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량 측면에서도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폭스바겐그룹을 수년내에 넘어설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3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현대자동차(대표 정의선·장재훈·이동석)‧기아(대표 최준영·송호성)와 폭스바겐그룹의 재무건전성을 비교한 결과 주요 지표에서 현대차그룹의 건전성이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스바겐그룹은 지난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이 227.7%로 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와 있다. 올 들어서도 1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폭스바겐그룹은 대금 지급여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도 113.8%로, 우량하다고 여겨지는 150%를 밑돈다. 유동비율 역시 올 들어 소폭 하락했다. 차입금비율도 우량한 수준으로 여겨지는 30%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40.8%다.

현대차는 차입금 비율만 다소 높다. 다만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건전성에 대한 평가는 매우 높다.
지난 11일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차와 기아의 신용등급을 ‘AA+’에서 최고 등급인 ‘AAA’로 상향했다. 현대차는 나이스신용평가에 이어 국내 3대 신평사 중 2곳에서 AAA 등급을 획득한 것이다.
특히 현대차‧기아는 올해 글로벌 3대 신용평가기관(무디스‧S&P‧피치)에서도 일제히 신용등급 ‘A’를 받았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기아의 재무 건전성과 시장 경쟁력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재무 건전성과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그룹의 건전성 악화는 현재 유럽의 자동차 판매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비해 20% 감소하면서 실적이 부진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상반기 45억 유로(한화 약 6조6900억 원)로 올 들어 26억 유로 감소했다. 폭스바겐그룹의 올해 순현금흐름은 -70억5300만 유로로 -43억2800만 유로에서 적자 규모가 커졌다.
현대차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상반기 1조2284억 원으로 같은 기간 1조2000억 원 이상 늘었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기아‧제네시스의 영업이익은 14조9059억 원으로 폭스바겐그룹과 원화 기준 격차가 300억 원 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영업이익률은 10.7%로 글로벌 톱5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높다. 폭스바겐그룹(6.3)보다는 4%포인트 이상 높다.
매출은 상반기 현대차‧기아‧제네시스가 112조4000억 원, 폭스바겐그룹이 약 236조 원으로 다소 차이가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판매량에서도 폭스바겐그룹을 바짝 뒤쫓고 있다.
글로벌 3위인 현대차‧기아의 올해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은 361만5915대로 2위 폭스바겐그룹(434만8000대)과 보다 약 73만대 작다. 지난해 말 200만대에서 격차가 크게 줄었다.
업계에서는 폭스바겐그룹 전체 판매량의 35%가 중국에서 나오는데 현지 업체들의 기술력 강화로 경쟁이 치열해져 판매가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폭스바겐그룹의 상반기 중국 판매량은 134만 대로 7.4% 감소했다.
현대차‧기아는 2017년 중국 사드 보복 이후 현지에서 철수하고 유럽, 인도로 공략 타깃을 전환했다. 유럽시장에서 2022년 이후 3년 연속 점유율 10%대를 유지하며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에서도 지난해부터 두 자릿수 점유율을 달성한 상태다. 특히 전기차 점유율은 2위(10%)로 포드와 GM보다도 앞서있다.
폭스바겐그룹이 독일 공장을 폐쇄할 경우 오는 4분기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 가동에 들어가는 현대차그룹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2033년까지 10년간 120조5000억 원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완성차 기술력을 강화하고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하는 등 다양한 모빌리티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