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초저지연'이 최고 장점이라던 5G의 속도가 LTE보다 못하다며 이용자들이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개통철회를 요구하지만 수용되지 않아 감정이 상하는 2차 피해도 입고 있다.
#사례1= 경기도 시흥에 사는 김 모(여)씨는 5일 SK텔레콤에서 개통한 5G 스마트폰이 5G는커녕 LTE도 잘 안 터져 먹통이 되기 일쑤고 통화 연결도 중간 중간 끊겨 불편을 겪었다. 김 씨는 “철회 요청에 SK텔레콤 측은 ‘상용화 초기라서 이해해 달라’는 말만 반복하더라”며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태에서 가입자를 유치하는 것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사례2= 대전 서구에 사는 김 모(남)씨는 5일 KT에서 5G 스마트폰을 개통한 뒤 통화 끊김과 느린 속도 때문에 아예 LTE 모드로 사용하고 있다. 김 씨는 “KT는 ‘거주 지역의 망 최적화가 돼 있지 않은 상황으로 14일쯤 업데이트 예정이니 불편해도 조금만 참아달라’고 하더라”며 황당해 했다.
#사례3= 경기도 용인시에 사는 정 모(남)씨도 LG유플러스에서 5G 스마트폰을 개통했다가 불안정한 서비스로 불편을 겪어 업체에 항의했는데 ‘초기에는 그럴 수 있다며 양해를 부탁한다’는 답을 들었다. 정 씨는 “개통 전 용인 수지에 거주하는데 5G가 잘 터지냐고 확인까지 했다”며 “당시 대리점 직원은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은 문제없다고 말했다”고 불만 목소리를 높였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5G 서비스 가입자 수는 가입 시작 4일 만에 10만 명을 돌파했다. 이동통신 3사가 공시지원금 인상과 각종 프로모션을 제공하며 가입자 유치 경쟁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LTE보다 20배 빠르다는 광고도 인기요인에 한 몫 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 보니 5G 속도가 LTE보다 느리거나 아예 먹통이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소비자 불만이 쏟아졌다. 소비자들은 이통사들이 5G 기지국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판매에만 열을 올렸다고 비난하고 있다.
실제 5G 가입자는 10만 명을 돌파한 8일 이후 10일에는 11만5657명으로 가입 속도가 현저히 줄어든 상태다.
이통사는 “LTE 도입 때도 그랬고 초기에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향후 LTE를 대체할 수준 이상으로 기지국을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최대한 준비해서 최대한 빨리하자’가 5G의 모토였는데 초기에는 아무래도 아쉬운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망이 바뀌고 세대가 진화할 때 이러한 과정을 겪으며 지속적인 품질 제고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숙명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들에게 마냥 기다리라고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제기된 불만은 당연히 귀 기울여 듣고 보완해나갈 것이다. 우선 단말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나 기지국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일부 서비스 불안정 문제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하고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불편을 해결하겠다”고 덧붙였다.
KT 관계자는 “지금까지 세대가 바뀔 때마다 서비스 개시 후 기지국을 확충하는 식으로 사업을 진행해왔다. 그래서 초반에는 네트워크가 불안정할 수밖에 없는데 최대한 빨리 기지국을 확충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네트워크 구축을 많이 해야 하는 상황인데 상반기까지 5만개, 연말까지는 8만개의 기지국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8만개 정도의 기지국을 구축하게 되면 전국 85개 도시를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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