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통영시 광도면에 거주하는 김 모(남)씨는 편의점에서 동아제약 팜피린을 구입했다. 그러나 김 씨는 구입한 제품은 그간 알고 있던 ‘판피린큐액’이 아닌 ‘판피린티정’이었다. 그나마 개봉해보니 달랑 3정만 들어있었다. 김 씨는 제약사들이 편의점 약을 소포장해 가격을 비싸게 판매한다는 생각에서 언짢은 기분이 들었다.
지난 2012년 11월부터 시작된 ‘안전상비의약품’의 편의점 판매가 1년 이상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왜 약국과 편의점 제품의 가격, 용량이 다르냐”고 불만을 제기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우선 안전상비약의 용량이 적은 것은 1회 1일치만 제조-판매하도록 약사법으로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싼 가격은 편의점의 마진이 약국보다 높을 뿐 특별한 원인은 없다.
현재 서울시 성동구 지역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비약의 용량과 가격은 △한국존슨앤존슨 타이레놀정 500mg(8정·2천600원), 타이레놀정 160mg(8정·2천300), 어린이용타이레놀정 80mg(10정·1천650원), 어린이타이레놀현탁액(100㎖·6천원) △동아제약 판피린티정(3정·1천500원) △대웅제약 베아제정(3정·1천200원), 닥터베아제정(3정·1천400원) △동화약품 판콜에이내복액(30㎖×3병·2천300원) △한독 훼스탈플러스정(6정·1천800원), 훼스탈골드정(6정·1천800원) △제일약품 제일쿨파프(4매·3천500원) △신신제약 신신파스아렉스(4매·3천500원) △삼일제약 어린이부루펜시럽(80㎖·6천원) 등 13개다.
같은 지역 약국의 경우 △타이레놀정 500mg(10정·2천원) △어린이용타이레놀정 80mg(10정·1천500원) △판피린큐액(20㎖×5병·2천원) △베아제정(10정·3천원) △닥터베아제정(10정·3천원) △판콜S(30㎖×5병·2천원) △훼스탈플러스정(10정·2천500원) △제일쿨파프(5매·1천800원) △신신파스아렉스 (중형 10매·3천500원, 대형 6매·3천500원) △어린이부르펜시럽(90㎖·4천500원) 등이 판매되고 있다.
이처럼 안전상비약은 오남용을 막기 위해 1회 1일분만 판매할 수 있도록 약사법으로 지정돼 있으며, 만 12세 미만 또는 초등학생은 구입할 수 없다.
◆편의점 약 값이 약국보다 비싼 이유, 마진 높아서?
용량이 적은데도 불구 편의점 안전상비약이 기존 약국 제품보다 가격이 비싼 것은 높은 마진을 높게 챙기기 때문이다.
편의점 평균 유통마진(약 30~35%)이 약국(10% 이하) 보다 월등히 높게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약업체 관계자는 “제약업체들이 약국이나 편의점에 모두 같은 가격으로 공급하지만 편의점 마진이 높아 비싼 것"이라며 “제약회사에서 일부러 편의점에만 비싸게 공급한다거나, 이를 통해 고수익을 내려고 한다는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3정이든 10정이든 물류비, 포장비, 배송비 등은 똑같다”며 “편의점 안전상비약의 용량이 적어도 가격을 낮출 수있는 요인은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CU와 GS25 편의점 본사 관계자들은 “약국별로 마진율이 다른 것처럼 편의점도 각각 다르다”며 “규정상 사측에서 상비약 가격을 정할 수 없으며 이는 점주들의 권한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편의점 점주들은 “우리가 약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다고 마음대로 가격을 결정하냐. 본사에서 교육을 하는데 그때 합리적인 선을 알려준다”며 가격 결정이 본사차원에서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타이레놀정 160mg, 훼스탈골드정은 안전상비약의 편의점 판매 시행 이후 개발된 제품이며, 판콜에이 역시 기존 판콜에스와 달리 상비약으로 개발된 제품이다.
더불어 김 씨가 구입한 동아제약 판피린티정은 ‘의약분업 예외지역’에만 300정씩 덕용포장으로만 판매되던 제품을 하루 용량에 맞춰 포장을 바꾼 제품이다. 소비자들이 기존에 구입하던 ‘판피린큐액(2천원)’과 다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변동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