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수수료율 인하와 주요 건전성 지표 악화로 손실을 메우기 위해 대손충당금을 대거 적립하면서 실적이 악화된 것이다.
실적감소에도 삼성카드(대표 김이태)는 상반기 당기순이익 3356억 원으로 신한카드(대표 박창훈)를 제치고 1분기에 이어 상반기 기준으로도 가장 많은 순이익을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아직 실적발표를 하지 않은 롯데카드(대표 조좌진)와 비씨카드(대표 최원석)를 제외한 6개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1152억 원으로 작년 상반기 1조3622억 원 대비 2470억 원 줄었다.

삼성카드는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3356억 원으로 작년 상반기 3628억 원보다 272억 원 감소했지만 순이익 기준 1위 카드사에 올랐다.
삼성카드는 올해 카드이용금액과 상품채권 잔고 성장으로 가맹점수수료 수익과 이자수익 등 영업수익은 증가했으나 차입금 규모가 증가하면서 금융비용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워크아웃 접수액이 증가하는 등 대손비용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카드는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2466억 원으로 작년 상반기 3793억 원 대비 1327억 원 감소했다. 감소율도 35%로 카드사 중에서 가장 높았다. 지난 1분기에 이어 삼성카드에 순이익 1위를 내줬다.
대손비용 증가와 더불어 박창훈 대표 취임 후 단행된 희망퇴직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 증가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신한카드는 지난 달 조직 효율화 차원에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이들에게 기본 퇴직금 외 최대 기본급 30개월 치를 특별 퇴직금으로 제공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비우호적인 대외 환경 속 대손비용이 높게 유지되고 있으며 지급 이자 비용도 상승했다"며 "또한 회원 기반 확대를 위한 모집 비용과 결제 취급액 증가에 따른 비용 상승 요인으로 인해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카드(대표 김재관) 역시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813억 원으로 전년 동기 2557억 원 대비 744억 원 감소하며 부진했다.
하나카드(대표 성영수)와 우리카드(대표 진성원) 역시 당기순이익이 1102억 원, 76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4억 원, 80억 원 줄었다. 우리카드의 경우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과징금 134억5000만 원이 반영된 결과라는 입장이다.
다만 현대카드는 카드사 6곳 중 유일하게 순이익이 개선됐다. 현대카드는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65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억 원 증가했다. 현대카드는 상품경쟁력 등 종합적인 수익 증가로 인해 실적이 개선됐다는 입장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상품경쟁력 강화에 따른 신용판매 취급액 및 회원수 증가로 영업수익,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성장했다"고 답했다.
한편 카드사들은 최근 지속적인 수수료 인하로 인해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 지난 2월 연 매출 3억 원 이하의 영세 가맹점에 적용되는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0.4%,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0.15%다. 각각 0.1%포인트 내린 수준이다.
카드사의 주요 수익원인 가맹점 수수료가 갈수록 떨어지니 카드사들의 건전성은 악화되고 손실을 메꾸기 위해 대손충당금 적립에 나선 것이다. 대손충당금이란 회수 불가능한 채권으로부터 발생하는 손실을 충당하기 위한 자금을 의미한다.
연체율이 상승하면 카드사들의 건전성이 낮아지고 그에 따라 손실을 대비하기 위한 적립액을 쌓아야 한다. 다만 최근 카드사들은 연체율이 안정화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건전성이 좋지 않아 충당금을 지속 쌓고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카드사들은 지난해 12월 기준 연체율 대비 올해 6월 기준 연체율이 대부분 하락세다. 6월 기준 연체율이 공시된 카드사들은 ▲우리카드 1.83% ▲신한카드 1.5% ▲KB국민카드 1.4% ▲삼성카드 0.98% ▲현대카드 0.84% 순이다.

반면 대손충당금적립액은 전부 늘었다. 실적을 발표한 카드사 중 적립액을 가장 많이 쌓은 곳은 신한카드다. 신한카드는 상반기 5097억 원을 쌓으며 전년 동기 대비 대손충당금이 740억 원 늘었다. 공교롭게 신한카드는 상반기 당기순이익 감소폭이 가장 컸던 카드사다.
KB국민카드의 대손충당금은 전년 동기 대비 4억 원 증가한 4188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업계 1위를 차지한 삼성카드는 3585억 원으로 424억 원 늘었다.
우리카드와 현대카드는 각각 2570억 원, 2226억 원을 기록했으며 하나카드는 1790억 원으로 나타났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카드사들이 당국 기조에 따라 영업도 못하고 있으며 수수료 인하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쌓느라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며 "게다가 신한카드는 상반기에 명예퇴직을 받느라 비용이 많이 들어가서 그것까지 감안하면 실적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서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