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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號 3년②] '글로벌 순이익 30%' 목표 순항...베트남·일본 거쳐 중앙亞·유럽까지 광폭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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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號 3년②] '글로벌 순이익 30%' 목표 순항...베트남·일본 거쳐 중앙亞·유럽까지 광폭 행보
  • 이철호 기자 bsky052@csnews.co.kr
  • 승인 2025.10.30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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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전임자인 조용병 회장의 용퇴로 갑작스럽게 그룹 수장에 오른 그는 리딩뱅크 탈환과 라임펀드 사태로 훼손된 평판을 회복시켜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 지난 3년 간 진 회장의 경영성과를 되짚어보고 남은 과제를 진단한다. [편집자주]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임기 중 거둔 대표적 성과 중 하나는 '글로벌 사업'이다. 신한금융이 올해 3분기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벌어들인 순이익은 6510억 원으로 국내 지방금융지주 중 하나인 JB금융지주 당기순이익(5787억 원)보다 많다.

신한금융이 해외사업만으로 지방금융지주 실적 이상을 벌어들인 비결은 경력의 절반을 해외에서 보낸 진 회장의 선구안이 적중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베트남과 일본 등 특정 지역에 수익이 몰려있고 비은행 계열사들이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진 회장의 고민거리다. 

◆ 신한은행 경력 37년 중 절반을 일본에서...글로벌 전문가 진 회장

진 회장은 지난 1986년 신한은행 입행 후 2023년 초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오르기 전까지 37년 간 신한은행 한 곳에서만 근무했다. 특히 37년 경력 중 절반에 가까운 18년을 일본에서 근무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지난 2008년 일본 오사카지점장으로 발령 받아 일본법인(SBJ은행) 설립을 진두지휘했고 이듬해 법인 설립 허가를 받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후 그는 부실채권 매입 회사인 일본 SH캐피탈 대표이사를 거쳐 SBJ은행 법인장과 사장까지 지냈다. 
 


SBJ은행은 출범 후 경쟁 은행보다 예금금리를 0.2%포인트 더 얹어주는 '우편예금'과 틈새 시장인 '주택론' 시장에 진출하면서 단기간 내 리테일 특화은행으로 SBJ은행의 입지를 굳히게 된다. 

특히 일본 현지 직원간의 관계 형성을 위해 4명이 모이면 은행이 회식비를 지원하는 '4S제도', 직원 스스로 강사가 돼 강의하면서 서로 배우도록 하는 'SBJ 아카데미' 제도도 시행하면서 해외 시장에서도 인재 양성 및 인적 네트워크 구축을 강조했다. 

그는 SBJ은행 부사장 시절인 2014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직원을 뉴욕에 보내고 런던에 보내는 이유는 그저 ‘영업’ 때문만은 아니다”며 “각자 인적인 네트워크를 만들다 보면 그게 모이고 모여 회사의 큰 자산이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SBJ은행의 이러한 기조는 현재도 이어져 신한은행은 해외 전 지점에서 현지인 지점장 임명, 현지인 중심 이사회 구성원 선임, 주재원 제외한 인력을 모두 현지인으로 채용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장기간 SBJ은행에서 근무하며 얻은 현지화 중심의 글로벌 시장 공략법은 그가 신한은행장 시절 은행 글로벌 전략 수립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신한금융의 핵심 공략지역인 베트남이 대표적이다.

진 회장은 지난 2019년 3월 은행장 취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베트남에 더욱 과감하게 투자해서 현지 은행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한정된 자본을 여기저기 투입할 수 없으니 베트남과 같은 지역에 과감히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청사진을 밝힌다.

실제로 신한베트남은행은 진 행장 취임 직전이었던 2018년 말 기준 지점 수가 30곳에서 임기 말이었던 2022년 말 기준 46곳으로 약 1.5배 늘었고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243억 원에서 1975억 원으로 58.9% 급증하게 된다. 

일본 SBJ은행 역시 진 회장이 은행장으로 취임하기 직전이었던 2018년 말 기준 당기순이익 649억 원에서 2022년 말 기준 1167억 원으로 순이익이 2배 가까이 급증한다. 주택대출 중심의 기존 리테일 사업 뿐만 아니라 디지털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SBJ DNX를 2020년에 설립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구축한데 따른 성과였다. 

은행장 시절 베트남과 일본 시장에 집중 투자하며 수익성 개선을 이뤄낸 결과 진 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옮긴 뒤에도 두 지역은 신한금융 글로벌 사업의 든든한 수익원 역할을 하고 있다. 

◆ 진 회장 취임 후 그룹 해외실적 쑥쑥... 올해도 역대 최대 실적 예약

신한금융그룹은 진 회장 취임 첫 해를 제외하고 글로벌 사업 실적이 역대 최대 수준을 경신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신한금융 해외사업 순이익은 회장 취임 첫 해였던 2023년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한 5500억 원으로 주춤했지만 이듬해 7630억 원으로 껑충 뛰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도 상승세는 이어가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해외사업 누적 순이익은 6510억 원으로 이미 지난해 글로벌 부문 연간 순이익의 85.3%를 달성한 상태다. 현재 흐름대로라면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이 확실시된다. 

해외부문 실적이 우상향하면서 그룹 전체에서 글로벌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신한금융 해외사업부문 실적 비중은 취임 첫 해 12.6%에서 이듬해 17.1%로 4.5%포인트 올랐다. 올해 3분기까지는 14.6%로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10% 안팎에 그치는 경쟁사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베트남 지역에서만 순이익 2020억 원을 가져왔고 일본 지역에서도 1370억 원을 기록했다. 베트남은 신한은행과 비은행 3사(카드, 생명보험, 증권)가 진출해있고 일본은 신한은행과 은행 자회사 SJB DNX가 있다. 

진 회장은 지난 3월 주주서한을 통해 "충실한 현지화를 바탕으로 다각적인 성장동력을 보유한 것은 신한만의 차별화된 해외사업 전략"이라며 "베트남과 일본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국가로까지 사업모델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두 지역의 성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계열사 중에서는 신한은행 실적이 압도적이다. 현재 총 10개 해외법인을 운영 중인 신한은행은 지난해 해외법인 연간 순이익 5721억 원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6.4% 늘어난 3152억 원을 달성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이 상반기 당기순이익 1280억 원으로 전체 은행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의 40% 가량 차지했고 일본 SBJ은행도 854억 원으로 힘을 보탰다. 두 곳에서만 순이익 2334억 원을 벌어들였다. 

그러나 신한은행이 동남아와 일본을 중심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과 달리 비은행 계열사의 해외 사업은 부진하다.

총 4개 해외법인을 두고 있는 신한카드는 상반기 해외법인 순이익이 131억 원으로 전년 대비 2배 가량 급증하며 성과를 거뒀지만 신한투자증권은 같은 기간 해외법인 4곳의 순이익이 59억 원에 그쳤다. 특히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미국 현지법인과 미국 실리콘밸리 사무소도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한라이프 역시 유일한 해외법인인 베트남법인이 지난해 순손실 11억 원에 이어 올해 상반기 순손실 23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폭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카드·보험 등 비은행 사업이 해외 시장에 완전히 자리잡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신한은행을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 활용은 물론 현지 기업 지분 투자도 검토하고 있으며 신규 시장 진출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해외에서도 은행-비은행 시너지 기대하는 진 회장... 중앙아시아·폴란드 공들이는 중

은행에 비해 비은행 부문의 해외사업이 부진한 상황에서 진 회장은 주요 거점 시장에서 금융그룹 간 시너지를 통해 해법을 찾는 모습이다. 

핵심 지역인 베트남은 지난해 호치민 지역에 그룹 통합 사옥을 구축하고 신한은행·신한카드·신한투자증권·신한라이프·신한DS 간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진 회장은 지난해 9월 사옥 입주식에 참석해 "고객 중심의 최우선 가치를 되새기고 베트남에 진출한 계열사 간 유기적 협업을 통해 베트남에서 더 높이 도약할 것"이라고 말하며 계열사 간 협업을 강조하기도 했다. 
 

▲ 지난해 9월 열린 신한금융 호치민 통합사옥 준공식에 참석한 진옥동 회장(왼쪽에서 5번째)
▲ 지난해 9월 열린 신한금융 호치민 통합사옥 준공식에 참석한 진옥동 회장(왼쪽에서 5번째)

그는 '잘 나가는' 베트남과 일본 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와 유럽도 주목하고 있다. 진 회장은 올 들어 중앙아시아와 유럽 주요 지역을 연이어 방문하며 신규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진 회장은 지난 2월 일본에서 첫 해외 IR을 진행한 뒤 4월에는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 현지 금융당국과 소통하는 한편 현지 시장에 진출한 신한은행, 신한카드의 현지 사업을 점검했다.

특히 카자흐스탄의 경우 올해 상반기 신한카자흐스탄은행 당기순이익이 424억 원으로 베트남, 일본에 이어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새로운 수익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총자산 규모 역시 진 회장 취임 직전이었던 2022년 3467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8354억 원으로 6배 가까이 급증했다. 

방문 당시 진 회장은 “신한금융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중앙아시아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함께 다양한 교류 확대를 통해 그룹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유럽 지역에서는 지난 5월 영국과 독일 등 주요 거점에서 IR을 진행하는 한편 에너지인프라, 방산 수요가 집중되고 있는 폴란드도 방문해 금융수요 전망을 확인하기도 했다. 

특히 폴란드는 진 회장이 유럽 시장에서 가장 주목하는 지역이다. 폴란드는 지난 2014년 신한은행이 국내 은행 최초로 사무소를 설립하며 깃발을 꽂았지만 이후 지점이나 법인 설립으로 확장하지 않았다. 

그러나 폴란드 현지 국내 자동차, 배터리 기업 현지 공장이 증설되고 있고 방산 프로젝트 협업이 이어지면서 금융 수요가 늘고 있는 지역이다. 기업은행이 지난해 최초로 법인을 설립했고 경쟁사인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올해 지점을 개설했다.

진 회장은 지난해 11월 홍콩 IR을 통해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폴란드 등 3곳을 우선적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하는 등 폴란드 진출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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