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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칼럼]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국회 파행이 안타까운 이유

2019년 05월 09일(목)
필자를 포함한 우리나라의 소비자는 교육과정을 통하여 금융상품에 관한 체계적 교육을 받은 경험이 없다. 필자는 은행의 예금자이고 대출상품 이용자이기도 하고 보험회사의 보험계약자이자 피보험자이기도 하며 신용카드사의 카드이용자이고 금융투자회사의 투자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고백하건대 스스로 가입하거나 가입하려고 하는 상품의 구체적 내용에 관하여 잘 알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없다. 최초의 가입과정에서 개략적인 설명을 들었다고 하더라도 가입기간이 늘어날수록 해당 상품의 특징에 관하여는 모두 잊어버리고 나중에 확인을 해보면 필자의 기억과는 다른 상품이었다는 것을 확인한 적도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러한 사건, 사고에 대하여 문제 제기를 하기 보다는 자신의 무지와 경솔함을 탓하는 것으로 상황을 마무리했다. 비단 필자만 그러할까. 

금융거래는 모든 소비자들의 삶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개인의 경제적 기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그 중요성에 관하여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현실은 소비자의 정보와 교섭력은 금융기관의 그것과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열악하고 금융기관이 상품 가입 당시 소비자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고 가입을 하게 하였다고 하더라도 복잡한 상품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만큼 소비자들의 이해가 높지 않으며 설사 가입 당시 소비자가 상품에 대한 모든 내용을 충분히 이해했더라도 그 내용을 기억할만큼 소비자들의 삶은 여유롭지 않다. 

또한 소비자들은 금융회사 및 금융당국에 대한 기본적 신뢰를 기반으로 금융상품을 거래하는 경우가 많고 개략적으로 자기가 이해하고 있는 상품의 특성 외에 다른 내용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 관하여는 주목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소비자들은 막상 사건, 사고가 터졌을 때 허술한 법규정과 분쟁해결 기준을 마주하게 되지만 분쟁 해결을 위한 과정은 복잡하고 지난하기만 하다. 금융회사에 일말의 불만을 표시해보겠지만 금융회사의 답변에 대하여 분쟁화하지 아니한 채 자체적으로 상황을 정리해버리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최근 한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일반 국민의 대다수는 금융회사의 서비스에 대하여 불만족하게 여기고 있고 금융회사가 상품 판매에만 열을 올릴 뿐 가입 과정에서의 설명도 충실하지 아니할 뿐 아니라 가입 후 사후관리는 더더욱 부실하다는 평가를 했다고 한다. 

대한민국 국회가 시끄럽다. ‘동물국회’라는 자극적인 용어가 심심치 않게 사용되면서 특정 정당에 대한 해산 요구가 청와대 국민청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국회의 갈등 상황을 보고 있자면 올 상반기 통과를 기대되었던 금융소비자보호법이 가장 걱정스럽다. 당초 4월 초 법안소위원회를 한번 더 거쳐 전체 회의를 통해 의결한다는 계획이었으나 3월 18일 법안소위원회를 끝으로 한달 넘도록 법안 논의는 멈춰서 있다.

금융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금번 국회의 파행에 특히 안타까움이 크고 지금이라도 국회가 재개되어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조속히 제정·시행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여타의 법으로 충분히 보호되지 아니하고 보호의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금융소비자보호에 관한 규제는 후진적 금융환경을 가진 우리 나라에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한시가 급한 제도이다. 물론 법의 제정만으로 모든 상황이 개선되지 않겠지만 금융소비자 보호 제도의 기틀을 다지는 하나의 신호탄이 되리라는 점에 대하여 소비자들의 기대가 크다. 좋은 소식을 기다려본다.  

김혜란.jpg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법학과 박사과정 수료 
제47회 사법고시 합격 
전) 서울시청 기획조정실 법무담당관 송무팀장 
        법률지원담당관 법률지원1팀장 
        법률지원담당관 송무1팀장 
     현) 법무법인 인 파트너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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