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로부터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는 악재를 만났으나 현재 주요 건전성 지표가 국내 증권사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NH투자증권(대표 윤병운)은 최근 고위 임원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당이득 취득 행위 혐의를 받는 등 내부통제 리스크가 발생하지 전 임원에 대해 국내주식 매수를 전면 금지하는 등 강경책으로 진화에 나섰다.
금융당국의 IMA 인가 심사에서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에 명시된 자기자본 요건 외에 사업계획, 사회적 신용 및 지배구조 안정성, 리스크 관리 및 내부통제 체계 등을 핵심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다.
우선 한국투자증권은 IMA 인가 심사에서 정량 요건은 충족하더라도, 최근 신용등급 하락이 정성 평가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됐다.
지난 9월 무디스는 한국투자증권의 장기 외화발행자 등급을 기존 'Baa2'에서 'Baa3'로 하향 조정했다. Baa3는 투자 적격 등급 가운데 가장 낮은 등급이다. 무디스는 한국투자증권의 고위험 자산 비중과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국내 증권사 평균 대비 높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의 6월 말 기준 고위험 자산과 익스포저를 합산한 비율은 24.5%로 국내 증권사 평균 20%를 웃도는 수준이다.
IMA는 원금을 보장하는 금융상품으로 재무 건전성이 중요한 요소로 꼽히기 떄문에 한국투자증권의 공격적인 투자 기조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만일 만기 구조가 몰려 안정적인 차환 능력이 흔들리면 원금 보호에 대한 신뢰도까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인 NCR(순자본비율)의 경우 올 상반기 기준 한국투자증권이 2952.2%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준을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대형 증권사 10곳의 NCR 1694.7%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NCR이 높을수록 자기자본에 여유가 있고 위험액이 적다고 본다.
한국투자증권 측도 건전한 재무구조와 안정적인 유동성 관리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NH투자증권은 지난 5월 내부직원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검찰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7월과 9월에는 공개매수 관련 미공개 정보 부당이득 취득 혐의로 금융위원회와 자본시장 합동조사단으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했다.
내부통제 부실 문제가 연이어 불거지면서 IMA 심사기준 중 하나인 사회적 신용 및 지배구조 안정성, 리스크 관리 및 내부통제 체계 등에서 NH투자증권이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NH투자증권도 이러한 우려에 강력한 조치로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는 이달 초 비공식 회의를 열고 6일부터 임원들의 국내 상장주식 매수 제한을 결정한 것을 비롯해 윤 대표가 직접 참여하는 내부통제 강화 시스템 구축 전담 TF도 조직해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주말에는 미공개 중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인원을 제한하는 '미공개 중요 정보 취급 임직원 등록관리시스템' 도입과 미공개 정보 이용 관련 위반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 적용 등의 추가 대책도 내놓으며 리스크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두 증권사와 달리 미래에셋증권은 한층 여유로운 모습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앞서 지난 달 계열사들이 총수 일가가 92% 지분을 보유한 골프장에 24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몰아준 혐의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2심까지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사법리스크도 털어낸 상황이다.
다만 한국투자증권과 마찬가지로 정성평가를 고려할 때 지난 2월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중징계 이력이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 2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을 포함한 8개 증권사는 채권형 랩·신탁을 '돌려막기'를 한 것이 적발돼 금융당국의 ‘기관경고’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당국의 요구에 맞춰서 IMA 관련 요건을 잘 준수하면서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
