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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판례] 분식회계로 후순위사채 팔고 도산한 저축은행 손해배상해야

2019년 08월 21일(수)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의 중요사항에 관한 부실 기재로 인해 사채권 매입시 손해를 입은 경우 채권 매수대금을 지급한 날부터 손해배상을 산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투자자 A씨를 비롯한 3명은 지난 2009년부터 2년여에 걸쳐 B저축은행에서 발행한 후순위채권에 투자했지만 지난 2011년 B저축은행이 검찰로부터 불법대출과 분식회계 사실 등을 숨긴 점이 적발돼 경영진이 기소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결국 B저축은행은 그해 9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고 상장폐지되면서 B저축은행 후순위채권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대거 손실을 보게 됐다. 해당 후순위사채는 연 8.5%의 이자를 매월 지급하고 2015년 1월 22일에 원금을 전액상환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지만 은행이 문을 닫으면서 해당 채권이 휴짓조각이 된 것.

그러자 해당 투자자들은 B저축은행 감사를 담당한 모 회계법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B저축은행에서 불법행위가 이뤄진 2007년부터 4년 간 회계감사에서 해당 회계법인이 감사보고서에 대해 적정의견을 제시하는 등 비위 행위를 적발하지 못한 책임을 지라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1심과 2심에서는 해당 회계법인이 감사업무를 게을리한점이 인정돼 투자자들의 손실 중 50~60%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후순위사채가 연 8~9% 가량 고수익률을 보장하지만 발행회사가 파산하는 경우 후순위특약에 따라 원금 반환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높은 위험성을 갖고 있어 투자자들도 발행회사가 제공하는 재무정보 뿐 아니라 재무상황과 수익의 안정성,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가능성 등을 고려해 자신의 책임 하에 투자여부를 결정해야한다고 판단했다.

해당 후순위사채의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에서는 투자위험요소와 관련해 상호저축은행 업계의 전반적인 자산건전성 지표가 여전히 취약하고 발행회사도 자산건전성이나 재무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는 취지의 설명이 첨부돼있다는 점도 감안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대법원은 이러한 이유로 투자자들이 B저축은행의 재무상태에 대해 허위 내용을 기재한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를 믿은 것과 투자자의 후순위사채계약 체결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어 민법 제 110조의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에 해당돼 계약을 취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B저축은행은 고정이하 부실 대출채권을 정상채권으로 가장해 자산을 허위 분류한 분식행위로 재무제표를 작성했고 투자자들이 이 재무제표가 투자자들에게 투자 판단에 있어 중대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해당 저축은행은 자본시장법 제125조 1항에 의해 증권신고서 기재를 믿고 후순위사채를 취득한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투자자들의 손해는 해당 후순위사채를 인수하면서 그 인수대금을 지급한 날 발생한 것을 기준으로 손해배상청구권의 지연손해금도 대금을 지급한 날을 기산일로 해서 보는 것이 맞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해당 판례는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의 중요사항에 관한 부실 기재로 사채권의 가치평가를 그르쳐 사채권 매입으로 손해를 입게 되었다는 이유로 자본시장법 제125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하는 경우 손해 및 그에 따른 손해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의 각 발생시점을 사채권 인수대금 지급일로 판단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는 설명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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