈

2018년 10월 18일(목)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사례1 울산시의 백 모(남)씨는 최근 2013년 구입한 양문형 냉장고 내부에서 가스가 새는 고장으로 수리가 불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다. 업체 측에서는 사용기간에 대한 감가상각을 한 후 환급처리한다며 45만 원을 안내했다 . 백 씨는 "250만 원을 주고 산 냉장고를 5년도 채 사용 못하고 폐기하게 될 줄은 몰랐다. 제품 결함으로 인한 환급인데 손해는 모두 소비자가 떠안는 느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례2 전남 남원시에 사는 조 모(여)씨는 구입한 지 2년 된 유명 브랜드 겨울패딩의 이염 문제로 제조사 측으로 AS를 요청했고 불량 판정을 받았다. 원단 자체의 문제로 수선조차 불가능하다며 감가상각 보상을 안내 받았다. 조 씨는 "보증기간인 1년이 지난 후라 감가상각 후 50%만 환불된다고 하더라"며 "60만 원에 구입한 패딩이 알고 보니 불량이었고 2년 만에 새 제품을 사기 위해 30만 원을 더 쓰게 생겼다"고 억울해 했다.

고장난 제품을 고치지 못하거나 부품 수급이 안 될 때의 보상 기준인 '감가상각'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족과 피해가 커지고 있다. 고치지 못하거나 부품을 조달하지 못하는 것이 제조사의 책임인데도 소비자들만 쥐꼬리 환급으로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감가상각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업체가 안내하는 대로 따를 수밖에 없는 실정이어서 업체에만 유리한 제도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감가상각 보상은 대부분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에 국한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헬스기구나 골프채, 장난감 등 완구, 심지어 가발까지 생활용품에 적용되고 있다. 

감가상각 보상 기준은 '사용기간'과 '내용연수(부품보유기간)'에 따라 다르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감가상각률이 지나치게 낮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400만 원에 구입한 TV를 5년 간 사용했는데 부품이 없어 수리를 못 받을 경우 감가상각은 ‘{60(5년*12개월)/108}*300만 원’의 수식에 따라 222만 원이 나온다. 소비자는 구입가에서 이 감가상각비 222만 원을 제외한 금액에 10%를 가산한 196만 원을 받게 된다.

400만 원짜리 TV를 5년 보고 고장나서 폐기한 뒤 다시 사는데 200만 원 넘게 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다. 고장난 TV를 수리하지 못하는 책임이 고스란히 업체 측에 있는데도 소비자만 일방적으로 손해를 본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가전을 포함한 공산품의 경우 정액감가상각비 산정 방식은 ‘(사용연수/내용연수) X 구입가’다. 내용연수는 제품별로 차이가 있다. 품질보증기간이 지난 이후 사업자가 인계받은 제품을 분실했거나 부품이 없어 수리를 못할 경우 소비자는 감가상각비에다가 구입가의 5~10%를 더해 보상받게 된다.

대부분의 공산품은 내용연수를 부품보유기간으로 정한다. 부품보유기간은 사업자가 품질보증서에 표시하게 되는데 기간이 기재돼 있지 않거나 기간이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서 제시한 것보다 짧으면 분쟁기준을 따르게 된다.

가령 소비자가 구입한 TV 품질보증서에 부품보유기간이 5년으로 적혀 있다면 이는 무시해도 된다는 의미다. 분쟁해결기준상 TV와 냉장고의 부품보유기간은 9년이다.

자동차와 시스템에어컨은 8년, 세탁기·전자레인지·정수기 등은 7년, 전기압력밥솥·비데·안마의자는 6년이다. 공산품의 부품보유기간은 제품에 따라 1년~14년으로 정해져 있다. 별도의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은 품목의 경우 유사품목에 따르거나 해당 품목의 생산을 중단한 때부터 5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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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공산품은 감가상각 계산에 구입가의 10%가 가산돼 환급되지만 가구는 가산비율이 5%다. 자동차의 경우 구입가에 등록세, 취득세, 교육세, 번호판대 등 필수제비용 포함해 계산한다. 가산율은 10%다.

의류의 경우 그 계산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품질보증기간 이내라면 제품 교환을 받을 수 있지만 통상 1년의 보증기간이 지났다면 감가상각에 따른 환급을 받게 된다. 모피 제품이냐 와이셔츠냐에 따라 내용연수가 1~6단계로 나눠져 있고 사용일수에 따라 배상비율(10~95%)이 정해진 세탁업배상비율표를 참고하면 된다.

하지만 그나마도 감가상각 보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가전제품처럼 제조사나 판매처에서 관련 내용을 먼저 안내하지 않는 경우 일반 소비자들은 수리 불가 판정을 받은 제품이 보상 대상이 되는 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감가상각 보상 금액이 제대로 책정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사례1의 경우 소비자가 보상받아야 할 보상액은 125만 원 가량이다. 그러나 해당 제보자는 업체 측의 착오로 훨씬 낮은 45만 원의 보상액을 안내받았다. 

올해 초 가산비율이 5%에서 10%로 늘어났지만 감가상각 보상 수준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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