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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그룹 지배는 장 씨 일가, 먹고 사는 건 최 씨가...최 씨 경영 고려아연이 영업익 100% 이상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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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그룹 지배는 장 씨 일가, 먹고 사는 건 최 씨가...최 씨 경영 고려아연이 영업익 100% 이상 기여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4.03.26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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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풍그룹 매출에서 고려아연(대표 박기덕‧정태웅)이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도 고려아연이 오롯이 책임졌다.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는 영풍의 장 씨 일가가 포진해 있는데 실적은 고려아연 최 씨 일가가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주)영풍(대표 박영민‧배상윤) 측은 고려아연 역시 그룹 계열사로서 한 몸이며, 애초부터 매출과 영업이익이 성장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 설립됐다는 입장이다.

2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풍그룹 6개 상장사와 비상장사 2곳(매출 1000억 원 이상)의 지난해 매출은 10조8895억 원이고 영업이익은 5065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12.9%, 영업이익은 48.2% 감소했다.

매출은 영풍정밀(대표 최창규‧이한성)을 제외하고 모두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주)영풍의 적자가 350억 원가량 늘었고, 코리아써키트와 시그네틱스(대표 백동원)는 적자전환했다.

인쇄회로기판용 적층판 제조업체 코리아써키트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감소폭이 1000억 원에 이른다.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의 장남인 장세준 부회장이 CEO를 맡고 있다. 시그네틱스는 메모리용 전자집적회로 제조업체다.


지난해 적자를 낸 상장사 3곳은 모두 장 씨 일가가 지배하고 있는 계열사다. 장 씨 일가가 지배하고 있는 상장사 중에서 이익이 난 곳은 인쇄회로기판용 적층판 제조업체 인터플렉스(대표 신일운) 뿐이다. 영풍정밀은 두 집안 지분이 비슷하다.

고려아연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000억 원 이상으로 그룹 전체보다 많다. 계열사들의 적자 행진 속에 나홀로 그룹 이익을 책임진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고려아연은 최근 장 고문의 차남인 장세환 대표가 경영을 맡고 있는 서린상사(대표 장세환‧류해평‧이승호)의 경영권을 가져오기 위한 임시 주총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린상사는 고려아연 측이 지분 66.7%를 보유하고 있지만 경영은 장 씨 일가가 하고 있다. 영풍 입장에서는 서린상사 경영권을 넘길 경우 유의미한 이익을 내는 계열사로 인터플렉스 만 남는다.

28개 계열사 전체로 보면 영풍그룹에서 고려아연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2022년 58.7%다. 2018년부터 5년간 줄곧 55~60% 수준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비중은 80~90%대로 더욱 높다.

그룹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도 고려아연이 이끌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영풍그룹 영업이익은 1720억 원 늘었는데 이중 1700억 원이 고려아연 분이다.

이에 대해 (주)영풍과 고려아연 측 입장은 엇갈린다.

영풍 관계자는 “70년대 정부에서 비철금속 분야를 육성하면서 울산 지역에 비철단지를 조성했고, 영풍이 제2의 제련소 개념으로 고려아연을 설립했다”며 “처음부터 영풍보다 아연‧구리 등 비철금속 생산량이나 매출이 크고 성장 가능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풍과 고려아연은 비철금속 분야에서 확장개념으로 한 덩어리의 기업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업이익 적자에 대해서는 “영풍의 적자는 2021년부터 5년간 7000억 원 규모로 종합 환경투자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 측은 처음부터 석포제련소를 세우고 사업 초기 기술개발을 위해 지분을 팔아 자본금을 충원하며 운영해온 건 최 씨 일가라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현재 최 씨 일가의 보유 지분이 16.7%대로 장 씨 일가 33.3%에 비해 낮다는 설명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비철금속 분야가 자동차, 건설, 스마트폰 등에 사용돼 경기를 많이 타 올해도 사업 환경은 좋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도 지난해 수준의 이익을 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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