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실손보험 민원 폭증...백내장 이어 도수치료·맘모톰 등 보험금 부지급 놓고 갈등
상태바
실손보험 민원 폭증...백내장 이어 도수치료·맘모톰 등 보험금 부지급 놓고 갈등
[2023년 결산-금융] 금융민원 70%가 보험 몰려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23.12.19 07: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금융 부문에서는 보험 관련 민원이 70% 가까이 차지했다. 보험사들이 지난해부터 백내장 수술 보험금 지급을 엄격하게 심사하면서 불만이 폭발한 데다가 도수치료, 맘모톰, 비밸브재건술(비염수술) 등 보험금 부지급 대상이 다른 곳까지 번진 탓이다.

또한 보험 설계사들이 실적 올리기에 급급해 약관이나 조건 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판매하는 ‘불완전판매’도 꾸준히 문제로 제기됐다.

테마주, IPO 등이 인기를 끌었지만 증권사들의 전산장애로 제때 거래를 하지 못했다는 투자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소위 ‘돈이 되는 종목’을 알려주겠다며 ‘불법 리딩방’ 가입을 권유하는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의 수법은 훨씬 교묘해졌다.

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저축은행에는 대출 관련 불공정 영업행위에 당했다는 하소연도 쏟아졌다.

올해 1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제기된 금융 관련 민원은 총 3043건으로 지난해 말 3495건 대비 12.9% 감소했다.

은행, 손해보험사, 증권사, 상조사, 카드사 등 대체적으로 지난해보다 민원 건수가 줄었으나 생명보험사만 유일하게 불만이 증가했다.

◆ 도수치료‧비염수술 등에 의료자문·보험금 부지급 늘어...백내장은 소송으로

보험 민원은 특히 백내장, 도수치료 등 실손보험 관련 보험금 부지급 문제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실손보험 손해율이 높아지자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삼성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 보험사뿐 아니라 롯데손해보험, 흥국화재 등 보험사들도 보험금 지급 심사를 까다롭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손보험 중에서도 지난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백내장 관련 민원은 올해 다소 줄었다. 보험사들이 ‘백내장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세극등 검사지 등 추가 근거를 요구하고 의료자문으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일이 늘어나자 소비자들이 직접 보험금 청구 소송으로 옮겨간 탓이다.
 

▲보험사들이 영양수액 심사를 강화하면서 추가 서류를 요구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보험사들이 영양수액 심사를 강화하면서 추가 서류를 요구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여전히 실손보험 손해율이 높다며 다른 비급여 항목 심사를 강화하고 있는 중이다. 보험금 부지급 관련 민원은 ▲도수치료 ▲갑상선 고주파 절제술 ▲하이푸시술 ▲하지정맥류 수술 ▲비밸브재건술 ▲체외충격파치료 ▲맘모톱 ▲MD크림 피부질환 등에 집중됐다.

최근 들어서는 보험사들이 영양수액 관련 심사를 강화했다. 보험사들은 비타민제 등 비급여 주사제가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수분‧체력 보충이나 피로 회복 등을 위해 처방받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손해율이 급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치료 효과가 입증된 주사제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보험금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반면 소비자들은 식약처 효과 인증 주사제가 정확히 뭔지 알 수 없고 병원에서 처방해주는 대로 치료를 받은 것인데 보험금을 주지 않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며 보험사를 비난했다. 

생보사 민원은 종신보험을 저축성 보험으로 속여 판매하는 ‘불완전판매’가 여전히 많았다. 노후 자금을 위해 저축성 보험 가입 의사를 밝혔지만 설계사들이 수당이 높은 종신보험을 권하는 일이 잦았다.

보험 다이어트, 보험 리모델링으로 유리한 조건을 맞춰주겠다는 말을 믿었지만 사실과 달랐다. 특히 보험사로부터 해피콜이 오더라도 ‘네’만 하면 된다는 설명에 따라 가입에 동의한 경우에는 구제조차 받을 수 없었다.

치아보험 관련 피해도 꾸준하게 제기됐다. 가입할 때는 비용이 많이 드는 임플란트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해줄 것처럼 설명했지만 막상 보험금을 신청하면 발치 원인, 가입 시기 등 여러 가지 조건을 달아 감면 또는 부지급했다.

해약보험금이 얼만지 요청했는데 고객센터의 잘못된 안내로 큰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었고 홀인원 보험에 가입했지만 몇 달째 보험금을 받지 못하고 감감무소식이라며 피해를 호소하기도 했다.
 

▲고객센터와 인터넷을 통해 확인한 해약환급금은 800만 원이 넘었지만 실제 해약 후 받은 환급금은 0원이었다며 소비자가 억울해했다. 
▲고객센터와 인터넷을 통해 확인한 해약환급금은 800만 원이 넘었지만 실제 해약 후 받은 환급금은 0원이었다며 소비자가 억울해했다.

◆ ‘불법리딩방’ 활개...상조 ‘해지 거부’

올해 테마주 등 증시변동폭이 커지자 ‘불법 리딩방’도 활개를 쳤다. 주로 카카오톡 오픈채팅이나 텔레그램 등 SNS를 통해 고급 투자 정보를 제공하거나 ‘대박을 칠’ 비상장종목을 찍어준다면서 회원비를 받아챙겼다.

만약 손해를 보면 100% 환불에 손실보전도 해주겠다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해당 종목이 오르면 자신들의 보유량만 팔고는 잠적했다.

이를 뒤늦게 알아챈 피해자들은 카드사에 리딩방 회원비 납부분을 취소해달라고 카드사에 항의하는 일도 빈번했다. 다만 카드사에서는 이미 거래가 완료된 건인데다가 한쪽 주장만 가지고 결제 취소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난색을 표했다.

프리드라이프, 보람상조, 교원라이프, 더피플라이프 등 상조는 ‘해지 방어’와 ‘환급금’ 문제가 가장 많았다. 가입했다가 해약하려고 하자 사은품 또는 결합상품이었던 로봇청소기, TV 등을 핑계로 거절당하는 일도 빈번했다. 청소기와 TV를 이미 사용한 터라 가치가 하락했다면서 그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안내한 것이다. 이를 모두 감수하고 해약하면 약속한 것보다 훨씬 적은 해지환급금을 돌려줬다.

폐업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도 여전히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상조사가 폐업해 환급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다면 올해는 폐업한 상조사가 새로운 상조사로 인수되면서 가입 조건이 달라졌다는 제보가 늘었다. 인수한 회사가 결합상품을 강제로 권하는가 하면 환급률이 60~80%로 낮아졌다.
 

▲DB금융투자 전산장애 관련 피해보상 결과 조회창
▲DB금융투자 전산장애 관련 피해보상 결과 조회창

증권사는 전산장애 피해가 계속됐다. 올해 DB금융투자를 비롯해 하이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상상인증권에서 전산장애가 발생해 민원이 쏠렸다.

DB금융투자의 경우 3월 ‘바이오인프라’ 상장일에 전산장애가 발생했고 하이투자증권은 6월 ‘진영’ 상장 당시 접속 지연 오류가 발생했다. 상상인증권 9월 ‘상상인제4호기업인수목적회사(상상인스팩4호)’를 상장시킬 당시 전산장애가 발생했다.

◆ “대출금리 무섭다” 은행‧저축은행 높은 금리 피해 호소

은행은 올해 대출 관련 민원이 두드러졌다. 기준금리는 계속 동결이지만 주택담보대출 산정의 기준이 되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신규코픽스)가 요동을 치면서 금리 변동폭이 컸기 때문이다. 기존에 적용받은 금리보다 실제 대출 때는 월등히 높은 금리를 통보받았다며 금리 산정에 문제가 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저축은행 역시 대출 문제가 대다수였다. 대출금리가 고지된 것보다 말도 안 되게 비싸다거나 채권 추심 안내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예적금 가입 당시 중도 해약은 꼭 직접 내방해야 한다고 안내를 받았는데 사기범이 비대면으로 해약 후 환급금을 편취했다며 저축은행의 개인정보 확인 절차를 지적하는 소비자도 있었다.

은행 및 인터넷전문은행에서도 접속 장애 문제가 발생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2월27일 오후 2시부터 3시간 가량 모바일·인터넷뱅킹 접속시 장애가 발생하면서 입출금 거래 등 주요 기능이 제한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케이뱅크도 12월15일 오전 11시경 1시간 가량 접속 지연이 생겼다.

케이뱅크를 비롯해 토스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은 고객센터 상담원 연결이 어렵다는 민원이 꾸준히 들어왔다. 오프라인 매장이 없고 비대면으로 이뤄지다보니 고객센터 연결이 꼭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수십 분 대기가 이어지는 일이 생겼다.

또한 제대로 된 설명 없이 앵무새처럼 같은 이야기만 반복하는 불친절한 안내로 상품이나 서비스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가상자산거래소 제보는 작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각 거래소에서 소비자 보호를 위해 한글백서 등 다양한 시스템을 갖추기 시작한 것도 이유지만 코인에 대한 관심이 이전보다 줄면서 거래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다만 여전히 가격 변동성이 큰 시장인 터라 모니터링 문제와 더불어 오입금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가 존재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관련기사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