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과 남양유업 등 주요 제조사들이 원두 가격 급등을 이유로 잇따라 출고가를 인상하면서 소비자 판매가도 평균 10% 이상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원두 흉작과 재배 면적 감소 등으로 원재료 가격이 급등한 데다 인건비등 기타 비용이 오르자 업체들이 올 들어 잇따라 가격 인상을 단행한 탓이다.
11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10월 커피믹스 4종의 평균 판매가격이 2만9024원으로 1분기 (2만6291원)보다 10.4%(2733원) 올랐다.
조사대상은 △동서식품 맥스웰 하우스 오리지날(180개입) △동서식품 맥심 모카골드 마일드(200개입) △동서식품 카누 마일드 로스트 아메리카노(30개입) △남양유업 프렌치카페 카페믹스(220개입) 4종이다.
인상률이 가장 높은 제품은 동서식품 ▲카누 마일드 로스트 아메리카노(30개입)다. 10월 판매가가 1만4736원으로 1분기(1만3194원)에 비해 11.7%(1542원) 비싸졌다.
판매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제품은 남양유업 ▲프렌치카페 카페믹스(220개입)다. 인상률은 9.9%지만 3만9485원으로 1분기(3만5921원)보다 3564원 더 비싸졌다.
동서식품 ▲맥심 모카골드 마일드(200개입)와 ▲맥스웰 하우스 오리지날(180개입)도 각각 10% 이상 가격이 올랐다. '맥심 모카골드 마일드'는 3만7789원으로 10.5%(3589원), '맥스웰 하우스 오리지날'은 2만4086원으로 10.2%(2237원) 인상됐다.

이처럼 커피믹스 제품 가격이 크게 오른 이유는 제조사들의 가격 인상 때문이다.
동서식품은 지난 5월 맥심 모카골드 등 커피믹스류 가격을 평균 9% 인상했다. 남양유업은 앞서 2월 프렌치카페 믹스 가격을 14.9% 올렸다. 남양유업은 6월에도 직영몰에서 판매하는 주요 커피 제품의 가격을 평균 10%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2020년 대비 아라비카 원두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불가피하게 인상했지만, 인상 폭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업계 평균 수준으로 가격을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업계는 원재료 가격이 급등해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동서식품 커피믹스 제품에 주로 들어가는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올해 1월 파운드당 336센트에서 406센트로 20.8% 올랐다. 기후변화로 인해 주요 산지인 브라질에서의 수확량 급감이 가격 급등의 원인으로 꼽힌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원두는 흉작 후에 풍작이 오면 가격이 진정되는 패턴이었으나 투기 세력이 붙고 풀리는 물량을 잠그면서 오르기만 하는 상황”이라면서 “올해 들어서는 트럼프 정부 관세 이슈로 물량을 나눠 풀면서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교적 저렴한 로부스타 원두 가격도 2020년 기점으로 꾸준하게 올랐다. 올해 가격은 톤당 4744달러로 지난 2020년(1293달러) 대비 3배 뛰었다. 로부스타종은 주산지인 베트남 지역의 재배면적 감소가 원인으로 꼽힌다. 손이 많이 가는 원두 대신 중국에서 수요가 많은 과일 두리안을 심기 시작해 재배면적이 감소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다만 로부스타는 올해 2월을 기점으로 톤당 가격이 4600~4700선을 유지하고 있다.
음료업계 관계자는 "인건비와 수도광열비 등 제반 비용이 오른 것도 원인이다"라며 "원재료 값이라도 폭등하지 않게 풍작을 기대해야 할 상황"이라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민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